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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놀면서 배울건 다 배운다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
2004년 02월 04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 비료포대에 앉아 신나게 썰매를 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에 있는 예봉산 산자락.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고스란히 쌓여 있는 언덕길 위에서 눈썰매를 탄다. 하지만 눈썰매장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눈썰매는 찾아볼 수 없다. 아이들이 눈 쌓인 내리막길을 타고 내려오는 것은 바로 비료포대. 아빠의 추억으로 듣기만 했던 ‘비료포대 눈썰매’를 아이들이 직접 타고 있다. 비료포대 뿐만 아니다. 검정색 튜브와 플라스틱 눈삽도 훌륭한 눈썰매의 구실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참가하고 있는 것은 최근 많이 생겨난 어린이 캠프, 그러나 이곳 ‘메아리 첫나들이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은 점심을 먹은 후 몇 시간째 눈썰매만 타고 있다. 오후시간의 프로그램은 ‘그냥 신나게 놀기’이기 때문이다.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소장 전국재 목사, www.ilf.or.kr)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첫나들이 캠프’를 비롯해서 4, 5, 6학년을 위한 ‘어린이 캠프’, ‘청소년 비전캠프’, ‘가족캠프’ 등 다양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캠프를 통틀어 ‘메아리 캠프’라 이름 붙인 후 기존 캠프와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가진 캠프로 운영하고 있다.

   
▲ ‘첫나들이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은 실내외 다양한 놀이를 통해 자연속에서의 삶을 체험한다.
우선 ‘메아리 캠프’의 가장 큰 특징은 소집단 중심의 캠프라는 점이다. 7~8명당 한 명의 지도자가 항상 함께 한다. 유행처럼 번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형 캠프, 혹은 극기훈련 프로그램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통제하기가 힘든 어린이들에게는 더 이상의 효과가 없음을 깨닫고 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소그룹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소그룹 캠프일 때만 지도자들이 참가한 어린이들 각자에게 세심한 관심을 가져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징은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하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메아리 캠프’에는 한시간 단위로 숨막히게 돌아가는 빡빡한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참가자들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스스로 결정해서 하도록 자율권을 부여한다. 특히 자유시간에 밖에서 많은 활동을 하게끔 유도하는데, 그 효과가 대단히 크다고 한다.

그 외에도 ‘메아리 캠프’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캠프 이후에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캠프에 참가하는 이들의 3분의 2는 예전에 ‘메아리 캠프’에 참가해 본 이들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첫나들이 캠프’는 3박 4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참가자 누구든지 자신이 캠프의 주인공이 되며 강요가 아닌 선택을 통한 즐거움을 누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첫나들이 캠프’에서는 규칙마저도 어린이 참가자들이 정한다. 캠프장 벽면에는 ‘행복한 꼬마들의 마을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할 것들을 써 보세요’라는 규칙을 정하는 큰 종이가 붙어 있다. 그곳에는 ‘절대 공부하지 말기’, ‘마을 식구들과 눈 마주치며 사랑한다는 인사하기’ 등의 어른들이 상상조차하기 힘든 독특한 규칙들이 적혀 있다.

‘어린이 캠프’와 ‘청소년 비전캠프’는 5박 6일의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청소년 비전캠프’의 경우 학원에 다니랴 공부하랴 가장 여유가 없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6일이라는 긴 시간을 캠프에 투자할 수 있는 이들이 적다. 하지만비록 10명 안팎의 적은 수가 모이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깊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5박 6일이라는 기간을 고집하고 있다.

‘가족캠프’는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부모님과 함께 또다시 캠프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메아리 캠프’는 특별한 모집광고를 하지 않는다. 참가한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추천을 통해 꾸준히 지원자가 늘고 있다.
‘청소년과 놀이문화연구소’를 설립하고 ‘메아리 캠프’를 운영하는 전국재 소장은 현재 두레교회 협동목사로 섬기고 있다. 따라서 ‘메아리 캠프’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인간사랑과 자연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공동체이다.

   
하지만 단체 명이나 프로그램에 기독교적 색채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여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될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모두 크리스천으로 구성된 지도자들이 참가자들에게 직접 베푸는 사랑과 관심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교회와 사회의 중간의 위치에서 비록 믿음이 없는 이들이라도 쉽게 다가올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메아리 캠프’의 캠프지도자들은 촉진자적 지도력을 선보인다. 전면에 나서지 않고 참가자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주로 감당하여 그들 스스로가 캠프를 꾸려가게끔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캠프가 시작된 후 초반에는 아이들의 개인적인 성격으로 인해 지도자들의 역할이 필수이다. 이희영 간사는 “처음와서 말수가 적고, 혼자 노는 아이들에게는 칭찬을 통해 잠재적인 흥미를 유발해 준다”며 “한 아이, 한 아이 대하다 보면 그들의 삶과 생각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이 간사는 캠프의 장점을 덧붙여 설명한다.
“캠프는 전인교육의 장입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맺을 때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서 아이들은 하나님이 주신 삶을 맘껏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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