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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약교회
2004년 04월 21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성약교회(최홍만 목사)의 예배당은 개성보다는 무난함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비춰본다면 가히 파격적인 건물이라 할만하다. 대부분의 교회가 예배당으로 일자형이나 원형형태의 건물을 선호하는데 반해 성약교회 예배당은 한국교회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ㄷ’자형 건물이다.

건물의 형태가 ‘ㄷ’자이기 때문에 출입문은 자연스럽게 ‘ㄷ’자의 열린 부분에 넓게 위치하고 있다. 성약교회의 입구로 들어서면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은 교회 마당이다. 성약교회의 교회 마당은 건물의 내부에 있다. 흔히 건물과 마당이 있고 그 주위를 울타리나 담이 교회의 구역을 구분하는 경계를 짓지만, 성약교회 예배당은 건물 자체가 그 테두리의 역할을 하면서 마당을 건물 안에 품은 형태이다.

   
교회 앞마당의 좌측에 예배실을 포함한 건물이 있고, 우편에는 당회실과 새신자실, 화장실 등 부속시설이 있는 건물이 있다. 우측 건물의 1층에는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이용해 유치원으로 사용하고 있고, 예배실은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다. 내부를 통해 예배실로 들어갈 수도 있으나, 마당에서 한눈에 보이는 넓은 계단이 좌우건물로 들어가는 주진입로 역할을 하고 있다.

성약교회는 기차길옆 교회이다. 계단을 오르면 인접해 있는 기차길이 내려다보인다. 하루에도 수십차례 다니는 전철의 굉음과 멀리 보이는 도봉산 바위봉우리의 고요함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계단은 계단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마당이 무대가 되는 공연장소의 좌석 기능을 동시에 감당하고 있다. 일반 교회와는 다른 예배실의 형태로 인해 자칫 제한받을 수 있는 여러 행사를 마당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 따라서 좌석이 되는 계단과 양쪽건물의 마당쪽 면을 모두 복도로 배치해 마당을 에워싸고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성약교회 예배당은 건물에 화려한 장식이 없다는 것이 특이하다. 건물의 대부분은 직선으로 이루어졌고, 색이나 건물의 모양새는 투박하고 거칠다. 인위적이며 상징적인 것을 철저히 배제했다. 장식이 없는 대신 독특한 구조가 건물의 지루함을 보완한다. 특히 예배실의 형태는 그 중 가장 독특하다.

   
성약교회 예배당의 예배실은 한국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로형이나 원형, 혹은 부채형의 예배실이 아닌 옆으로 길쭉한 모양이다. 강단에서 정면으로 보면 보이는 것은 성가대석 뿐이다. 회중석은 좌우편에 2층 구조로 자리하고 있다. 회중석의 1층은 강단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2층에서는 강단을 내려다보게 되어있다. 때문에 2층의 좌석은 급한 경사로 배치해 앞사람으로 하여금 시야를 가리는 일이 없도록 했다.

예배인도자나 설교자는 좌우를 번갈아보며 진행해야 하는 어색함이 있겠으나, 성약교회의 이러한 예배실의 구조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내려다보는 강단은 좀더 가깝고 친밀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예배시 마주 바라보고 있는 회중들 사이에서 우러나는 친교가 예배실의 특이한 구조가 가지는 의미라 하겠다. 강단과 성도들만의 관계를 중시했던 기존의 예배실과는 다르게 성도 서로간의 관계를 중시한 배치이다. 또 설교자와 성가대가 가장 낮은 위치에서 위에 있는 회중을 향해 예배의 순서를 진행하기에, 예배는 낮은 곳에서 위로 드리는 것이라는 의미가 동시에 강조된다.

   
성약교회 예배당은 한국교회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형태의 예배당으로 예배당 건축의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예배당의 앞으로 운명은 그렇게 밝지가 못하다. 앞서 말한대로 인접한 기차길로 인한 소음과 무엇보다도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여관촌으로 인한 주거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교회의 이전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성약교회는 오는 5월말, 더 이상 주택이나 상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현재의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주택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날로 번창하는 유흥지역으로 인해 독특한 형태의 예배당이 더 이상 교회로 사용될 수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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