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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임마누엘 사건의 징표
■ 기독인에게 몸은 무엇인가 / 문화선교연·갓피플닷컴 문화포럼
2004년 03월 03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몸짱과 얼짱, 그리고 누드열풍을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보편적인 인식을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다.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 원장 임성빈)과 갓피플닷컴(대표 조한상)이 공동으로 주최한 ‘기독교 문화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기독교인에게 몸은 무엇인갗라는 주제로 얼짱, 몸짱, 누드열풍을 바라보는 올바른 기독교적 시각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월 26일 나들목교회 문화홀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한일장신대 이종록 교수와 영화평론가 유재희 씨, 성석환 문선연 책임연구원의 발제에 이어 자유토론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 기독교문화포럼 참가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성석환 목사(왼쪽)와 유재희 평론가.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이종록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몸 그리고 생명의 해석학’이라는 제목으로 몸에 대한 신학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이 교수는 예수님이 인간으로, 즉 몸으로 이 땅에 오셔서 인간들과 함께하셨음을 통해 “인간의 몸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심을 보여준 임마누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영과 육으로 이원화하여 몸을 멸시했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할수록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몸에 집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연유로 최근 사회현상과 같이 성적으로 몸을 학대하거나 아니면 몸을 위해서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며 상품화하는 모순된 행동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성경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인간은 몸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며, 따라서 크리스천은 인간이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섬김을 실천하는 몸’이기에 교회가 몸존중운동을 펼칠 것을 제시했다. 

유재희 서울기독교영화축제 집행위원장은 ‘영화 속에 나타난 몸’을 주제로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영화가 담고 있는 몸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우선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를 통해 한낱 고깃덩어리 취급받는 육체와 그러한 육체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몸의 소중함을 설명했다. 이어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를 살펴보면서 통합된 몸이나 인격은 없어지고 이미지로서의 파편화 된 육체만이 존재하는 현실을 영상을 통해 설명했다.

유재희 씨는 “<타락천사>에 나타난 서로 만나지 않고서도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은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을 미리 예측한 것”이라며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시대에는 자신을 알리기 위해 오직 이미지로만 승부하게 된다”고 몸짱, 얼짱 신드롬의 원인을 분석했다. 또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아바론>을 통해 앞으로 생겨날 가상의 몸에 대해 설명했다. 유재희 씨는 “<아바론>에 등장하는 게임세계에 빠져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는 미귀환자는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한뒤 “이미 오래 전부터 영화가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교회는 과연 무엇을 했느냐”며 교회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을 촉구했다.

진행을 맡은 성석환 문선연 책임연구원은 참고발제를 통해 “몸을 열등하게 취급해서는 결코 오늘날과 같은 현실에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며 “고발적 경계심을 뛰어넘어 마음과 몸이 분열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성석환 목사는 얼짱에 대응해서 생긴 얼꽝모임이나 미스코리아 대회에 반대하는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전히 이원론적 인간 정체성을 극복하지 못한 방식이기에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목사는 “하나님은 인간을 준엄한 시각으로 보신다”며 “인간의 몸을 아름답게 여기고 몸을 통해 인간의 온전한 정체성을 파악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상을 회복하는 것이 이 시대 교회의 과제”라고 결론지었다.

발제 후 진행된 토론시간은 이러한 이론들이 교회에서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돼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성석환 목사는 “교회내부, 기존의 신학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삶 속에서의 실제 생활은 터부시하고 신앙만을 강조했던 과거 이원론적인 사고가 만연해서는 결코 해법을 찾을 수 없다”며 교회 내에서의 전인성의 강조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유재희 평론가는 “교회는 치유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미지가 부서지고, 몸이 파편화되며, 인간이 기계가 되는 사회에서 사회를 바꾸려는 원대한 시도보다 우리 곁에 있는 상처받은 한 영혼을 치유하는 것이 교회의 우선의 할 일”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번 기독교문화포럼에 대해 성석환 문선연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연구와 토론은 교회가 지금까지 무관심 혹은 비판으로 일관한 양극화된 자세를 버리고 적극적인 분석을 통해 대안적 반응을 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선교연구원은 앞으로 기독교인의 자아정체성 문제나 곧 개봉할 기독교관련 영화에 대한 분석 등 최근 문화적 이슈를 소재로 하여 서울과 지방을 번갈아가며 매달 기독교문화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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