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응 목사(전 서울침례교회 대학청년부·전도·교구 목사)

빛과 그림자

 현장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다. 현장을 바르게 파악했을 때에 방안이 나오게 된다. 자주 오해의 소지를 일으키는 부분이 현장에 대한 상황인식을 하지 못했을 때에 발생을 하게 된다. 실무자가 뛰고 있는 현장의 소리를 바르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의 신앙이 성장하는 그 현장의 상황을 생중계로 듣지 못하고,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그 기준 위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일들은 얼마든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번의 실수 아닌 찍힘(?)으로 영원히 기회를 박탈하게 하지 말라

 사역의 평가 기준이 단순한 숫자의 증감치로 인식이 될 수 있다. 수치로 사역을 평가하는 것은 대단히 조심스럽게 해야할 일이다. 조금만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숫자를 가지고 눈가림할 수가 있다. 그 숫자보다 사역자의 인격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역자의 인격이 바르게 인식이 되어야 한다.

 사역과 함께 목회자를 바로 알게 되면 그 열매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어떤 행사를 진행했을 때 위에서 시킨 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소위 찍힘(?)이 있다. 이러한 한 가지 예와 같은 것들이 쌓여 부정적인 시각이 형성이 되어 한번 찍히면 영원히 찍히는(?) 것이 될 수 있다.

 젊은이들에 대한 기대감은 크고,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과정의 이해와 경제적 지원은 쥐꼬리만큼(?) 하고 생색은 다 내려고 하는 관련자들의 태도는 실무자들의 마음에 냉소를 자아내게 하고 좌절을 하게 만든다.

 교회 정책상으로는 '예'이지만 실무상으로는 '아니오'인데 그것을 '아니오'라고 하지 못하고 그저 '예'하게 만드는 분위기는 고려되어야 할 부분들이다. 쉽지 않은 사고의 전환을 이 시대의 교회가 요청을 받고 있다. 젊은이들이 구름 떼같이 모여드는 환상을 기도 중에 보았다 할지라도 교회 안에서 마음에 안 드는 청년을 보았을 때 성장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 낱 꿈일 뿐이다.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청년들은 마음에 안 드는 청년들이 들어온다. 그들이 변화를 받는 곳이 교회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넉넉한 따스함이 있는 교회는 희망이 있다. 

대학부가 약한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신성종 씨가 쓴 "이런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의 내용 중에서 '성장하지 않는 교회의 특징들'을 참고로 열거하고자 한다. 이것이 주는 교훈의 한 단면이라도 이해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1. 목회자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는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2. 지도자의 비전과 기도가 부족한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3. 설교가 어렵고 원고에 얽매이는 설교를 하는 목회자의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4. 찬송이 죽은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5. 선교와 전도를 안 하는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6. 십일조와 주일성수를 강조하지 않는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7. 평신도 훈련에 게으른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8. 통성기도를 하지 않고 묵상으로만 기도하는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9. 대학부가 약한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10. 교회 전통이 길고 장로들의 평균 나이가 높은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11. 목회자가 교권에 관심이 많은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12. 심방이 별로 없고 새신자에게 별 관심이 없는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13. 재충전하는 데 게으른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9번에 해당이 되는 '대학부가 약한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대학부는 교회의 미래 일꾼들이 양성이 되는 모판과 같다. 이 모판이 건강하지 않으면 교회의 성장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 너도나도 대학청년들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있다고 선전을 하지만 막상 그들을 향한 이해와 포용은 현실 속에서 뜨거운 감자처럼 놓여져 있다.

 이제 사양길로 들어서서 돌이킬 수 없는 쇠퇴의 길을 가고 있는 서양교회의 그 모습이 바로 우리 한국교회의 자화상이라고 진단을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되었다. 전통이 오래된 교회의 모습에서 과거 찬란했던 영광의 시절을 추억처럼 가지고 있을 뿐 현재 쭈그러들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한 기대와 환상은 참으로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노인이 되면 고집만 세어지듯이 전통 있는 한국교회의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서 겪게되는 교회 일꾼들의 중심 이동에 파란이 일고 있다. 이 파란은 젊은이들이 교회로 기대감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아예 원천적으로 봉쇄를 하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하나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교회로 모인다

 젊은이들은 꿈이 있는 곳에 모인다.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에 모인다. 하나님의 비전, 비전의 사람들을 일으키는 곳에 영혼을 하나님이 보내신다. 그런데 이곳 저곳에서 그 역할을 할 만한 곳에서 꿈들이 사라지고 있다. 젊은이들의 가슴이 있는 현장은 그 희망의 탈출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그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 있는 지도자들은 말 한마디로 묵살을 하고, 순종과 복종만을 강요하여 교권을 지키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젊은이들의 그 시절의 그 특성을 이해하고 포용하기에 넉넉한 교회를 찾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 모를 일이다. 눈높이를 좀 낮추어야 한다. 기준을 향한 경계선은 긋고 있어야 하지만 처음부터 과정도 거치지 않고 있는 그들에게 무리한 요구는 교회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그것도 모르고 '요즘 젊은이들은 영적인 것에 관심이 없어'라고 한다. 관심이 없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관심을 가져서 성장하는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 교회이다. 그 본질은 자성하지 않고 '너네, 젊은이들은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다'라는 인식의 발상이 전환이 되어야 한다. 역으로 '당신네, 어르신들은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다'라는 인식을 누구보다도 예리하게 하고 있는 것이 이 시절의 특성이다. 여기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해결의 실마리는 풀린다.

교육부서는 봉사동원 부서가 아니라 양육 못자리이다

 교회학교 교육부서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것이 대학부이다. 이 대학부를 지도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더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대학부는 당회장 목사와 충돌이 가장 많은 부서이기 때문이다. 대학부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지도자가 대학부를 인도하는 것은 마치 소경이 길을 인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일일이 어찌 그 과정에 대한 이해를 다 교회와 부서원들 사이에서 마치 샌드위치와 같은 그 사이에서 해결해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아찔할 뿐이다.

 담임목사(당회장)와 담당목회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주로 상명하달 식으로 이루어지는 관계 속에서 실무지도자는 고뇌를 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생각을 같이 나누어 해결하기보다는 혼자 기도하다가 혼자 모종의 결단을 나름대로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희망과 꿈이 있는 이 시절은 영적 성장의 황금기이다. 이 시절에 영적 전성기를 경험하게 해 주고 성장의 기회를 마음껏 주면 이들이 어디로 갈 것인가? 그 탈출구를 지역 교회 안에서 발견할 수 없을 때 그러한 기회를 찾아 이 교회, 저 교회로 떠돌게 된다. 봉사에 대한 시각보다 투자하고, 성장하고, 기회를 주어 일꾼을 양육하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인식의 전환이 계속되어야 한다. 성장보다는 투자보다는 그저 봉사, 봉사만 하라고 하고 그들의 내적인 영적 갈급함에 대하여 관심을 소홀히 하면서 미래의 지도자들에 대한 꿈을 말하는 환상은 입에 발린 말일뿐이다.

교회 안의 전통적인 질서에 질식당하지 않게 하라

 미래의 영적인 지도자들의 모판인 대학부서를 향한 꿈은 장밋빛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들이 교회의 중추적인 일꾼들로 자라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지도자의 장기적인 사역의 길이 열려져야 한다.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영적인 환상과 모험 그리고 도전이 성취될 수 있도록 그 마당을 펼쳐주어야 한다. 교회 안의 전통적인 질서에 젊은이들이 질식당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면서 젊은이들이 전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그 질서의 순리를 따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영적 지도자들의 그릇의 문제이다. 현대 젊은이들이 교회를 좋아하고, 그 기준을 따르는 매력이 있는 것을 느낄 때 교육부서의 성장은 세상의 빛을 비추는 인물들을 배출할 것이다.

 하나님의 비전은 커야 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는 갈등과 충돌, 대화와 조정, 이해와 포용, 현대와 전통의 어울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