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 , 신천지
전체기사 | 상담제보 | 후원신청 | 배너달기
> 뉴스 > 문화 | 이영종 기자의 북한읽기
       
남북 장성급 회담, 이번엔 잘될까
북한 급작스레 합의사실 통보… 전망 엇갈려
2004년 05월 12일 (수) 00:00:00 이영종 yjlee@joongang.co.kr

남북한이 지난 7일 평양에서 열린 14차 장관급 회담에서 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남측에 5월 중순께로 회담을 제안한 만큼 이 시기에 맞춰 개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번 장관급 회담 합의는 지난 2000년 9월 제주도에서 열린 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던 고위급 군사 당국자 회담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물론 남북간에는 지난 92년 소장급 장성이 참가하는 실무접촉이 있었다. 또 4년전 6·15 남북 공동선언 발표 이후 군사접촉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앞서의 장성급 접촉은 남북 기본합의서 도출을 위한 분과위 형태로 이뤄진 회담이란 점에서 군사현안을 독립적으로 다루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남북 공동선언 이후 군사접촉도 대령급이 수석대표인 실무접촉 수준에 그쳐 고위급 군사 채널의 가동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대령급 접촉이 남북간의 군사긴장 완화나 신뢰구축 문제가 아닌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도로 연결공사를 위한 비무장 지대 이용 방안 등 주로 경협 지원 측면에서 진행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곧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군사 신뢰구축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한은 지난 2월초 서울에서 열린 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이미 장성급 군사당국자회담의 개최에 합의한 바 있다. ‘군사 당국자 회담을 조속히 개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남측의 당국자들은 5~6월 꽃게잡이 철을 앞두고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인 만큼 늦어도 5월 이전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렇지만 남측이 회담의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를 못박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북측의 공동보도문에는 우리의 ‘합의’ 표현과 달리 ‘군부에 건의한다’는 표현으로 돼 있어 성사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번의 경우 공동보도문에 ‘개최 합의’로 표현돼 있어 외형상으로는 지난번 회담 때 보다 더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회담 당시의 정황을 따져보면 실제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회담 관계자들은 말한다.

즉, 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상태에서 우리 대표단이 평양을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던 지난 7일 오전 11시40분 북측이 급작스레 수석대표 접촉을 제의해 와 회담 합의 사실을 통보해 줬다. 당시 북측 권호웅 단장은 “종결회의가 열리던 시간에 우리 군사당국으로부터 군사당국자 회담 개최에 동의한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북측 군부가 실제 절묘한 시점에 장성급 회담에 합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인지, 아니면 회담 전략상 막판에 우리 대표단의 옷소매를 붙잡는 형국이 되버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북한 군부가 과거 ‘건의’수준의 표현을 고집하던 데서 이젠 ‘합의’를 못박음으로써 군사회담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되버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장성급 회담이 열릴 경우 수석대표의 급은 소장(북한의 중장에 해당)이 유력하다. 또 장소는 판문점이 될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남북간 사회·문화 교류와 경제협력은 눈에 띄게 발전을 거듭해 왔다. 물론 북핵문제를 비롯한 남북관계의 걸림돌이나 돌출변수 때문에 부침을 거듭하긴 했지만 적잖은 성과가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금강산 관광으로 본격화 한 남북간 인적왕래는 각종 사회·문화 부문의 협력사업과 민간단체의 방북으로 활성화 됐다. 이산가족 상봉도 모두 9차례에 걸쳐 이뤄져 이산의 한을 달랠 수 있었다. 또 경협은 기존의 임가공 수준에서 벗어나 대북 투자가 규모 있게 이뤄지고 대규모 경협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공사는 물론 개성공단 건설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지만 군사접촉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북한 군부는 실리를 챙길 수 있는 경협사업 보장 차원의 군사협력에만 선을 긋고 대응해 왔다.

또 99년 6월 남북한의 해군이 충돌한 연평해전에 이어 2002년 6월에도 서해상에서 교전이 발생해 양측 해군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불미스런 사태까지 있었다. 남북간 화해·협력을 추진해온 정부로서는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군사분야의 신뢰구축이나 안정이 없이는 다른 부문의 교류·협력이 불안정 하거나 부침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회·문화분야의 교류 속도에 맞춰 군사분야의 긴장완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자 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배경이다.

장성급 회담의 성사 전망과 관련해 이번에는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회담 테이블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장관급 회담 북한측 단장이 직접 우리측에 회담개최 동의사실을 전달해 왔고, 북한 군부도 더 이상 식언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점에서다.

특히 북한 군부가 장관급 회담 막판에 호응을 해온 배경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회담판을 뒤엎기는 더욱 어렵다. 용천참사에서 볼 수 있듯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남측으로부터의 식량지원이 무엇보다 화급하다. 예년의 경우처럼 40만톤 규모의 식량이 남측으로부터 지원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사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군부도 이런 사정을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회담에 응해 나왔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무력충돌 방지 등에 필요한 군사신뢰구축에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북한이 경제부문의 실리라든가 다른 분야의 진전속도로 볼 때 이젠 군부가 나서야만 할 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북한의 대남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남측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군사당국자 회담을 계속 거부하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측면도 있다. 이런 가정이 맞다면 북한은 장성급 군사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북한 군부가 본격적으로 남측과의 군사회담에 나설 만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하는 남측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회담 호응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인 반응을 내보인다. 지난 2000년 9월 제주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담이 그 사례라는 얘기다. 당시 북한은 김일철 인민무력상을 비롯한 고위 군 간부를 회담에 내보냈지만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뒤를 이은 회담에도 응해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쌀 지원 등 실리를 취한 다음에는 군부차원의 대남접촉의 문을 다시 닫아 걸 것이란 판단도 이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 군부의 지속적인 회담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부의 전략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단지 다른 분야의 교류·협력과 보조를 맞춘다는 차원에서 벗어나 군사부문의 신뢰구축을 위해 북한도 응해오지 않을 수 없는 카드를 지속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치하고 있다. 노동당 총비서 같은 다른 직함을 놓아두고 국방위원장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북한체제에 군부의 입김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김정일 위원장도 98년 권력을 물려받은 이후 군부를 우대하는 ‘선군정캄를 본격화 하고 있다.

장성급 회담에 임하는 북한 군부를 어떻게 콘트롤 할 수 있느냐는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북한체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군부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느냐를 좌우할 게 분명하다. 장성급 회담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정부가 첫 대면에 대비해 전략마련 등 꼼꼼한 준비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영종의 다른기사 보기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 교회와신앙(http://www.ame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최근 많이 본 기사
이광수-이광선 형제 목사가 <콩고
“정명석의 범행에 대한 구체적 사
자유통일당, 22대 총선에도 '3
신천지인의 스토킹 행위에 대한 법
JMS 교주 정명석, 여신도 추행
개역은 음녀(배교 체제)의 집이라
장미꽃에 얽힌 멋진 추억
   <교회와신앙>소개걸어온길만드는 사람들광고안내후원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 교회와신앙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아01814  /  등록일자 2011년 10월 28일 / 발행일 2011년 10월 28일
이용약관 / 발행인 : 최삼경 /  편집인 : 최삼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봉식
(12125)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도제원로 32-2  /  Tel 02-747-1117 Fax 02-747-7590
E-mail : webmaster@amennews.com
Copyright 2005 교회와신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ame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