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길 교수(명지대학교 상담심리학·기독교 신학과)

Q. 저희 부부는 맞벌이를 하느라 대화가 적은 편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대화를 하려고 마음먹고 시작하면 돈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제가 되어 '쓸 곳은 많은데' 하면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무능력을 지적하기 시작하여 다툼으로 이야기 끝을 맺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여야 대화의 주제가 다양해질 수가 있을까요?

A. 결혼을 하여 초등학교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어려운 경우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대화의 방법을 연구하는 많은 이론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룹을 만들어 다른 부부 앞에서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여, 격려도 받고 부부간의 기쁨을 다시 찾기도 합니다.

 그 결과가, 오래 지속이 되려고 하면 대화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부부들의 대화 장애 요인은 각자가 보았고, 들었던 것에 근거하여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서로에게 주장하는 데 있음을 보았습니다.

 부부는 자신들, 환경 차이가 가져오는, 다른 견해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보통 부부들의 생활은 직장에서 가정보다 오랜 시간을 갖고, 동료들에게 영향받은 생각이 대화의 기본이 됩니다.

 부부가 함께 영향을 받는 시간이 많아지면 대화가 한결 부드러워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부간에 고쳐야 할 많은 사안들이 있는데 그것을 주제로 삼아 서로에게 고쳐달라고 말로 하게 되면 분명히 다툼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경험한 것은 이견 찾기가 어렵습니다. 캐나다의 어느 지역은 날씨가 좋은 계절의 부부 싸움 횟수와 좋지 않은 계절의 부부 싸움 횟수를 조사해보니까.

 여행이나 나들이 시간을 낼 수 있는 계절은 부부간의 갈등이 일어나는 횟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적으나, 날씨가 춥고 실내 생활이 많은 경우에는 사소한 일도 다툼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부부는 함께 보고, 경험하는 시간을 통해 대화 소재가 다양해질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부가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공통된 경험은, 오직 돈으로 인해 생기는 생활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채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통해 다툼을 일으키며 서로의 공통된 경험을 부정적으로 찾아가는 노력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곤 부부들이 피해 가는 방법은 부부가 돈 얘기를 하지 않으면 누구와 하겠냐고 자신을 변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부부가 돈 얘기를 하며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살림에 대한 자료 없이 막연하게 감정을 해소하려는 시도나 자기를 알아 달라는 식의 대화 유도는 결국 서로에게 좌절감을 심어 주게 되어, 행복한 가정 생활을 만들어 가기가 어렵게 되어, 또 다른 대화의 상대를 찾게 되는 원인을 부부가 서로에게 제공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 주게 됩니다.

 부부간 대화의 최고의 기법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는 노력을 가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찾기보다 사회 문화적 환경에서 찾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과 몸에 관련되어 살아가는데, 이것은 본능적인 대화의 소재가 많다고 합니다. 마음과 몸의 상호 작용 속에 꼭 필요한 사회적 요소를 첨가하면 자신의 삶이 꼭 돈으로 인해 만들어진다거나 돈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기에 많은 부부는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환경의 변화 없는 대화 기법 발달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입니다.

 변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모순된 메시지가 전달되면 그것을 듣는 많은 사람들이 사고 장애와 정서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부부간의 대화가 만일 모순된 주제가 반복되는 시간이 많아지면, 결국 서로에 대한 사고 장애나 정서 장애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가정 폭력이 나타나게 되면서 부부간의 폭력이 자녀에게도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이성을 잃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사건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 경우는 일과 관련됐든, 대화를 나누든 간에 만나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은 공통된 경험을 나누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일과 관련이 있든 없든 간에 나누는 대화는 서로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의견으로 다툼이 생길 때 상대방 의견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기에 올바른 대화로 가는데 불편함이 없는 것입니다.

 환경은 사회, 문화적인 것도 있으나, 인간으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환경도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생긴 우리 주변의 환경은 부부간의 무력한 것을 끌어내는 기회제공을 만들어 주는데 그것은 대부분 서로를 비교하는 자기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될 때에 생기게 됩니다. 이때에 생기게 되는 평가라는 것이 부부대화를 극단적으로 만들어 가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부부보다 더 가까운 사회 친구는 없다고 봅니다. 그 어느 누구, 의견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의견이라고 하여도 그것을 기준으로 만들어 내는 의견이 부부 싸움을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안됩니다.

 대부분 부부싸움은 자신이 연구해서 만든 이론으로 싸우기보다는 자신의 가정 생활에 동의를 잘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부부가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다양한 대화 주제를 만들어 가는 방법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