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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다투는 아이들, 어떻게 해야 하나요?
1999년 08월 01일 (일)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공보길 교수(명지대학교 상담심리학·기독교 신학과)

Q. 초등학교 4, 5학년의 연년생의 남매를 둔 엄마입니다. 두 아이는 틈만 나면 사소한 문제에도 육박전을 펼치며 싸우곤 합니다. 저나 제 남편이 상황에 따라 둘 중의 하나를 혼내기라도 하면 엄마, 아빠는 불공평하다며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편애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아이들은 서로간에 경쟁을 하고 불만을 갖는 것인지 걱정입니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주일에도 결석 한번 하지 않는 착한 아이들이 왜 저희들끼리는 원수처럼 지내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각자는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인기가 있고 교우관계 또한 좋습니다. 연년생이라서 참으로 힘들게 키워왔는데 이렇게 자녀들에게 실망을 할 때면 간섭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고 싶습니다. 저나 남편이나 각자 하고 있는 일들도 벅차고 힘든 요즘 자녀들에게 지치게 되니 삶의 의미도 재미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A. 자식 키우는 집에서는 늘 있을 수 있는 일들 중의 하나가 아마도 형제들 간의 다툼일 것입니다. 모든 가정에서 발견될 수 있는 흔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부모님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좌절시키는 것이 바로 이 문제일 것입니다. 사실 형제 간의 다툼은 모든 아동에게 있어서 성장과정의 정상적이자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이러한 다툼과 갈등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장, 단점을 파악해 나갈 수 있으며 대인관계의 기술들을 발달시켜야 할 필요성 등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적인 문제를 부모가 얼마만큼 심도 있게 관찰하고 원인을 분석하며 대안을 세워나가느냐에 따라 자녀들의 성격형성과 자존감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래 애들이야 다 그렇게 싸우면서 크는거지'라며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서로 간에 경쟁을 하고 다투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그들이 불만으로 삼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부모님들은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사연처럼 형제 간에 서로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지속적인 상처를 입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아이들 자신에게서 비롯된 문제이기보다는 부모와 관련된 문제일 수 있는데 그 중에 몇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두 자녀 중 한 자녀를 알게 모르게 편애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지면을 통해서 이런 사연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70대 노인이 언니의 죽음 앞에서 희열을 느꼈다는 것이었는데, 이유인즉 언니를 더 좋아한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평생에 걸쳐 언니를 증오하게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드러난 부모님의 편애는 자녀들로 하여금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분노를 갖게 합니다.

 두 번째 경우는 부모의 공평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자녀들은 때때로 부모가 '공평하지 않다', '정당하지 않다', '합리적이지 않다'고 불평할 수 있습니다. 특히 4-5학년의 아이들은 발달상의 특성상 비판적인 사고와 추론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때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특별히 민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이 자녀들의 사고와 행동에 대한 평가나 칭찬, 꾸짖음을 행할 때는 개인의 감정이나 동정에 근거해서는 안됩니다. 네가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이기 때문에, 나이가 더 많기 때문에, 네가 누나이기 때문에, 네가 동생이기 때문에 등등과 같이 문제의 원인과는 상관없는 이유를 들어 자녀의 행동을 꾸짖는 것은 자녀의 설득을 얻을 수 없습니다.

특히, 연년생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서로는 상대방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모도 연년생이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경제적으로 터울이 있는 자녀들의 부모보다는 이중의 부담을 갖고 있지만 자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히 받아야할 사랑과 양육을 둘은 서로 나누었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피해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매로서 지켜야될 서로에 대한 예절을 평소에 칭찬과 격려를 통해 지도해야 하며, 꾸짖음을 통해 지시해서는 역효과가 생길 뿐입니다. 자녀들이 원하는 것은 각자에게 정말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현재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해서 내려지는 부모의 정당성과 판단 그리고 관심입니다.

그러므로 자녀들간의 싸움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누구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원칙적으로 그들의 갈등은 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도 싸움이 지속될 때에는 서로를 떼어놓는 것까지만 부모가 개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녀의 싸움에 개입하게 되면 그들은 부모를 각자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증오와 분노가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의 경우는 부모의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일 수 있습니다. 부모간에 갈등이 심화될 때, 자녀들 간의 다툼도 증가합니다.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할 때 자녀들도 갈등이나 경쟁으로 다투지 않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찾아나갑니다. 그밖의 경우로는 부모가 가정 밖의 일에 지나치게 몰두할 때, 자녀들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역기능적으로 형제 간의 갈등과 싸움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형제간의 다툼, 갈등 그리고 경쟁은 아이의 삶의 일부이며, 때로는 자녀 자신에게나 부모에게 짜증스럽고 성가신 일이기도 하지만 성장을 위한 기회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 기회에 '어떻게 하면 부모인 우리가 자녀들로 하여금 건강한 자아상과 형제애를 갖도록 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여기시길 바랍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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