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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잔혹할수록 더 드러나는 수난의 참뜻
2004년 04월 14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의 돌풍이 교계는 물론 한국 영화계에도 몰아치고 있다. 종교영화, 그것도 성경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 성경내용 그 자체로만 만든 종교영화가 극장 흥행성적 1위를 기록한 것은 한국영화 사상 처음이다. 고난주간이 시작되기 며칠 전 국내 개봉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거치며 여러 교회의 단체관람을 비롯, 기독교인은 필수적으로 봐야 할 영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당분간 흥행전선에는 이상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언론이나 영화평론가들의 평가는 대중들의 평가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기독교 영화평론가조차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대해서 후한 점수를 주고 있지는 않다. 그 이유를 보면 일단 잔혹성만 강조되었을 뿐, 복음적인 메시지의 비중이 작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또 역사적 고증이 잘못됐다는 분석과 성경에 표현된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은 근본주의적 신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분명 잔혹하다. 관객의 절반 이상이 일 년에 한 번, 혹은 생전 처음 영화관을 찾은 권사님과 집사님인데 그들이 차마 눈뜨고 못 볼만큼 잔혹하다. 하지만 메시지가 없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성경 내용에 대해 모르는 사람에게는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즉 철저히 예수의 고난을 알고 있는 이들을 위한 영화이며, 그리스도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영화이다.

영화 내용 속에는 사탄의 유혹과 예정된 죽음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충분히 드러나 있으며, 가슴 아파하는 하나님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넣는다거나 더 철저한 고증을 통한 재현을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럴 경우 자칫 영화가 설교방송이나 다큐멘터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영화는 가톨릭 신자인 배우 멜 깁슨의 자기고백적 간증이며, 따라서 철저히 만든 이의 의도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진다. 예전부터 예수의 수난을 강조하고 싶어 했다는 감독의 제작의도에 비춰본다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그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열광하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마음이 동요하는 강퍅해진 심성과 보여주어야만 믿게 되는 영상우선시대를 반영하는 듯하다.

기독교 문화가 영화계를 지배하고 있는 현상을 만들어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기독영화도 탄탄한 시나리오와 높은 완성도를 지닌다면 충분히 흥행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어 그 의미가 각별하다. 여러 비난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팎에서 불고 있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열풍은 앞으로 예수님의 복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잘 만들어진 영화가 계속 개봉되기를 바라는 기독인들의 바람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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