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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그램> / ‘산다는 것’의 소중함 보여주는 걸작
2004년 11월 03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영화 <21그램>은 일 년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들만한 걸작이다. 사람이 죽을 때 줄어드는 체중, 즉 영혼의 무게라고 일컫는 21g, 이렇듯 영화 <21그램>은 사람의 삶과 죽음의 가치에 대한 시각으로 가득 차 있다.
마약중독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화목하게 지내려는 크리스티나(나오미 와츠), 교도소 수감을 마치고 기독교 신앙의 힘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잭(베네치오 델 토로), 그리고 심장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곧 죽게 되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폴(숀 펜). 이런 평범하지 않은 세 인생은 한 건의 교통사고로 인해 순식간에 황폐해져 버린다.

   
가족과 화목을 기대하던 크리스티나는 교통사고를 통해 남편과 자식을 모두 잃게 되고, 신앙으로 새 삶을 찾으려던 잭은 교통사고를 내면서 다시 갇힌 신세가 되며, 교통사고로 인해 뇌사에 빠진 남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폴은 새로운 삶을 얻게 되면서 세 명의 인생은 서로 엮이게 된다.

영화는 이런 얽히고설킨 세 가지 삶을 다소 비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새 삶을 얻은 폴은 자신이 살기 위해 한 생명이 죽었다는 것에 대해 괴로워하고, 신앙의 힘을 의지했던 잭은 “하나님이 나를 버렸다”며 인생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가정을 잃은 크리스티나는 교통사고를 낸 잭에게 복수할 것을 결심하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내닫는다.

영화 <21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주연들의 연기력이다. 연기에서만큼은 배우들에게조차 존경받는 숀 펜은 내면의 갈등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베네치오 델 토로와 나오미 와츠 역시 보통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열연을 선보이며 영화의 가치를 높였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편집은 어두운 소재의 영화를 다소 생동감 있게 만든다. 자극적인 장면 없이 후반에 다가오는 감동의 충격은 수준 높은 영화의 진수를 만끽하게 한다.

영화 <21그램>은 죽음에 대해  얘기하면서 삶에 대한 소중함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새 생명을 준 신과 이웃에게 고마워하지 않고 죄책감에만 빠져 있는 폴의 절규와 또 한 번의 시련에 빠지게 되자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연약한 신앙의 모습은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영화 <21그램>이 주는 가장 큰 감동은 영화를 본 후 이 순간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을 주신 신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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