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양봉식 기자

2002년의 교계는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과 함께 대선 정국으로 자칫 지역대결과 목회자들의 대선 줄서기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교계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두 기관의 총무를 만났다. 스스로 보수와 진보를 대표한다고 하는 두 기관 총무의 인터뷰를 통해 보수 진보가 아우룰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보고 두 기관의 연합과 일치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신년특별 인터뷰를 기획했다. 한기총 박영률 목사는 임기 1년을 남겨둔 상태이고 백도웅 목사는 신임총무 당선자로 올해 4월에 총무로 취임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 박영률 목사

▶ 2002년 초에 한기총 회장 선출도 있고, 연말에는 대선도 있어서 한기총이 어느 해보다 분주할 듯합니다. 내년 활동을 소개해 주십시오.

- 먼저 정치권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현재 정치의 난맥상을 보는 시야는 두 개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김대중 정부가 햇볕 정책을 위시한 국제적인 구도는 바로 잡았다는 견해입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정부를 도와주고 너무 흔들어 놓으면 안 된다는 사람들이 한 부류이고, 또 한쪽은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문제가 아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두 가지 시각은 교계 안에도 공존합니다.

저는 두 가지가 다 일리가 있지만 사회가 어렵고, 힘든 모습을 보면서 ?깨어서 더욱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알고, 비판과 옹호의 양축에서 대립할 것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민족과 지도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기총도 1월에 대표회장 선출이 있습니다. 그런데 염려되는 점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회장선출과정이 과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기총의 실무자 입장에서 엄정한 중립을 지킬 것이고, 결과적으로 당선된 사람이 하나님이 세워 준 사람임을 믿고 따를 생각입니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 때문에 우리가 깨어 기도하는 한 내년에는 기독교가 더욱 위상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기총이 우선 해야 할 일은 국내의 지부결성 문제입니다. 여기에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각 지역 기독교연합회와 한기총 지부가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기총은 그 지역 자체에서 수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부를 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로 간 한국교포들이 한기총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국내외적인 조직망을 형성하는데 힘을 써서 한기총이 명실공히 한국 기독교뿐만 아니라 세계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의 신앙을 공유하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한기총이나 교회협의 연합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새로운 교단 연합체, 새로운 기구에 대한 필요성이 거론되기도 합니다. 이는 양대 기관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것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연합과 일치를 하자는 데는 아무도 이의가 없습니다. 그런데 단어의 뉘앙스의 문제인데 sameness와 oneness는 다르거든요. 한기총과 NCC가 연합하자는 데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 기구가 통합하거나 합동하는 것은 조급하게 진행할 성질의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통합하면 좋겠지만 한기총과 교회협에는 엄연한 신학과 신앙의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양 기관이 통합하면 외관상은 좋을지 모르지만 내부적으로 겪어야 할 고초와 어려움은 불을 보듯이 뻔한 거죠.

저는 오히려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선 양 기관이 합치기 전에 신학과 신앙이 같은 교단들이 먼저 하나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순복음 계통의 하나님의 성회 교단이 세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게 먼저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고, 성결교도 예성과 기성이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고, 장로교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쪼개져 있는데 신앙과 신학이 큰 차이가 없는 교단은 연합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기총과 교회협의 통합은 그런 과정을 거친 연후에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하나로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 교회협과 한기총의 신앙과 신학을 깊이 있게 보면 통일성이 없는 게 문제예요. 단적인 예로 단군상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한기총에서는 이것을 우상으로 보고 또 신사참배 이상으로 보고 그에 대해 강력하게 투쟁한 반면 한쪽에서는 단군상을 세운 사람이 초청하는 미국 집회에 한국의 많은 지도자들을데리고 갔다는 거죠. 이런 큰 차이와 시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문제로 남아 있죠.

그리고 또 하나는 석가탄신일에 그것을 방해해서는 절대 안되겠지만 그곳의 봉축행사에 참여하고 의식에 참여하고, 같이 만나면 인사라고 하지만 합장을 하거든요. 한쪽에서는 그것을 하고, 한쪽에서는 온당치 못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어요.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sameness는 어렵다는 견해입니다. oneness면 몰라도. 똑같을 수는 없죠.

또 하나는 WCC가 기독교 연합이 아니라 종교 연합의 의미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종교 다원주의의 경향으로 세계가 나가고 있어요. 기독교 연합이라면 그것은 얼마든지 우리도 함께 할 수 있지만 그곳에 회교, 불교는 물론 심지어 안 믿는 사람들까지 들어오는 단체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결국 종교라는 것이 물리적으로 하나가 되면 발전을 못합니다. 어느 나라든 간에 보혁구도가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다른 나라를 보면 종교가 하나로 통합되었을 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어요.

하나는 종교 자체의 부패가 생겼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종교가 정치의 시녀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거죠. 하나가 되었을 때는 다른 기구의 견제가 없어 폐단조차도 막을 힘이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 양기구가 있음으로 만일에 한쪽에서 폐단이 생겨도 또 다른 쪽에서 비판하며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보혁구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까 제 3의 기구에 대한 견해를 물어 보셨는데 이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합니다. 한기총과 교회협의 통합을 어렵게 하는 요소들을 해결하며 하나님께서 하나가 되게 하시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나 교계 문제에 대해서 한기총이 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언적인 태도를 많이 취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즉, 외적으로 눈에 보이는 사업은 많이 했지만 심화되기 위한 내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연구기관이나 자문위원의 확충 같은 것 말이죠. 이런 데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 과거에 비해서는 내용 면에 있어서 충실하려고 애써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언적이라기 보다는 나름대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해 순발력 있게 대처했다고 생각합니다. 교계에 여러 가지 단체가 있지만 이 모든 기관들이 문제제기를 하기 전에 한기총이 나선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김계화의 할렐루야기도원 사건이나 안상홍 증인회 이단 규정, 통일교의 문선명 문제, 도올 김용옥의 기독교에 대한 발언이 불거졌을 때 한기총이 앞장서서 구체적으로 이 문제를 대처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세습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도 한기총이 포럼을 열어서 논리적인 정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여기에 대해서 시정을 촉구하며 가시적인 효과를 보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했죠.

그러나 연구기관이 없다든지 하는 것은 사실 아쉬운 부분입니다. 기독교 연구소를 만들어서 한국교회 내외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신학적, 학문적, 윤리적으로 검토해서 이것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결의하는 기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가동을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에 대한 가시적인 효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조선족 북한 문제 전문가들을 초청해 동북아의 흐름과 전망에 대한 학술적 세미나를 여는 것입니다. 이런 전문가들을 불러 자문을 받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기총이 2002년에 계획하는 대북선교의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한기총은 북한돕기선교 위원회, 통일선교대학, 통일정책 위원회 등을 통해 대북선교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변방의 채널을 이용해 탈북자들을 돕고 협력할 수 있는 데까지 협력하고자 합니다. 현재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그 채널을 약 삼십오 개 정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북 선교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할 방침입니다. 개신교가 큰 교단은 큰 교단대로 대북 문제를 독점하려는 경향이 있고, 단체는 단체대로 그 문제를 풀어가고, 교회는 교회대로 서로 앞 다퉈서 하는데 문제가 있어요. 북쪽에는 창구가 하나인데 남쪽에는 6만 교회라면 창구가 6만 개예요. 혼란이 없을 수가 없죠.

그래서 대북창구의 시너지효과를 위해서는 대표기관이 어디이든 간에 손을 잡고 창구를 일원화하여 북한을 돕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 문제는 정말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사명으로 알고 공통된 의견을 모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북선교의 창구를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한기총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통일선교대학 6기 졸업이 근자에 있었습니다. 이런 수료자에게는 한기총이 대북선교의 자격을 줄 계획입니다. 대북 문제에 있어서는 세계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든 기도하면서 동포애를 갖고 가슴을 열어 그들을 끌어안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특별히 동성애 문제와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한기총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 아직 한기총의 공식 입장은 없지만 일단은 사형 폐지 위원회의 견해를 찬성합니다. 그래서 현재 한기총 대표회장이 그 위원회의 명예회장이고, 저와 NCC의 총무는 공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형제도는 인권적 측면도 있지만 생명적인 측면으로 접근했을 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현재 국회의원 155명의 서명을 받아서 국회입법을 청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기총도 개별적이긴 하지만 깊숙하게 들어가서 이 일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NCC에서 오랜 동안 이 일을 해와서 마치 이것이 NCC의 전유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기총도 생명의 존엄성 차원에서 사형제도 폐지 문제를 접근하고 있음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대한 신학적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만 그 어떤 신학적 문제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명입니다. 그래서 사형제도는 폐지해야 합니다. 극악무도하면서도 재범의 소지가 있는 사람이라 해도 종신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말을 들어보면 정말 감옥에 10년, 20년을 있으면 심리적으로 죽은 것과 똑같아진다고 합니다. 결국 생명의 문제는 하나님의 문제입니다. 인간이 죽일 만한 권한이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재판에도 오판이 많은 법입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사형언도를 받았던 사람이거든요. 집행만 안 했을 뿐이지, 만일 사형이 집행되었으면 대통령은 물론 노벨평화상은 생각도 못했겠죠. 이런 식으로 과거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형언도를 내린 재판관마저도 그 문제에 가슴아파하는 것을 봐 왔어요. 생명의 존엄성과 생명의 윤리를 지키는 의미에서 사형제도는 폐지해야 마땅합니다.

▶ 이단 문제는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인데 한기총은 이 문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갖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이비 이단 대책위원회도 있는데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끌어갈 계획인지요?

- 한기총은 55개 교단 16개 선교 단체가 들어와 있는 매머드한 협의회입니다. 그런 한기총이 단독으로 어느 개인이나 교단이 어려움을 당할 때에 그것을 직접 다루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다만 교단에서 문제가 있을 때 교단이 해결을 하다가 그것이 어려울 때 총회장이나 단체장의 이름으로 의뢰를 해 주면 그때서야 우리가 자료를 갖고 이단, 사이비 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을 통해 연구를 하고 신학적, 윤리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절차를 밟습니다. 1차적으로는 경고를 하고, 그래도 고치지 않을 경우는 최종에 가서는 이단으로 발표를 하는 방식이죠. 그런 측면에서 한기총은 이 부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교단이나 단체에서 이단 문제가 발생해서 그것을 우리에게 공문으로 정식 접수를 시키면 한기총 나름대로의 논의 구조를 거쳐 신중하게 대응하고자 합니다. 아무튼 사회가 혼란하고 국가가 혼란할수록 사이비 이단이 횡행하는 법이죠.

그것은 기독교 성장의 저해요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사이비 이단에 대해 밝히는 작업은 한기총이 계속할 방침입니다.

▶ 박 목사께서는 한국교회 언론위원회의 사무총장으로서 언론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계언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지요.

- 제가 마음 아픈 것 중에 하나가 그것입니다. 다른 종파들은 대책위원회나 연구위원회나 매스컴 위원회가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그것을 봉합을 하는 데 적극적이에요. 그것은 어떤 부정한 방법으로 한다는 것이 아니라 보도하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곡해되었다고 판단될 때 대화를 통해 보도되지 않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신교의 특성상 개교회 위주와 대교단 위주가 되다 보니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좋은 것은 침소봉대하고 나쁜 것만 계속 부각된다는 말이죠. 마치 한국기독교는 무슨 범죄 집단인양 왜곡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한국교회언론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것도 처음 만들어졌을 때 무슨 대형교회의 대변자인양 묘사가 되었는데 이제 그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한국교회의 유수한 교단의 총회장, 총무들이 모여서 공식적으로 발기를 해서 활동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기독교 언론의 난맥상입니다. 언론에 대한 사명이 있으면 말릴 수는 없는 겁니다. 참 조심스러운 말인데 너무 많아지니까 한국교회 언론 기관이 구조 조정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에요. 언론의 사명 가운데 분석하고 비판하고 격려하는 기능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기능에서 일탈해 전도를 막고, 교회 성장에 방해가 되는 보도들이 가끔 있어요. 때문에 비판을 하더라도 이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가, 교회 성장에 도움을 주는가, 기독교윤리에 부합하는가 라는 전제를 항상 밑바닥에 깔고, 기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교계언론에서는 그런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사를 쓰기 때문에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것은 고쳐야 할 부분입니다.

언론은 중요하기 때문에 더 많이 발전하고,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기독교언론의 영세성 문제는 상대적이긴 하지만 자체적으로 이런 것이 잘 정리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한기총의 재정 상태는 어떤가요?

- 연합기관의 약점이긴 한 데요, 교단에서 내는 분담금을 갖고는 한기총의 극히 일부분밖에 감당을 못합니다. 많은 부분들이 필요하고 일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맨파워가 형성되어야 해요. 맨파워가 형성되려면 전문가를 키워야 하고, 그에 따른 재정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외부에서 보면 한기총이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매스컴을 타고 하니까 상당히 화려해 보이지만 내용적으로 봐서는 개교회의 힘보다 약한 것이 사실이에요.

한국교회에 후원제도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어요. 큰돈보다도 외국처럼 개미군단을 형성해서 10불, 20불의 작은 돈이라도 여러 사람이 보내줘서 단체가 이끌어진다면 좋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게 안 돼서 자연적으로 힘있는 큰 교회를 의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큰 교회도 지속적으로는 어렵거든요. 한기총이 빚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를 연구하고 검토할 단계에 왔어요.

말씀드리자면 교단 분담금이 있지만 그것과 별도로 한국교회가 예산을 세울 때 일정한 액수를 연합운동을 위한 예산을 세워서 연합운동하는 기관을 제도적으로 돕게 되면 한국기독교의 연합운동체들도 더욱 사명을 감당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 총무님은 목회자이면서 정치에도 관심이 많아 강원도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한 적도 있습니다. 앞으로 개인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제가 한 때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 출마도 했지만 아직 한국의 문화에서 신앙적으로 접근하기에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는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정치권에서 할 수만 있다면 나가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생각뿐이었고,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제 개인적 목표가 있다면 한국교회가 세계에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고 있는 반면에 선교, 목회에 헌신했던 사람들의 노후문제나 안식년 문제에 대한 처리가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때문에 하나님이 축복한다면 해외선교를 갔다가 귀국해서 쉴 곳이 없는 분들에게 미션홈 같은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 다음에 기독교에 아직도 샤머니즘적 요소가 강한데 경건한 기독교문화 확산을 위한 센터 같은 것이 생긴다고 하면 그 일에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싶습니다. 한기총의 대선에 대한 입장이나 방향성이 있는지요?

- 한기총은 연합기관이기 때문에 다만 바르게 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대선이든, 지선이든, 여러 가지 선거가 있는데 바른 선거를 위해서 기도하고 정책 대안이 있으면 제시하는 입장이지 한기총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오늘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2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