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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 양심에 따라 살기 어려운 세상
2004년 02월 04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어느 날, 한 사나이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총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만, 총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한 적은 없다. 총기회사는 배심원을 매수하기 위해 전문가 랜킨 피츠(진 핵크만)를 고용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배심원을 뽑고, 그들을 협박·매수하지만 닉 이스터(존 쿠삭)가 배심원에 포함되면서 이들의 행각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 런어웨이 중 한장면 (재판하는 모습)
최근 개봉한 <런어웨이(Runaway Jury)>는 미국 법정의 배심원제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긴 법정 스릴러 영화이다. 소송을 당한 총기회사측이 막강한 정보력과 자금력으로 배심원들을 조종해 그들이 원하는 재판결과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배심원 조작행위를 방해하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절도와 방화, 협박 등의 행동을 서슴없이 취하는 과정에서 물질 앞에서 한없이 악해지는 총기회사의 타락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증인석에서 “죽은 사람이야 내가 알 바 아니다”라고 하는 총기회사 사장의 말과 상대 변호사에게 “승소해봐야 미망인에게 좋은 집만 주는 꼴”이라고 설득하는 매수전문가 피츠의 말은 미국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런어웨이>는 감정적인 표현은 최대한 배제하고, 치밀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법정 공방을 통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잘 만든 법정영화’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총기회사가 고용한 정보원 피츠 역을 맡은 진 해크만과 변호사 역을 맡은 더스틴 호프만, 이 두 중견 연기파배우의 연기대결은 관객들에게 영화의 내용 외에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영화는 불합리한 총기회사의 협박과 매수에 의해 한없이 약해지는 배심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배심원제도의 맹점을 비판한다. 따라서 영화는 양심과 물질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배심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총기회사측이 고용한 매수 전문가 피츠의 “우리를 대항해서 어떻게 배심원을 설득하고 있는갚에 대한 질문에 “그들이 당신들의 협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양심대로 판단하게 해 줄 뿐”이라는 이스터의 대답은 현실세계가 올바른 양심에 따라 행동하기에 얼마나 어려운 사회인지를 단편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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