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응 목사(전 서울침례교회 대학청년부·전도·교구 목사)

 영적 성장을 위하여 각 교회학교에는 그 시절에 맞는 가장 적당한 교재가 있어야 한다. 교과 과정에 대한 대안이 없이 주로 집회 중심으로 움직여 온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집회 중심으로 성장하는 신앙은 생활 신앙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언제나 일주일에 하루만을 신앙 생활을 하는 교회당 중심 신앙으로 기형이 될 수밖에 없다. 교회당 안에서는 믿음이 좋게 보여지는데 가정이나 학교나 직장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그 사람이 잘못되었다고 하기보다는 어떻게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교육과 훈련의 부족에서 발생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교회는 교회당 중심 그리스도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교회당 안에서 신앙교육을 바르게 하여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리스도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교회는 교회에 맞는 교재, 대학청년부는 대학청년부에 맞는 교재를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 성장하였다고 하는 어떤 교회의 대학부 프로그램을 보면 주로 사용하는 것이 N선교회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프로그램이라고 하기보다는 '제자훈련'이라는 한 가지 아이템으로 소위 일정 기간을 두고 반복 훈련을 하는 것을 체계적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러한 것도 없는 교회에 비하면 대단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형편에서 교회에 맞느니? 안 맞느니?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상하게 들려졌다. 긍정적인 면만 취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 반면에 부정적인 여파는 교회 안에 지체 의식이 결여된 또 하나의 허용된 '대학부 선교회'를 양산해 내는 격이 되었다. 교회에 맞는 것인지 맞지 않는 것인지를 검증하지 않고, 그냥 좋다고 여겨지니까? 그렇게 사용을 해 왔다.

 사실 그러한 교재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더 좋은 교재를 사용할 대체 교재가 부재한 현상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교재를 사용한 결과는 교회 안에서 또 하나의 교회 아닌 교회를 만들게 된 것이었다. 교회 지체로서가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별똥 대처럼 여겨졌다. 교회 지체로서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늘 교회 안의 경계 대상이 되었다. 이것이 단순히 교재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만큼 그 부서에서 사용하는 교재가 영적 성장의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학부에서 사용할 만한 교재를 택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어느 교단이든 고등부까지는 교회학교 공과가 발행이 되고 있다. 그런데 대학부와 청년부에 해당하는 공과를 발행하는 교단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여러 이유가 많이 있겠지만 거기에 대한 인식부족이 결여된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부는 대학부에 맞는 교재를 사용해야 하고, 청년부는 청년부에 맞는 교재를 사용해야한다. 두말하면 잔소리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대학부에 맞는 교재, 청년부에 맞는 교재를 사용하는 교회들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라. 대부분 이러한 교재를 한 번 사용해 보았다가 잘 안되면 다른 교재로 바꾸고, 또 다른 교재를 사용해 보았다가 안되면 또 바꾸곤 한다. 그러는 사이에 그 시절의 가장 중요한 영적 성장의 체계가 바로 서지 않은 가운데에 그냥 장년으로 넘어가 버리고 만다.

 기존에 나와 있는 여러 종류의 교재들을 선택해서 사용해보지만 저자의 신학 노선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경해석이 들어가 있기 마련인 것을 알게 된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하다보니 될 수 있는 것이 그 부서를 담당하고 있는 담당 목회자가 손수(?) 재편집하여 교재를 만들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은 아니다. 한두 번 시도해보고 맡은 사역에 치여서 그것도 포기하고 만다.

 교재를 만들어서 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필자도 교회학교 공과를 집필한 적이 있지만 시간과 정력을 가지고 집중해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짜깁기하는 식으로 그럴 듯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교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부에 해당하는 교재를 만들어내는 '대학부 교재위원회'가 구성이 되어서 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청년부도 마찬가지이다. '청년부 교재위원회'가 구성이 되어서 직장과 결혼준비와 가정 사역에 대한 교재가 나와야 할 것이다. 

 대학청년부에 해당하는 공과도 문제이지만 대학청년부에 대한 전문사역자의 부재가 더 심각한 일이다

 미국 남침례교에서는 교회학교 공과가 대학부나 청년부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장년부에 해당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도 대학부나 청년부에 해당하는 어떤 표준이 될만한 교재들이 마땅하지를 않다.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대학부에 대한 전문 사역자의 부재가 더 심각한 일이다. 그것은 청년부도 마찬가지이다. 그 분야에 대한 전문 사역자라면 그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안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학부나 청년부가 영적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대학부에 맞는 성경공부 교재가 있고, 신앙훈련 교재가 있다. 그 교재가 성경공부용 교재인지 신앙훈련용 교재인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성경 공부에 치우치면 머리만 커지고, 신앙 훈련에 치우치면 행동대원이 된다. 균형이 있는 신앙의 지도가 필요한 시절에 교재의 선택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교재의 내용이 곧 영적 가치관을 세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선교 단체에서 만든 교재는 선교 단체에서의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의 특성에 맞도록 된 것이다. 교회에서 그렇게 만든 교재는 아직까지 보지를 못했다. 어떤 교단에서 만든 교재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대학부와 청년부의 특성에 맞도록 만든 것은 아니다. 좋은 번역이라고 여겨지고 그렇게 사용을 하는데 무리가 없는 한도 내에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대학부를 맡고 있는 사역자가 충분히 소화하고 검토하고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사용을 한다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언제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재라 할지라도 신앙 성장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순서 없이 이것저것 사용을 하는 것은 영혼을 병들게 만드는 것이다. 된장국이 아무리 맛이 있고, 건강에 좋다할지라도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 똑같이 먹일 수는 없다. 한국교회의 교회학교의 상태가 이와 비슷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부는 대학부에 맞는 교재, 청년부는 청년부에 맞는 교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장년부가 사용하는 교재를 일률적으로 대학부 이상은 다 그렇게 사용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것은 교회학교 교육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이다.

 권위가 전문분야를 넘어설 수 없는 풍토가 되어야 한다

 신학대학에서 기독교교육과가 있는 것은 교회에서 어떻게 체계적으로 기독교 교육을 바르게 해서 신앙을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연구하는 것이다. 그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교회학교 교육이 바르게 서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교육에 대한 이해가 그래도 많이 인식이 된 현실인데도 불구하고 교회 현장에 접목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교육에 대한 투자와 이해의 진전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학부가 있는 교회라면 사역자가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사람이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때로는 교회라는 곳이 사역자들 간의 권위 의식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데도 자신이 다 아는 양하여 권위로 밀어붙이기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지양되어야 할 부분이다. 권위가 전문분야를 넘어설 수는 없겠기 때문이다. 만약 권위가 전문분야를 넘어서게 된다면 불협화음과 교회 성장의 방해 요소가 된다.

  대학청년부에 맞는 교과과정의 교재가 체계적으로 발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청년부에 맞는 교과과정의 표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학교처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존에 있는 대로 흘러갈 수도 없고, 선교단체의 교재를 언제까지나 사용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A라는 교회의 모델을 도입할 수도 없다. B라는 교회의 모델을 도입할 수도 없다. 참고는 할지언정 그대로 도입하려고 강행을 한다면 그것은 망치는 지름길이다.

 한때 어떤 교회의 '경배와 00'이 모델이 되어 각 교회마다 그것을 도입하여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 교회에서 잘 되는 것처럼 우리 교회에서 도입해서 한다고 해서 잘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조절하고 조정하여 자신의 교회에 맞는 그 교회의 '신토불이(身土不二) 경배와 00'을 만들어내야 한다.

 제안하기는 교회가 속해 있는 교단의 출판부에서 발행하는 교재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이상 해당하는 교재가 없을 때에는 한 분야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건전한 기관이나 단체에서 발행하는 교재를 접목하도록 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사용할 때는 반드시 그 분야의 담당사역자의 신앙의 노선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가 이것이다. 대학청년부의 교과과정에 해당하는 교재가 어느 교단이든 체계적으로 발행이 된다면 교회의 미래에 기둥과 같은 건실한 일꾼들을 더 많이 효과적으로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