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응 목사(전 서울침례교회 대학청년부 전도 교구 목사)

대학청년부 사역의 위치와 역할

대학부와 청년부의 사역은 독특한 위치와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교회학교의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인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그 역할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고등부와 대학부는 교회 학교의 한 연장선상으로 놓기는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또한 대학부와 청년부를 교회학교의 한 연장선상으로 놓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

그것은 고등부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구성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서의 동년배들이 전도한 그룹으로 형성이 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고등부-대학부-청년부 한 연장선상으로 같이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을 한다. 현장을 뛰어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 현장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그 부서 실무자의 의견이 최대한으로 존중이 되어져야 한다. 그것이 교회 전체의 목회 정책에 위배를 가져오지 않는다면 자율권은 교회학교 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고등부는 주어진 상황의 여지가 아주 제한적이다.
사용하는 공과, 시간 사용의 제약, 생각하는 사고의 범위, 자율권의 제한이 따르고 있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주일교회학교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아직은 소년, 소녀기 안에 있기에 신앙 보호 양육 차원으로 '무엇을 적극적으로 하라' 보다 '무엇을 하면 안 된다'라는 금기식 교육으로 지도를 받아 왔던 것이 일반적인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대학부라는 상황으로 들어오면 상황은 아주 달라진다.
한 차원이 다른 세계로 갑자기 뚝 떨어진 경험을 하게 된다. 낯선 곳으로 떨어진 그 느낌에서 적응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 공백기에 만나는 교우 관계가 평생을 좌우하는 경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학교라는 구속에서 자유로, 공부라는 것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친구 관계의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시간 사용의 무한한(?) 자유를 만끽하게 되고, 간섭받는 것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게 된다. 학교 생활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됨으로 말미암아 자신에게 주어진 그 상황을 어떻게 사용할 지를 고민하게 된다.

부모의 간섭이 통하던 시기에서 부모의 간섭은 더 이상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되고, 오히려 친구나 특히 선배의 영향이 강력하게 자리잡게 되는 시기이다. 이때부터 신앙의 갈등이 기로에 서게 된다. 학교냐? 교회냐? 의 사이에서 많은 교회의 청소년들이 학교 생활이라는 쪽에 기울어짐으로 말미암아 신앙과는 담을 쌓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고등부까지는 그래도 좋았는데 … 제가 왜 그러지? 하고 의아하게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것은 그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대처 방안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다.

억눌렸던 고등부 생활에서의 해방구를 교회 안에서 배출하지 못하면 다른 쪽에서라도 폭발을 시키고 말게 된다. 그러한 계기가 되는 대학생활(O.T, 동아리, M.T. 등)에서 의미를 찾게 되었다고 생각을 굳히면 교회 생활은 별 의미를 못 갖게 된다.

그런데 대학부원의 구성원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고등부에서 올라오는 학생들이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친구들의 전도를 통해서 구성원들이 이루어지기에 새로운 영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교우관계로 지내왔다면 그래도 나은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수적으로 영적인 교과과정과 훈련계획이 대안으로 나와야 한다.

대학부 시절은 새로운 세계관이 자리를 잡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에 이때는 봉사보다 배움과 훈련에 집중하도록 하는 배려를 해 주어야 한다. 이때 형성이 된 세계관이 직업과 결혼에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청년부라는 상황은 또 달라진다.
그래도 대학부는 학교라는 울타리가 보호와 가능성의 여백이 있었다. 이제는 그러한 모든 것이 사라지고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일들이 전개되는 삶의 전쟁터(?)와 같은 곳에서 홀로 서기를 해야 한다. 누구에게 마음놓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모든 사람들을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뒤에 처질지 모르는 불안감이 상존하는 현장이다. 가능성의 봐주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사회인으로서의 평가의 대상으로 늘 서 있게 된다. 거기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을 어떻게 이길 것인가? 세상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풀어 나갈 것인가? 아니면 신앙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기로에서 탈출구를 찾기를 원한다.

그 시기마다의 특성이 있는 부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교육이 될 것이다.
각 성장기의 발달 단계와 신앙의 바른 성장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뭉뚱그려서 인원수가 적으니까? 어떤 문제가 있으니까? 연합을 해 놓는다는 것은 더욱 큰 문제를 잉태하게 되는 것이다. 또는 교회마다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하여 부서의 특성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면 그러한 특수성이 사라진 시점이 되었을 때에는 가능한 한 빨리 제 부서로서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교회를 살리는 것이 될 것이다.

대학부는 대학부로서의 특성이 있어야 하고, 청년부는 청년부의 특성이 있어야 한다.
그 특성이 사라진 즉 정체성이 사라진 공동체는 나아가는 방향이 모호해질 수가 있다. 항해하는 배가 갈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망망대해에서 이리저리 헤맬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부와 청년부가 대학청년부 또는 청년대학부 또는 청년1부, 청년2부, 청년3부 하는 식으로 부서 이름이 구성이 되어 있다. 특히 대학부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교회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한 가지만 이야기한다면 교회에서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이들을 포용하기 위해서 '대학부'라는 명칭을 쓰지 말자는 것이다. 교회에서마저 어떤 위화감이나 거부감을 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자는 배려성의 발로이다. 그래서 '청년부'라는 명칭으로 쓰면 무리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하여도 그들이 포용이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은 너무너무 적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학부와 청년부라는 분명한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대학부는 평생을 살아갈 신앙의 기초를 놓는 전당이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그것을 향하여 자신의 길을 열어 가는 관문이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있는 이들에게 대학부라는 존재가 미치는 영향은 평생을 좌우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대학부라는 존재가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어떤 경우에 따라서 마치 뜨거운 감자처럼 여기고 있는 편견들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한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모호해 질 수밖에 없다.

대학부에는 미래의 일꾼들이 총집결해 있는 인재의 보고(寶庫)이다. 이 보고를 제대로 품어주지 못하면 어디서 교회의 일꾼들을 키워낼 것인가를 자문자답해 보아야 한다.

교회의 중추적인 허리 역할을 하는 대학부와 청년부의 맥을 잇느냐? 끊느냐? 하는 것은 교회 정책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부, 청년부라는 존재가 기성 세대에게 때로는 눈에 가시처럼 여겨지고, 때로는 너무 진보적으로 나가는 것처럼 여겨지고, 때로는 철없는 짓거리들을 하는 집단(?)으로 여겨지고, 아무튼 여러 가지로 마음에 안 드는 구석들이 보여질 때마다 부정적으로 비판적으로 보게 되는 편협한 시각들이 변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 시절에만 있는 그들 시절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부분들을 바로 훈련하고, 바로 다듬고, 바로 가꾸어 주면 재목들이 그 가운데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혜성과 같은' 기성 세대의 일꾼들보다 그 교회에서 자라난 건실한 일꾼들이 교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