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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정은 우리가 지킨다
와이홈키퍼스
2005년 02월 02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저는 결혼한 지 이제 1달된 새댁입니다. 시아버지께서 담배와 술을 너무 많이 하세요. 오랫동안 피셔서 그런지 담배 끊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으신가 봐요. 저희에게 재떨이 하나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대전에서 박미숙)

“제가 이번에 고등부 교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저희 교회 학생 중에는, 나쁜 아이들은 아니지만 소위 말하면 불량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아이들이 몇 명 있어요. 아직은 건강에 나쁜 건지 좋은 건지 분간 못하고 담배와 술을 하고 있어요. 이 금연재떨이로 아이들에게 살아갈 이유와 행복을 주고 싶어요”(대구에서 김희경).

“추운겨울 베란다에 반딧불이 되시는 저의 형님. 이제는 금연하시어 온가족이 따뜻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기를 바라며 선물하고 싶습니다”(이천에서 이정수).

   
▲ 청소년 스스로가 나서서 가정을 지키기 위한 금연캠패인을 벌이고 있다.
‘와이홈키퍼스’(Y-Homekeepers)는 지난 1월 초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사연을 적어 신청하는 이들 500명에게 금연재떨이를 나눠주는 행사를 했다. 이벤트 게시판에는 아들놈이 담배를 많이 피워서, 곧 아기가 태어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못 끊은 남편을 위해, 사무실을 연기로 가득 채우는 직장 동료들을 위해, 아직 금연하지 못한 장로가 된 성도를 위해,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 금연을 결심했지만 항상 좌절하는 자신을 위해 등등 구구절절한 사연들로 가득했다.

당초 계획은 1월 31일까지 신청 받을 예정이었으나, 20여 일이 지나 이미 신청이 마감됐다. ‘와이홈키퍼스’가 나눠준 금연재떨이는 다름 아닌 타들어가는 폐 모양. 지난해 12월 28일 명동에서 하이패밀리와 공동으로 펼친 길거리 금연캠페인을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우리가정, 우리행복은 우리가 지킨다’는 목표로 결성된 ‘와이홈키퍼스’는 청소년으로 구성된 가정지킴이 단체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가 아니라 청소년이 이끌어 간다는 것이 ‘와이홈키퍼스’의 가장 큰 특징. ‘와이홈키퍼스’의 대표는 송예찬, 송예준 형제인데, 형 송예찬 씨는 이제 막 스무살을 넘겼고, 예준 군은 아직 고등학생이다.

지난해 4월,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와이홈키퍼스(www.yhomekeepers.org)’가 첫발을 내딛었고, 8월에 호서대학교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발족식에 참석한 이들 중 12명으로 운영단이 조직됐으며, 이들이 모임을 통해 행사계획과 토론자료 발표 등의 사역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토론을 통해 발표한 행복한 가정만들기 지침은 참으로 기발하다. ‘가정행복진단표’, ‘자녀가 실천하는 가정행복 십계명’, ‘부모갈등상황, 자녀대처요령 10가지’, ‘부모님 갱년기 증상 100% 대처법’ 등 자녀들이 아니면 감히 상상도 못할 행복지침들을 제시해 왔다.

2004년이 ‘와이홈키퍼스’의 시작과 홍보의 시기였다면, 2005년은 기회를 넓히는 시기이다.
우선 뉴질랜드 운영단의 활성화. 한인교회 자녀들을 중심으로 개척멤버만 구성되어 있는 상황인데, 올해에는 지역 한인을 중심으로 우선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 청소년 중심으로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봄에는 거리캠페인을, 여름방학에 캠프를 기획하고 있다. 봄 거리캠페인은 ‘이런 가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주제로 양재 시민의 숲에서 진행할 것을 계획 중이다.

지난 해 11월 11일 ‘와이홈키퍼스’는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바로 ‘한국피스메이커 특별상’을 수상하게 된 것. 가정의 행복지킴이를 자청하고 나선 젊은 피스메이커들이 인정받은 것으로, 청소년가정지킴이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했다.

 ‘와이홈키퍼스’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비전을 품고 있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마인드는 세계적으로 공유가 가능하기에, 청소년 NGO로 커나갈 꿈을 꾸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학업중인 송예준 대표는 “뉴질랜드 캐나다 등지에 이러한 모임을 확산시켜 앞으로 세계적인 모임으로 키워보고 싶다”며 “미래 리더십은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갈등중재능력이므로, 우리가 나서서 부모님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싶다”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말했다.

학생들이 ‘와이홈키퍼스’를 운영하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와이홈키퍼스’의 운영을 전담 사역하고 있는 최지혜 간사는 “아이들 입장에서 쏟아놓는 아이디어는 많은데, 추진력이 부족하다”며 “과외와 학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적극성을 결여시키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현실로 인해 생각보다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없는 자신들의 모습에서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 간사는 어려운 점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아이들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죠. 또 고통 받는 친구들을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고, 보듬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송예준 대표는 “무엇보다 가정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힘내라고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결코 혼자가 아님을 명심하고 힘들 때는 언제든지 와이홈키퍼스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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