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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저울에 올려질 날 기억하라
요하네스 베르메르/ 금의 무게를 다는 여인
2004년 06월 02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요사이 각 가정마다 저울이 필수품이다. 매일매일 저울에 올라갈 때마다 희비가 교차된다. 몸무게가 인생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이야. 과거에는 미처 몰랐다. 그림을 보니까 비단 요사이만 저울을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

   
▲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
네덜란드)의 <금의 무게를 다는 여인>(1665)
17세기 네덜란드의 여인들도 저울을 들고 있는데 그것은 요사이 저울하고는 전혀 다른 보석의 무게를 다는 저울이었다. 그만큼 저울도 섬세할 뿐만 아니라 그 저울을 사용하는 여인들은 더 섬세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보고 있는 그림은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 1675, 네덜란드)의 <금의 무게를 다는 여인>(1665)이다.

부드러운 빛이 왼쪽 창으로부터 들어온다. 그 빛이 여인의 얼굴을 비추는데 그 얼굴은 경건하고 자애롭기가 한이 없다. 그녀의 손에는 아주 섬세한 저울이 들려 있는데 그것은 보석함에서 나온 책상위에 흩어져 있는 보석의 무게를 달아 보려는 듯이 보인다. 여인의 배는 만삭이 된 듯이 불러 있고 여인의 등 뒤로는 커다란 걸게 그림이 벽에 걸려있다.

어떻게 보면 잘 그린 사실화 한 장이라고 볼 수가 있다. 화가의 노련한 테크닉과 정성이 만들어낸 풍속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은 그런 정도로 끝나는 그림이 아니다. 이것은 심오한 종교화라고도 할 수 있고 신앙적 교훈을 담고 있는 그림이다. 우선 여인의 뒤쪽에 있는 걸게 그림을 자세히 보라. 그림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이 그림이 무슨 그림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식의 그림을 서양의 화가들이 빈번히 그리면서 택하였던 <최후의 심판>도이기 때문이다.

   
▲ 아드리엔 콜레르트의 <최후의 심판> 위.
여인의 뒤에 있는 그림은 그 당시 유명했던 ‘아드리엔 콜레르트’의 유명한 삼면화 그림 중 가운데 그림 <최후의 심판>이다. (그림참조) 화면 중앙에 심판자 예수가 앉아 있고 오른쪽과 왼쪽에는 양(의인)과 염소(악인)를 갈라내어 심판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렇다면 <금의 무게를 다는 여인>과 <최후의 심판> 이 두 가지의 테마는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이것은 바로 여인이 들고 있는 저울로서 해석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최후의 심판>의 도식적 스케치는 ‘성 미카엘’이 손에 저울을 들고 부활한 인간들의 영혼을 저울에 달아 의인과 악인을 가르기 때문이다.

속이 꽉 찬 거룩한 영혼들은 예수의 오른쪽으로, 함량 미달의 영혼은 영원한 지옥이 기다리는 왼쪽으로 가려내었던 미카엘의 저울과 이 여인의 저울은 바로 그 성격상 동일한 내용인 것이다. 다만 다른 것은 ‘성 미카엘’은 예수님의 사자로서 이 세상 사람들을 심판의 저울에 달아보는 것이지만 이 여인은 자신의 모습을 이 저울에 달아 보는 것이다. 지금 그녀의 저울은 비어있다. 이것은 마지막 심판자 앞에 자신을 드러내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몸에는 이미 생명이 잉태되고 있다. 생명을 위하여 지금 이 여인이 제일 시급하게 해야 될 일이 무엇인가? 그것은 영혼의 저울을 달아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마치 이 그림은 이런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너, 지금 이 그림을 바라보는 인간이여, 속세의 물질적 욕심에 눈을 돌리지 말고 네 영혼이 신의 저울에 올려질 날 신의 마지막 심판 날이 올 것을 기억하라!”

진정 우리가 매일매일 달아보아야 하는 저울은 체중계가 아니라 영혼계가 아닐까? 육신의 다이어트가 아니라 영혼의 다이어트가 시급한 것이 아닐까?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마 25: 31,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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