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길 교수(명지대학교 상담심리학·기독교 신학과)

Q. 제 동생과 제부는 몇 가지 조건이 안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교회에서 만나 연애 끝에 결혼을 했고 식구들도 많은 축복을 해 주었습니다. 그 후로 동생 가정은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왔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가정에 충실할 뿐 아니라 신앙생활까지 열심히 하던 제부가 몇 달 전부터 외도를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괴로워하고 있는 동생을 어떻게 위로해야하고 또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결혼 당시 제부가 아버지도 없는 첩의 자식이었지만 성실하고 신앙심이 좋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건도 고려하지 않고 결혼을 시킨 식구들의 잘못일까요? 동생이 당한 배신감을 생각하면 분노가 솟구쳐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A. 이러한 사연을 듣게 될 때마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왜 이러한 일이 신앙인의 가정에서도 예외 없이 일어나야 하는지 한없이 슬프기만 합니다. 그래도 동생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말씀 안에서 위로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언니가 옆에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될 것 같아 참으로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아니 어쩌면 지금 당장은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신뢰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동생에게는 어떠한 위로나 고통을 나누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허무한 마음과 분노, 좌절, 우울한 심정을 이해하시어 기도로 준비하시고 동생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제부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을 일방적으로 쏟아 놓는 것보다는 객관적으로 제부가 외도를 하게 된 전체적인 배경을 분석해 주고 이를 신앙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들과 정보들을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우리는 다음과 같은 외도에 대한 잘못된 신화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1. 대부분의 외도는 욕망 때문에 시작된다.
 꼭 성적인(SEXUAL) 이유 때문에 외도를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외도의 근본적인 동기는 친근감과 안정감에 대한 정서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며, 또 어떠한 경우는 사회적으로나 성적인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 발생되게 되는 분노 때문입니다.

2. 신앙심이 강하면 외도를 예방할 수 있다.
 물론 개인적인 신앙심이 어느 정도 외도를 줄일 수는 있지만 결코 100%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외도는 보통 몇 달에서 몇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신앙심이나 양심에 즉각적으로 또는 자극적인 경보가 울리지 않습니다.

3. '우리 결혼생활에는 외도란 있을 수 없다'라고 확신할 만한 관계라면 결코 외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대부분의 외도는 순수한 우정에서 출발하며 (2)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3) 외도를 가능케 하는 심리적인 변화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외도의 안전지대를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4. 만일 외도를 한다면 더 이상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외도를 향한 마음은 낭만적인 분위기나 친밀감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헌신적으로 자신과 함께 한 아내에 대한 사랑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꼭 아내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외도를 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5. 상대방의 외도를 발견한다면 모른 척 해야 한다.
 이것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아닌 피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상대방이 계속해서 잘못된 길로 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일 수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외도에 대한 죄책감을 외도할 수 있는 권리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는 외도에 대한 신화 속에 빠져 있어서 배우자에 대해 너무 방심하거나 긴장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여전히 연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매 순간 깨어 있어야 하며, 설령 경건의 모습을 갖추고 살아간다 하더라도 부부가 늘 서로의 필요와 욕구들에 민감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외도의 원인이 동생에게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당연히 외도의 원인은 외도를 한 당사자의 상황에 있습니다.

이 외도의 원인에는 그 사람의 발달과 성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사연 속에 나타난 것처럼 가정이 건강하지 못했을 때나 아동기나 청소년기 등 외도 전의 수년 동안 건강치 못한 성격발달 및 경험이 외도의 씨앗을 키워왔을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외형적으로는 행복해 보이고 서로가 문제없이 생활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지만 서로의 욕구와 필요에 대해 무관심했거나 이러한 것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불안, 불만족스러운 상태가 지속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의사소통에 장애가 생기면서도 항상 신혼 초기에 지녔던 그런 관계가 지속되기를 서로가 강박적으로 희망하다 결국 외도에 이르게 되었을 것입니다.

 외도는 죄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변명을 통해서 설득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그러나 당사자가 자신의 잘못 고백하고 회복되길 원한다면, 또는 아내가 외도한 남편이 하나님과 가족에게 더 이상 범죄자로 남기 원하지 않는다면 함께 노력하는 모습과 희생, 그리고 더 큰사랑이 필요합니다. 신앙인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이요, 아이들의 아빠지만 어느 순간 서서히 빠져 들어간 외도의 죄 가운데서 이젠 어떻게 다시 이 길을 빠져나가야 하는가를 고심하는 제부에게는 아내의 기도와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많은 경우 외도의 문제를 서로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그 가정이 회복되어 갑니다.

그러므로 사연을 주신 분은 동생에게 연약했던 제부의 결정과 죄들에 대해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위의 정보들을 제공해 주고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더 이상 죄악 가운데 머물지 않도록 남편을 돌이키도록 도와주십시오. 하나님께 기도하는 자녀이기 때문에 제부 또한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돌아올 것이며, 자신의 연약함을 인해 다시 한 번 하나님과 가정에 헌신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자녀로 하여금 이 문제가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하십시오. 아빠에 대한 불신감이나 절망감이 앞으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있어 큰 장애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하고도 조심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아빠가 자신의 잘못을 하나님 회개하고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며 하나님을 모신 가정 가장으로 회복되어져 가는 모습을 볼 때, 이 상처는 물론 흉터를 남기겠지만 아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 실패하게 된다면 자녀들에게 계속 덧이 나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건강한 가정을 드는 것이 누구에게나 쉽게 열려진 것은 아닙니다. 뼈를 깎는 아픔과 고통, 그리고 희생을 감수하려는 가족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8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