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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교회
2004년 05월 19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예배당 건물은 날이 갈수록 세련되어지고 있다. 대도시의 경우 비싼 땅값으로 인해 작은 대지위에 많은 면적의 예배당을 짓기 위해 점점 고층화 되어간다. 따라서 서울에서만큼은 이제 자연미가 넘치는 예배당을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 기껏해야 큰 고목나무를 벗삼은 교회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관악산 자락인 관악구 신림10동. 행정구역상 엄연히 서울 땅인 이곳에 '자연에 푹 파묻힌 예배당'이 있다. 신양교회(차정규 목사)는 예배당 건물을 비롯해서 교회 울타리 안에 있는 모든 시설이 자연과 화합하고 있다.

   
  ▲ 자연친화적인 신양교회 예배당 주변은 텃밭이다.
신양교회의 모든 건물은 ‘자연 최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예배당 본 건물. 예배당은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다. 유리로 되었다는 표현만으로는 ‘화려함과 사치스러운 건물’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신양교회 예배당은 그저 소박할 따름이다. 유리로 지어진 건물은 숲속에 건물 기둥만을 세워놓은 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 우선 시야가 시원스럽다. 내부에서 보면 강대상 뒤, 건물의 좌측 벽과 우측 벽, 출입문이 있는 뒤편까지 모두 숲이 보인다. 마치 건물 내부와 외부의 구분이 없는 듯하다. 예배당도 숲의 일부분으로 느끼기 충분하다.

   
   ▲ 교인들이 숲속에서 예배를 드리는 착각에 빠질만하다.
예배당의 규모는 비교적 작다. 1층 예배실과 그 입구에 있는 작은 공간이 예배당 공간의 전부다. 내부의 정면은 단상 없이 작은 강대상만 놓여있을 뿐 의자조차 없는데, 이 모든 것이 뒤편에 보이는 숲의 풍경을 가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화장실조차 본당 출입문 옆에 있는데, 1~2명이 사용하면 꽉 찰 만큼 장소가 협소하다. 이렇듯 공간적으로 다소 아쉬운 시설도 건물이 지향하고 있는 의미와 부합되어 아담하고 소박하게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신양교회가 갖추고 있는 건물은 예배당과 예배당 앞의 종탑, 그리고 사택이 전부다. 나머지 공간은 놀이터와 농구장, 그리고 텃밭과 자연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신양교회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건물보다 자연이 우선이라는 창조적 느낌이다.
   
▲ 놀이터의 빨간 우체통이 인상적이다.

신양교회의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관은 놀이터가 대신하고 있으며, 농구장이 청소년부의 교육관이다. 놀이터와 농구장은 오래전부터 지역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복지사역을 펼쳐온 신양교회의 전통을 살리는 공간이며, 동시에 생기왕성한 이들을 위한 최상의 교육시설임에 틀림없다. 빈 공간에 조립식 건물이나 붉은 벽돌로 된 교육관을 세우지 않았고, 놀이터와 농구장을 만든 것은 책이나 기타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만큼 자연을 통한 교육이 중요함을 나타낸다.

   
▲ 예배당 앞에 있는 나무십자가는 신양교회의 소박함을 한눈에 보여준다.
또 교회 주변에 심어진 온갖 채소들과 꽃나무들은 교회인지 생태체험 장소인지를 혼돈스럽게 만들 지경이다. 높은 흰색 십자가탑의 꼭대기에 달린 십자가보다 그 탑 아래쪽에 있는 작은 나무 십자가가 신양교회의 진짜 십자가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만큼 신양교회의 예배당의 모습은 자연에 충분히 동화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5월의 신양교회는 눈처럼 흩날리는 꽃가루와 내리쬐는 햇볕, 푸르름을 가득 채운 나무와 식물, 그리고 뛰어노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천국을 이곳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부분의 교회가 자투리땅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건물을 세우려고 하는 요즘, 최소한의 건물로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에 대해 최대한 겸손한 신양교회 예배당에는 창조의 은혜를 누리려는 소박한 소망이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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