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최삼경 목사(월간 <교회와신앙> 발행인, 빛과소금교회 담임목사)

전주 안디옥교회는 원래의 명칭보다 '깡통교회'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호화판 대형교회들이 늘어가는 때 깡통 반쪽을 잘라서 엎어놓은 듯한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과 뇌리에 남았었나 봅니다.

전주에서 유명한 '깡통교회'는 어쩌면 담임목사인 이동휘 목사의 청빈과 절제의 삶을 웅변처럼 대변해 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18여 년 간 교회 재정의 60%를 변함없이 선교비로 드렸고, 작년 같은 경우는 예산의 75%를 선교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울선교라는 자체 선교회를 창립하여 현재까지 218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것은 정말 이 땅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만이 보여 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교의 중요성을, 아버지인 이목사의 삶을 통해 절감한 자제들도 4명이 모두 선교에 헌신했습니다. "목사는 항상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선배 목회자들을 통하여 제게 들어 왔어요." 그래서 이목사는 아직 자가용 한 대 없나 봅니다. 그는 운전도 할 줄 모르고 교회에서 주는 사례비 210만원으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전주 안디옥교회는 교회학교를 포함하여 출석교인 6,000명 규모입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신 이동휘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편집자 주>.

▲ 이동휘 목사(오른쪽)와 최삼경 목사

▶ 목사님, 인터뷰 허락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나님 앞에 진실한 사람들은 언론에 얼굴 내기를 별로 원치 않습니다. 그것도 거짓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도 목사님께서 이렇게 인터뷰를 허락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어차피 허락하신 인터뷰이니 목사님의 진실하고 거침 없는 답변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목사님 개인에 대해서, 안디옥 교회의 특성과 사명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한국교회를 비춰보고 반성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목사님께서 어떻게 소명을 받으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 저는 모태신앙이고, 저의 외할아버지가 교육자로 계시다가 복음을 받아들였어요. 아주 우리 나라 초대교회의 일이죠. 어머니가 시집을 오시면서 복음을 갖고 오셨고, 그렇게 되니 어려서부터 신앙을 갖게 되어 저절로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 목사의 소명은 언제 받으셨어요.

- 목사의 소명을 언제 받았는지도 모르죠. 우리 어머니가 신앙이 독실해서 3남매를 다 신학교를 보냈습니다. 누님은 여교사로 신학교 다니다가 6?25때 내려와서 다시 복교를 못하고 일찍 돌아가셨고, 그리고 형님과 저는 지금 목회자로 있습니다. 저는 특별하게 목사가 된다는 생각보다는, 어려서부터 자연적으로, 집안 분위기로 인해 목사가 될 사람이라는 생각이 싹텄다고 봅니다. 집안의 환경과 잠재의식 가운데서부터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교회, 학교, 집 밖에 모르고 자랐습니다. 제가 41년째 목회하기까지 특별한 전환점도 없이 왔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전환점이 있어야 큰 일을 하는데 저는 조용하게만 자랐고 목회 방향도 모두 조용하기 때문에 남들에게 감동줄 만한 특별한 스토리도 없는 것 같습니다.

▶ 목사님의 생애에 현재의 안디옥교회와 같은 형태의 목회적 사명을 갖게 한 동기를 부여한 사람이나 책이 있습니까?

-제가 안디옥교회를 개척한 지 18년째입니다. 그 전에 제가 ACT(아세아연합신학대학)를 다녔습니다. 당시 제가 선교학과를 70년대 후반에 들어가서 선교학 석사 과정을 1호로 마쳤거든요. 그 공부를 하며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사도행전 1:8에서 4가지 선교를 배웠습니다. 본문은 한 마디로 예루살렘부터 땅끝까지 선교를 말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제가 사는 지역 전주로 보고, ?유다?는 한국으로 보고, ?사마리아?는 특수 지역으로 보고, ?땅끝?은 그야말로 땅끝 세계 선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선교사들을 천사들처럼 보았습니다. ?우리 나라를 위해 수고하는 분들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선교사들에 대한 존경심이 나도 선교를 하겠다는 생각을 낳았습니다. 그래서 ACT에서 선교학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도전을 받았다고 봅니다. 저보고 어떻게 해서 선교하는 교회를 개척했느냐고 물을 때 대답할 특별한 말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특별한 것이 있기보다 제 삶 전부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농축되서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이 교회를 개척하기 전에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습니까?

-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23년째 목회를 하다가 이런 사명을 느끼고 시골 교회를 사임하고 온 것입니다. 그 전에는 농촌선교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학교 졸업하고 자진해서 농촌으로 들어가서 목회를 19년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비전을 함께 갖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왕 선교할 바에는 개척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겨 선교를 목적으로 개척을 한 것입니다. 동기가 좀 시원찮죠?(웃음)

▲ 이동휘 목사

▶ 목사님을 보면서 제 마음 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이렇게 이웃에게 베풀고 선교하려면 목회자가 먼저 욕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욕심을 해결하는 일이 쉬었습니까?

- 글쎄요…. 욕심이라…. 제가 안디옥 교회를 하기 이전에도 선교사들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19년 동안 시골에서 목회를 하고, 그러다 전주로 나왔더니 농촌교회를 버리고 온 죄인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목회를 하면서 ?선교를 합시다?고 했을 때, 당회가 반대를 하였습니다. ?예산이 없다고…? 그래서 저는 그 당시 당회원들이 선교의 제 1의 방해 요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이 교회를 개척하면서 선교하는 교회를 만들려고 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문제가 당회원이 아닌 목사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목회자가 상여금을 받을 때 선교비 비축이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상여금이 나가는 3, 6, 9, 12월에는 선교비 지출이 사실 어렵거든요. 그래서 그 때 ?목사의 평등주의 원칙?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12개월 생활비 이외에는 어떤 것도 교회에서 받지 말자?라는 거였죠.

그 정신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그런 생각을 주셨다고 봅니다. 저는 교회 재정의 60% 이상을 선교비로 쓰는 등의 7가지 실천 강령을 만들었습니다. 그 때 무슨 큰 이기심을 버린다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에 목사님들이 고생하는 것을 참 많이 봤지만 저는 부농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굶어 본 적도 없이 자랐습니다. 이미 저는 하나님 은혜를 너무 많이 받았다 싶었습니다.

재미 있는 일이 있습니다. 제가 딸 둘 낳고 세 번째로 아들을 얻었는데 저희 어머님이 아들 낳았다고 좋다고 집에서 오시더니 서원기도를 하시더군요. ?주의 종의 후계자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의 이름을 사도 바울처럼 되라고 이름을 대빈이라고 지었습니다. 큰 ?대?(大)자 가난 ?빈?(貧)자입니다.

그런 것을 보니 제가 연습을 좀 한 것 같습니다. 목사는 항상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선배 목회자들을 통하여 제게 들어 왔거든요. 저는 ?12개월 생활비만 받는다?, ?선교비로 60%를 사용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고민도 하지 않았습니다. 삭개오가 주님 앞에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한 다음에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에게 주겠습니다?라고 하지 않았나요? 예수님도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이웃 사람을 사랑하려면 50%는 나눠줘야 원칙에 맞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삭개오 선생의 모습이 제게 뜨겁게 다가온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왕에 드릴 바에야 더 드린다는 생각에서 60%를 생각한 것입니다. 희생한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습니다. 기쁨으로 했습니다.

저는 성격에 과감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교회 성장 과정을 보면 뭔가 ?확?하고 변한 것이 없습니다. 꼭 제 성격대로 조용하게 변했죠(웃음).

▶ 당회원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 개척할 당시니까 당회원들이 없을 때 실천해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 지금도 반대는 없나요?

- 전혀 없습니다. 우리 교회의 설립 이념과 목적이 선교이기 때문에 그런 듯합니다.

▶ 목사님의 교회 설립이념이니까 맞춰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미 이상으로 성도들이 정말 이 일에 보람을 느끼며 마음을 다해 동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제가 그렇게 하니 분위기에 따라 오는 요소도 없지 않겠죠. 그러나 처음 개척할 당시부터 이런 모델을 시작했기에 선교에 대한 저항세력은 하나도 없다고 보고 있어요.

▶ 사모님이나 자녀들의 이해와 동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텐데요?

- 물론 제가 개척할 때 아이들 셋이 대학을 다녔습니다. 그러나 제 스스로 진 짐이었으니 아이들은 자연히 따라왔고, 또 우리 집사람은 별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제가 하자고 하니 따라온 것 같습니다.

▶ 목사님을 존경하는 교인들이 많을 줄 압니다. 인간은 옳고 그름을 몰라서 못하는 것 보다는 알고도 힘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교인들의 목사님에 대한 존경심이 자연히 다른 목회자들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시킴으로, 그것들로부터 목사님이 고통을 당하는 경우는 없습니까?

- 잘 모르겠어요. 교역자의 평준화라는 것은 기준을 두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좀 비난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 때문에 먹을 것도 제대로 못 얻어 먹는다?고. 그런데 저 안 듣는 데서 말하니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목회자들이 힘을 모아 선교하는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할 때 사실 하나님 앞에서 너무나 많이 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저 일용할 양식에 부족함이 없으니까요. 그것으로 만족하며 삽니다.

▶ 목사님 교회는 ?깡통교회?라는 이름으로 바로 통합니다. 안디옥교회보다 더 그 말이 유명하죠. 참, 자랑스러운 이름이라고 생각됩니다. 목사님의 교회관이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 제가 23년 목회를 하고 이 교회를 개척했는데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 잘해 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잘해 보려면 좋은 모델 교회를 세워야 하는데, 모델 교회라면 사도행전의 교회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중에서도 안디옥 교회를 모델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설립 기념 주일마다 안디옥 교회의 특징을 늘 강조하고 이야기합니다.

거기서 보면 교회가 부흥하는 여러 가지 특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선교와 구제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천하에 흉년들었을때 예루살렘 교회가 모금을 해서 보낸 일과, 최초의 땅끝 선교사를 보낸 일 등의 모습을 보인 안디옥 교회를 모델로 삼고 지금까지 18년 동안 한 번도 그것을 바꾼 일이 없습니다.

저희 교회는 선교를 크게 특수선교, 농어촌 선교, 해외선교의 3가지 방향으로 나누어서 진행합니다. 특수선교의 경우 주일 오후 3시에 지체 장애자, 정신 장애자들을 모아 예배를 드리고, 12시에는 시각 장애인 예배를 드립니다. 이것이 특수 선교요 그리고 사도행전 1:8의 사마리아 선교 부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부터 농어촌 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농촌의 형편은 참으로 비참합니다. 그래서 농촌교회를 3년 내에 자립교회로 만들어라 하는 숙제를 주고 3년 동안 훈련을 시킵니다.

그리고 해외선교로는 ?바울선교회?라는 초교파적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그 선교사들의 ?어머니 교회?로서 파송한 선교사들을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이렇게 3가지를 하고 있는데 압축하면 선교와 구제를 목적하고 지향하는 교회 모델을 세운 것입니다.

▶ 그 3가지 선교에 대하여 처음부터 지금까지 60%의 투자가 이뤄졌습니까?

- 저는 십일조는 주님께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십일조는 전부 선교회비로 썼습니다. 그런데 선교비가 몇 %인지 모르니까 60%이상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리해 보니까 십일조하고 개인이 내는 선교비, 기관에서 내는 선교비 합하니까 평균 70%가 됩니다. 그래서 작년 같은 때는 74%를 썼습니다. 보통 70에서 74%까지 지금까지 써왔다고 봅니다.

▶ 구체적으로 해외선교, 농어촌선교, 특수선교 중에 바울선교를 통해서 파송된 선교사는 몇 명이고, 교파는 어떻게 됩니까?

- 초교파 선교회로서 총 218명의 선교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국가로는 65개, 약 30개 교단입니다. 저희는 완전히 초교파입니다. 지금 약 1,500여 개 교회가 이 선교회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 218명이 전부 FULL TIME 사역자들이죠?

- 완전히 FULL TIME입니다. 그리고 장기 선교사구요. 저희들은 국내에서 5개월, 필리핀 8개월 해서 13개월 동안 훈련을 시킵니다. 훈련도 제법 많이 시키는 선교회죠.

▶ 목사님 교회에서 바울선교회에 예산을 얼마나 책정하시나요?

- 저희 교회는 예산이 없습니다. 결산만 있습니다. 작년에 선교 결산이 24억이었습니다. 농촌과 특수는 해외의 10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그렇게 볼 때 바울 선교회에 거의 22억 정도는 나갔을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농어촌 선교회가 액수는 좀 적다고 했는데 그래도 3년 안에 자립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요?

- 미자립교회로 하여금 3년 안에 자립교회로 만들라는 숙제를 두고 훈련을 시켜요. 그래서 두 달에 한 번씩 농촌 전문 지도자를 강사로 세미나를 열고, 두 달에 한 번 모일 때 목회활동 보고서를 꼭 써오라고 합니다. 주일마다 무슨 설교했으며 경건생활은 어떻게 했으며 새신자는 얼마나 왔는지 등등을 체크합니다. 괴롭히는 것이죠.

▶ 농촌 선교도 FULL로 지원하나요?

- 아닙니다. 연구비라고 해서 10만원 정도 줍니다. 그리고 3년이면 끝냅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3가지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춥고 배고픈 사람 데려다가 왜 괴롭게 하느냐고 하며 3년이 지나면 인사도 안 하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이 교회가 깡통교회인데도 이렇게 도와주냐며 정신적인 자립을 합니다. 그리고 극소수이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처음에 ?농촌에서 목회를 하는 것은 기회를 봐서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함?이라는 목회관을 가지고 목회를 하다가 훈련을 받고 나서 ?도시 목사들도 버리고, 정부도 버린 농촌을 하나님이 나를 신임하셔서 보냈다?며 ?평생을 농촌에서 뼈를 묻겠다?는 생각으로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적인 자립은 주로 이런 분들에게서 나타납니다.

▲ 최삼경 목사

▶ 교회의 경제적인 자립은 교회자체가 부흥돼서 가능한 방법이 하나 있고, 농촌 자체에서 자신들의 부대사업을 통해서 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을 텐데 두 가지 다를 얘기하는 것인가요?

- 부대사업을 해서 이루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참 어렵습니다. 축산 정책이라는 것이 뒤죽박죽이거든요. 전혀 대책이 없어요. 그래서 농촌에서 성공했다고 그 성공 사례를 말하는 사람도 그 후에 파산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영적으로 정신적인 자립을 하고 어떤 분은 목회를 통하여 자립을 하지만 한국상황에서의 농촌 경제 자립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 특수한 경우로 3년 이상을 연장해서 도와준 경우는 없었나요?

- 없습니다.

▶ 영적 각성을 해도 구조적으로 자립이 안 되는 모순이 많이 있을 텐데요?

- 그렇죠. 그래도 농촌교회는 좀 낫습니다. 산간교회는 아예 문을 닫을 지경입니다. 산간의 학교들도 폐교를 하잖아요? 구조적으로 자립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3년 동안 70교회 정도가 돕던 교회를 정리하고 또 다른 70교회 정도가 들어옵니다.

▶ 이것은 목사님 단독으로 하시는 건가요?

- 그렇죠. 우리 교회 자체만으로 하는 일이죠.

▶ 바울선교처럼 여러 교회가 함께 하면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 먼저 농촌선교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일어나야 됩니다. 농촌이 갖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농촌에 있는 사람들이 화가나서 농산물에 농약 뿌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생명 농업을 하는 목회자들이 그것을 강조하고 무공해 농업을 해서 도시 사람을 살리게 합니다. 그러니까 이 분들의 공헌이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의 의인들은 농촌에 있다고 말하거든요. 정말 존경스러워요.

▶ 이제 특수 선교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 교회 자체에서 장애자 예배를 드리고, 또 전주와 완주군을 합하여 장애인 연합단체를 구성했습니다. 기독교장애인 단체가 전부 영세하거든요. 사단법인을 내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단체 이외에는 어렵습니다. 이 정부에 건의할 것을 건의하기도 하고 혜택받을 수 있는 것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욕 차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혼자 목욕할 수도 없는 사람들을 찾아가 목욕을 시켜줍니다. 목욕팀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전주 시내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일주일에 한 번 씩 만들어 줍니다. 이들이 총 100여 명 됩니다. 그 외에 일들을 합니다.

그 다음에 우리는 특수 선교부에서 이례적인 사건이지만 몇 가지 일을 더 하기도 하였습니다. 무속신앙퇴치 운동을 한 적도 있고, 전주 시내 중고등부 학생들의 현황을 조사해서 연구기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몇 가지 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시설 장애인?보다는 ?재가 장애인?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거든요. 그런데 교회가 바로 이들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시설 장애인 수는 적습니다. 재가 장애인을 위하여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섬겨야 합니다. 현재 저희 교회에 약 100여 명 나옵니다.

▶ 예전에 복지부 장관이 우리 나라 복지 문제의 75%를 기독교가 감당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 현장에서 그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그럼요.

▶ 복지부장관이 천주교는 15%, 불교는 7% 밖에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기독교는 제일 부도덕한 모습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국가가 지어 놓은 시설에는 안 들어 갑니다.

- 안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시설이 많은데 원불교가 많이 차지를 하고 있죠. 천주교나 원불교는 연합체의 조직으로 그 일을 해요. 그런데 교회는 전부 개교회 또는 뜻 있는 사람만이 하니까 영세합니다.

▶ 자꾸 장애인 사업을 하는 분들이 많아져 가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염려도 생깁니다.

- 정부는 그래서 시설 장애쪽보다는 재가 장애쪽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설 장애쪽은 자꾸 부정이 생깁니다. 정말 예수 사랑으로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영세한 경우가 많죠.

▶ 워낙 많으시겠지만 그 동안 선교사역을 하시면서 보람스러웠던 일을 소개해 주세요.

- 저는 선교의 일을 하고 해외 선교를 하면 할수록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민족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경제적으로 한국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선진국이잖아요? 그런 반면에 하루 밥 한끼밖에 못 먹는 나라 사람들이 수 없이 많고 굶어 죽는 사람이 하루 3만 5천 명이라고 WORLD VISION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도 25%밖에 안 되는데 무슨 사치스럽게 선교를 하느냐고 하는데 우리 예수님이 주신 사도행전 1장 8절의 명령은 동시적 명령이잖아요? 그래서 동시에 하려고 합니다.

제가 딸 둘 아들 둘인데 자녀들이 모두 선교사로 나갔습니다. 큰딸은 아프가니스탄으로, 둘째딸은 일본으로, 셋째 아들의 선교지는 키프러스이고 필리핀에서 훈련을 받고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막내는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들어오자 마자 선교사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교를 안 했으면 우리 아이들이 선교사가 되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생각해 보면 한국은 목사들이 남아돌고 신학생도 남아 돌아가는데 세계는 모자라고 모자랍니다. 복음을 그렇게도 갈급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 나같이 부족한 죄인의 몸에서 난 자녀들을 하나님께서 받으신다고 하는 것을 생각할 때 기쁨이 됩니다. 선교를 하니까 단순해지는 것 같아요. 문제가 없어지고요. 18년 동안 시끄러운 일이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70% 이상을 선교회비로 쓰다보니 교인들에게는 보조를 못하고 있습니다. 유치부부터 중고, 대학부까지, 예배드릴 때 나오는 헌금만 갖고 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헌금 중에도 60%는 선교비로 내라고 합니다.

▶ 그런데 그것이 그들에게 교육이 된다고 봅니다. 또 그것이 모든 문제를 가라앉히게 하고 자부심까지 가지게 할 것이라고 믿어집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보면 교육이 희생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 사람들이 교육비를 많이 들이면 교육에 관심이 있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교육 기계라든가 모든 것들은 특별한 헌금을 통해 사줍니다. 교육기재들은 최첨단은 마련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뒤떨어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먹고 상주는 것, 사실 이 돈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그런 것들을 모두 없애 버렸습니다.

처음에 이곳에 미군 비행장 격납고를 지어놨는데 전세로 들어온 다음에 이것을 사고 또 땅을 사서 교육관을 짓고 하는 가운데 건축비가 엄청나게 들어갔습니다. 26% 가운데 건축비가 작년에 15%, 그리고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 자체는 11% 정도가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을 어떻게 보든지 균형이 안 맞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균형이 안 맞으니 정신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주일학교, 크리스마스 이런 때도 상은 안 줍니다. 어른들이 구역에서 만든 떡을 나눠먹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되니 아이들이 그런가보다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선교를 하니까 이에 대해 비전을 갖고 동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린아이들도 선교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죠. 그러니까 어렸을 때부터 세계를 품을 수 있는 마음을 준 것 같아 교육적인 면에서 후퇴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7월은 돈이 많이 들어갈 때죠. 전혀 우리 교인들은 상관하지 않죠. 자기들이 다 충당해서 하니까요. 그렇게 쓰면서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지원하고도 수련회 앞두고 ?빚졌습니다?하여 다시 재청원을 하고 그러잖아요? 저희 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안 먹는 것이 아니라 학부형들이 다른 방법으로 다 채워줍니다.

그리고 저만 특별하게 하는 사역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현재 60% 이상씩 선교하는 교회들이 한 300여 개 정도가 국내에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 보니까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사실 장로님들이 돈 만원 간식을 먹는 것도 없습니다. 저도 생활비만 받고, 크리스마스 때 교인들에게 손수건 한 장 안 줍니다. 일체 그런 비용이 안 들어갑니다. 그리고 추석이 되면 목회자에게 갈비 한짝 하는 게 예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안 하면 교인들이 많이 가져 왔지 않아요? 결국 그러다 보면 장로도 줘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저희 교회는 아예 그런 일이 없습니다.

▶ 죄송하지만 목사님 월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물어도 괜찮겠습니까?

- 저는 한 달에 210만원 받습니다.

▶ 그 돈으로 자녀 교육비까지 불가능하지 않나요?

- 막내가 아직 교육이 안 끝났으니까요. 그러나 교육이 끝나면 100만원 갖고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주에서는 가능합니다. 운전도 못해서 차가 없습니다. 그러니 더욱 충분하죠.

저는 부목사도 생활비가 더 들면 월급을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아직 그렇게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교역자들은 연한도 안 따지고 식구 수에 따라서 공평하게 생활비를 주는데, 오히려 저만 이렇게 많이 받아서 미안하죠.

그리고 적게 받고 돈이 없을 때, 하나님이 그 때부터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회를 개척하게 된 것을 천번 만번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했거든요. 애들이 장학생이 되기도 하고, 어떤 분이 딸 아이들의 옷을 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쨌든 등록금이 밀린 적이 없어요.

▶ 목사님은 어떤 의미로 볼 때 목회 능력이 있고, 교인들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또 다른 기적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른 목사들에게 있어서는 수학적으로 그것이 상당히 어렵지 않겠습니까?

- 사실 저도 처음에 교인이 없을 때부터 이렇게 한 겁니다. 18년 전에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교인수가 웬만큼 되니까요. 쉽긴 하죠. 1%라고 하는 액수라 해도 크니까요.

그러나 선교비를 지불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도 이 달에 채워질까 두근거리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선교사 안식관을 짓고 있는데 8월에 1억, 9월에 1억 이렇게 나가야 합니다. 교인들이 모두 모여 기도를 하고 있는데 두근 거리는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죠.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 그렇게 두근거리게 하시나 생각했더니 기도하라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긴장이 없으면 기도를 안 하잖아요? 기도를 안 하면 마귀가 틈탑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게 하시려고 언제나 긴장감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18년 된 지금도 긴장은 똑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교의 계산은 하나님이 하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교회 모든 교역자들에게 보편적 사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그렇게 말씀하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목사님께서 다른 교회에 가서 강의를 하고 부흥회를 하시면 강사비를 안 받으시나요?

- 아니죠. 어떤 곳에 가면 억지로 사례금을 밀어 넣어 주는 곳도 있습니다. 지금은 받는 데가 많이 있습니다. 단지 받았더라도 선교비로 쓸 뿐이죠.

▶ 지금까지 목사님이 선교를 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기억은 없는지요?

- 저는 힘든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제게 힘든 일이 있다면 ?선교 프로젝트를 세워서 신학교를 세운다?, ?선교센터를 세운다?는 것 그것입니다. 몇 억짜리 공사가 여러 개 있습니다. 그 때마다 돈 한 푼 모아 놓고 한 적 없습니다. 완전히 무일푼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꼭 성취가 되고야 말더라구요. 그래서 어렵다는 말은 않습니다. 어려운 부분보다는 성취시키는 하나님을 얘기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깡통교회' 앞에 선 이동휘 목사(왼쪽)과 최삼경 목사

▶ 목사님의 임기가 이제 3년 정도 남았는데 남은 기간 동안 하고 싶은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 계속 선교를 밀고 나가고 싶습니다. 제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우리 나라는 기독교 방송, 인터넷 방송 등 선교매체가 충분한데 중동 같은데는 방송망이 집으로 들어가면 복음의 훌륭한 수단이 되는 데도 아직 그쪽으로 신경 쓰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중동 등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곳에 방송사역을 확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 중동 쪽에 방송국을 세울 계획인가요?

- 세울 수도 있겠지만 기존에 있는 것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키프러스 같은 곳에 기독교 방송을 쏘면 일년 예산이 200만 불이 듭니다. 그런데 아랍권은 하루에 100만불씩 들어요.

다른 곳에서 일년을 쓸 것 갖고 중동에서는 이틀밖에 못쓰니 게임이 안 됩니다. 그래서 기존 방송망을 보강하고 우리 선교사들이 가 있는 곳에 네트를 형성해서 쏘기도 합니다. 비용이 많이 들죠. 마지막 주님 오시기 전에 가장 힘써야 할 곳은 모슬렘권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프리카는 못 살아서 그렇지 선교율이 우리 나라보다 높죠?

- 피상적으로는 높은데요, 그렇지도 않아요. 아프리카의 기독교는 토착 기독교 형태입니다. 토착 기독교가 활성화 된 곳에는 반드시 통일교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미혹을 받는 경우가 많죠.

제가 아프리카에도 많은 사람을 파송하고 있고 특히 모슬렘권에도 투입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영적 싸움은 모슬렘 권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곳에 선교사도 보내는 한 편 방송을 이용하는 선교를 지원할 생각입니다.

▶ 그 비용이 만만치 않겠습니다. 요르단 같은 나라는 형식적이나마 자유로운 국가가 아닙니까? 그 곳에서 방송을 한다면 조금 낫지 않을까요?

- 모슬렘은 공산권보다 더 무섭습니다. 요르단이 자유롭다고 해도 키프러스만은 못합니다. 이곳은 완전히 자유롭습니다. 세계적으로 기독교 방송들이 아랍권으로 온다고 할 때 모로코, 키프러스로 갑니다. 독일에서도 방송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독일에서 쿠르드 족에게 방송을 하는 경우, 일주일에 15분밖에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쿠르드 족이 2천만인데 이럴 수가 있느냐? 했더니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돈을 델 테니 확장하라?고 해서 30분으로 늘렸는데 한 달에 1천불 들더군요. 저는 국내의 대형교회들이 하고 있는 위성방송이 탐납니다. 모슬렘권에 관심을 갖고 그쪽에 가서 방송국을 하나 세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목사님께서는 선교의 뜻을 이해할 후임자를 결정해야 할 터인데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 저보다 훌륭한 목사님이 오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목사님! 저는 한국교회에 대하여 의견을 물을 때마다 좀 두렵습니다. 목사님께서 현재 보시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 글쎄 저는 안목이 높지도 못하고 넓지도 못해서요. 비뚤어진 것도 많지만 저는 소망스럽다고 말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교회 예배당만 짓다가 한국도 구라파 교회처럼 된다?는 그런 말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구라파의 공동화 현상은 자유주의 신학 때문에 그렇거든요. 모든 종교에 구원이 있다는 사상과 거기에 세속주의까지 합해진 것입니다.

한국의 교회들은 대부분 복음주의적입니다. 저같은 경우 기장 소속이지만 교회가 아주 복음적입니다. 감리교신학도 얼마나 자유주의적인가요? 그런데 감리교 전체는 복음적입니다. 저는 우리 나라 풍토 자체가 복음적이기 때문에 유럽처럼 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다릅니다. 국가가 힘으로 세운 교회거든요. 그러나 우리는 교인들이 논 팔고 소 팔고 해서 세운 교회입니다. 그래서 유럽처럼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실례로 미국이 문닫는 교회도 많지만 자꾸 새로운 교회가 생기거든요. 그리고 우리 나라에는 신실한 종들이 참 많습니다. 교회를 오염시키는 사람들은 정치꾼 몇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숫자적으로 퇴보하고 명예가 추락한 것이 아픔이긴 하지만 절망하지는 않습니다.

▶ 제가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한국 교회가 선교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하는 분석은 바른 분석 같습니다. 전도가 잘 안 되고,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70~75%이상이 50여 명 이하의 미자립교회입니다. 물론 그 원인은 여러 가지 같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오해도 있고, 반 기독교 세력들이 만든 요소도 있고, 또 대표자들의 문제점도 있고, 사이비 이단들이 만들어 놓은 결과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문제는 우리끼리 정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도 같은 목사로 옛날의 목회자는 청빈하게 보였는데 오늘날의 목회자는 그렇게 안 비치는 요소가 있습니다. 실제로 부유한 목사들은 극히 소수입니다. 그런데 그나마 가난한 목사들이 그 가난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고 부자 목사님들을 부러워하고 그것을 지향하려는 목회자 상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요?

- 한 번 정치에 물든 사람은 기독교의 양심을 버리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 천주교, 불교는 부흥이 된다고 하거든요. 사회학자들이 종교 다원화의 나라에서는 한 종교가 30% 이상을 넘는 경우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우리 기독교인들로서 그런 나약한 소리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해야 한다고 봅니다. 3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옛날에는 목사들이 산에 올라가서 가마니 깔고 몸부림치고 그랬는데, 지금은 기도원이 세미나 장소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사님들의 마음이 목회학 박사를 얻으려는 등의 명예로 빼앗기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도 새벽 기도하시고, 저녁 기도하시고, 철야 기도하시고, 금식 기도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목사들이 좀더 기도에 힘을 써서 기도의 영성을 강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에 가서는 뉴 에이지 운동이 발달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무속신앙 퇴치 운동을 해서 이런 부분에 민감하거든요? 지금 우리 뿌리 찾기, 우리 문화, 전통 찾기 했잖아요? 그런데 우리 것들은 전부 무속신앙과 맞물려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문화를 찾다가 뉴에이지와 연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오늘의 운세를 신문에 게재하면 엄청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결국에 가서는 영적 대결입니다. 남미나 미국에는 사탄교도 번창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과학이 발달하면서 미신은 없어진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학박사 학위로 기도를 대신하려고 하고, 21세기 목회전략으로 기도를 대신하려고 하면 교회는 나약해지고 맙니다.

기도의 나약화가 제일 문제라고 봅니다. 목사가 기도 안 하니까 교인들이 기도를 안 하고 그러다 보니까 요새는 박사학위 받은 목사를 청빙조건으로 두는 교회가 많다고 합니다. 박사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 성장 전략을 써서 D.Min을 받은 사람이 30년 전보다 수 백 명이 많은 판국에 반대로 성장은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오순절 교회는 구라파에 있어도 부흥이 되거든요? 우리가 보기에 하찮고 신학이 없는 것 같은데도 기도 때문에, 기도의 뜨거운 열정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기도원들이 점점 세미나 장소로 바뀌는 것이 저는 조금 불만입니다. 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목사님의 교회의 기도 모습은 어떠신지요?

- 저희들은 기도 프로그램이 있는 편이에요. 24시간 연속 기도가 있고요, 그래서 수 년 간 한시도 안 쉬고 연결 기도를 하죠. 또 수요일, 주일 빼놓고는 중보기도 팀들이 모입니다. 새벽기도는 부목사님들이 거의다 인도를 하시고 교인들이 기도를 할 때는 좀 시끄럽게 하죠. 기도가 뜨겁습니다.

▶ 신학교가 훌륭한 목회자를 만들기 보다 훌륭한 신학자를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한국교회의 위기로도 보입니다. 목사님 보시기에 한국교회 목회자의 다산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제가 소속한 통합 교단은 그래도 가장 규모 있게 하려고 하는 교단인데도 위기 의식이 큽니다. 목회자 다산 문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저는 ?다산하지 말자? 그렇게 말하지 않고 ?선교사로 나가라?고 합니다. 그러면 해결되거든요. 지금 세계가 복음을 얼마나 갈급하게 바라고 있는데요. 우리 나라가 현재 9천 명의 선교사가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부인과 합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적은 편입니다. 서구 교회들이 선교사를 안 보내니까 한국이 보내게 되고 교육과 경제가 차근차근 선교사를 보내기에 맞아 들어가지 않아요?

▶ 목사님들이 생각하시기에 우리 나라 선교사들의 질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 영국에 가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선교사의 훈련을 받은 사람은 수명이 25년이고, 선교사의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의 수명은 5년이라고 하거든요. 그만큼 훈련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바울 선교를 만들면서 선교사 훈련을 시키기로 하였습니다. 훈련을 시켰더니 탈락하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렇게 정책을 세웠습니다. 교포 선교는 아예 못하게 했습니다. 언어가 안 되면 교포 교회하려고 하고 결국 교회를 쪼개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선교사들에 의하여 교포 교회가 분열에 분열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주민 선교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필리핀 8개월의 훈련 기간 동안 언어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집중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니 확실히 틀립니다. 우리 국내 선교사들의 문제는 훈련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느끼는 것은 선교사의 수준은 모교회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바탕이 분열과 싸움인데 그것이 선교사에게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예컨대 한국선교사들이 동역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 그나마 영어는 비교적 쉽다고 하지만 모슬렘의 언어는 그리 쉽지 않을 터인데요?

- 아랍어가 제일 어렵다고 합니다. 구어체가 있고 문어체가 다르거든요. 아랍권 선교사가 최고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선교사가 다른 나라보다 영어는 쉽게 배웁니다. 2, 3년 지나면 영어는 다 잘 익숙하게 잘 하거든요.

▶ 제가 아랍권을 가서 선교사들을 만났는데 그 집 자녀들은 한국어와 아랍어를 둘 다 잘해요. 능통하죠. 그들을 선교사로 발탁해서 파송하면 어떨까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선교사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준 적도 있습니다만 목사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 맞는 말입니다. 저희 바울 선교도 그렇게 되기를 희구하고 있고 현재는 바울선교가 파송한 선교사들은 자녀들을 100% 다 선교사로 바쳤습니다.

선교사들이 자녀교육에 신경을 제일 많이 쓰다보니 바치기 전에는 한국에 대한 미련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치고 난 후에는 달라집니다. 바울도 나면서부터 타문화권에서 자랐습니다. 어른들은 아랍어 때문에 고생하지만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거든요. 그래서 저는 선교사 자녀들 전부 선교사로 바치라고 합니다. 아펜젤러도 우리 나라에서 5대가 선교를 했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 목사님들 교회의 교역자는 얼마나 되고, 출석교인은 어느 정도입니까?

- 저까지 남자 목사님들이 다섯, 여자 전도사님 넷, 저까지 포함하면 10명입니다. 장년 출석은 약 3천 명이죠. 어떻게 보면 어린아이까지 합쳐서 6천 정도 된다고 합니다.

▶ 교인들이 목사님의 선교 모습이 좋아서 나오지만 여기서 목사님의 메시지나 신앙 자체의 훈련을 통해서 얻는 만족도가 높지 않으면 지속적인 출석은 어려울 수도 있을텐데요?

-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두 가지를 다 충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교한다는 좋은 목적을 가지고 왔는데 영적 만족을 못 갖는다든가 설교가 허술하다든가 하면 사람들이 오래 못 붙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사람의 본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선교뿐만 아니라 목회 자체에 역점을 많이 둡니다. 선교사는 외국에서 선교만하면 되지만 선교하는 교회의 목사는 종합예술가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요즘 대형교회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많아졌는데요 대형교회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 중의 하나는 대형교회에는 선교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작은 교회는 선교적으로 큰힘을 발휘하기에 제한이 있거든요.

- 맞습니다. 제가 일전에 인천의 통합측 큰 교회에서 집회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가 벌써 3천명 선교사들을 목표로 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자신들도 교회를 짓고 나면 선교비로 60% 이상을 쓰겠다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형교회를 비판하는데 그것은 대형교회의 몫을 못했을 때 비판해야 하지만 대형교회 자체는 비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아무래도 한창 한국교회의 세습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목사님께서는 목회 세습의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저는 아들이 못나서 세울 마음이 생기지를 않는데 얼마나 훌륭하면 그러겠어요? 세습 문제는 교회의 고유의 영역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선교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하나 양보해야 하는 것?이 목회자의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어요. 캐나다 토론토 피플스 처치라고 있는데 그곳을 방문했죠. 오스왈드 스미스 목사님이 28년 목회한 교회죠. 그런데 그 목사님이 돌아가신 후에 아들이 이어서 목회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4년 전에 다른 목사님이 청빙되었는데 그때부터 선교가 죽어가고 성도들이 떠났다고 합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저는 세습문제는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 목사님, <교회와신앙>이 꼭 이단 문제만 취급하는 언론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분야에서 한국교회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단 문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는 사이비 이단 문제로 한국교회를 볼 때 한국교회의 모습이 가장 잘 보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정통교회의 교리적, 윤리적 약점 때문에 이단 사이비가 생겨났기 때문이죠.

우선 수백만명의 영혼이 이단들에 의하여 죽어가고 있고, 또 이단들 때문에 전도가 되지 않습니다. 이단들이 교회의 윤리적 수준을 낮게 만들고, 또는 신앙과 신학을 타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피해가 크고, 선교적 필요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대처는 너무나도 미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 한국교회가 개교회 중심적이다 보니 그런 결과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단 문제는 연합적으로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한국교회는 연합전선을 펴지 않고 있습니다.

사이비 이단에 관한 사역도 많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경우 토착기독교라고 하는 것이 거의 사이비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남미는 선교가 곧 이단과 마귀와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단 문제만큼이라도 한국교회가 연합전선을 펴서 대응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통일교 같은 경우 시골의 순진한 총각들 결혼시켜 준다고 해서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 한기총 등 연합기구에서 심도 있게 실제적으로 논의하고 대처를 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목사님은 탁명환 소장 살아 계실 때부터 적지 않은 후원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선교의 한 장르에 이 사이비 이단 문제도 끼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노력하겠습니다.

▶ 예, 목사님. 오랜 시간 목사님의 소명과 선교, 한국교회에 대해 좋은 견해들을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의 청빈과 비움의 목회를 제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