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운철, 정윤석 기자

'예수치유능력목회세미나', '사명자 신유.은사 특별 대성회', '능력치유 대성회' 등 예언.신유.치유 등을 목적으로 한 집회가 요즘 한창이다. '특별한' 사람에 의해서 소위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사자'라고 불리우는 외국인들까지 한국에 몰려오고 있다. 

이러한 집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성령충만하게 된다는 데에는 누구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신앙의 '세계화'를 위해 외국인 사역자 초빙은 그런 면에서 긍정적이다.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의 로버트 카얀자도 그런 은사자 중 한 사람으로 한국에 소개됐다. 그러나 그의 안수와 설교 등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그의 신학 배경, 소속 교단, 목사 안수 등 기본적인 것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사실은 그를 초빙한 관계자도 모르고 집회장 사용을 허락한 교회 책임자도 모른다. 단지 '능력자' 또는 '은사자'라는 소문만으로 한국교회는 그를 강단에 세운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 성도는 자신의 교회 목회자만 믿고 그에게 안수 받고 막대한 헌금을 했다.

본호는 로버트 카얀자의 문제점과 소위 '은사자'를 둘러싼 한국교회의 현실을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 로버트 카얀자 집회. 가운데 흰색 도포 같은 옷을 입은 자가 바로 그다.

검증 안된 우간다인의 치유 . 헌금 "쇼"

최근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의 로버트 카얀자(36)가 치유 사역이라는 이름 아래 검증되지 않은 교리 전파와 함께 지나친 헌금을 요구하는 등 비성경적인 행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그를 한국교회에 연결시킨 중개인들은 '신유 사역자'라는 소문에만 의존해 그의 신학 배경과 소속 교단, 목사 안수 여부 등 기본적인 이력조차 확인하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이 교회 내부에 있음이 드러났다. 교회당 사용 문제에 있어서도 담당 목회자가 중개인과의 친분이나 부탁 등의 사적인 관계에만 의존, 쉽게 장소를 빌려주고 있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 집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되었다

지난 5월 24일 입국한 카얀자는 7월 12일 출국 때까지 49일 동안 모두 14곳의 집회를 인도했다. 그의 집회가 개최된 장소는 청주동산교회(최병곤 목사),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 한강교회(정운상 목사), 안산광림교회(최이우 목사), 경주현대호텔(목회자세미나), 포항중앙교회(서임중 목사), 전주전성교회(정복량 목사), 등 한국교회에 잘 알려진 곳을 비롯, 영동제일교회(김혜자 목사), 의정부석천순복음교회(강성기 목사), 사릉순복음교회(원호균 목사), 전주영생교회(강홍모 목사), 곡성다니엘수양관(박영문 장로) 등의 중소형 교회에까지 이른다(자료 2 참조). 금번 카얀자가 집회를 가진 청주동산교회 등 전자의 7곳 군데는 김항안 목사(한국교회정보센타)에 의해 유치됐고, 나머지 집회는 카얀자의 측근들에 의해 연결됐다.

소위 '죽은 자도 살린다'는 은사자로 알려진 로버트 카얀자. 그는 누구인가. 먼저 국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그의 모습은 이렇다.

"카얀자 목사는 그간 신유 사역을 통해 장사 지낸 죽은 사람까지도 살리는 기적과 아프리카에 만연되고 있는 에이즈 환자뿐 아니라 중풍, 앉은뱅이, 자폐증, 당뇨, 심장병, 눈먼자 등 갖가지 난치병들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치유되는 역사를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6명의 죽은자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살렸다. 아프리카 전역에 300개의 지교회와 고아원에서 1,500명의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낳은 세계적인 신유 은사자. 말씀.지식.예언의 은사 사역자."

한국교회에 카야자가 처음 알려진 때는 지난 94년 10월, 카얀자는 만 3년여 만에 한국교회에서 유명인(?)이 된 것이다.

기자는 카얀자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이번 그의 일정중 영동제일교회, 의정부석천순복음교회, 사릉순복음교회 등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보았다.

지난 6월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영동제일교회(김혜자 목사)에는 5백여 명이 운집했다. 교회측은 이번 카얀자 집회를 위해 국민일보에 광고까지 냈다. 5단 통의 크기로 5백만원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신도가 평균 100명 안팎이라는 교회 관계자의 말을 통해 볼 때, 매일 평균 집회 참석 인원이 5백명인 것은 광고의 효과가 적지 않게 작용한 셈이다.

집회가 시작되자 흰 도포 같은 옷을 입은 카얀자가 등장했다. 그는 약 1시간 30분의 긴시간 동안 원고 없는 설교를 했다. 통역은 김혜자 목사. 긴 설교를 하는 카얀자의 모습은 그가 '단지 치료만을 위해서 온 사람은 아님'도 보여주려고 한 모양이다. 그러나 사실 카얀자는 설교를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

▲ 집회 중 헌금봉투를 직접 나누어 주고 있다.

그리고 신문광고를 통해 집회에 참석한 신도들도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서 온 것도 아니다. 물론 카얀자 자신이 단지 치료만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알려진 '그'와 긴 설교를 하는 '그'의 모습은 달랐다.

그는 설교 후반에 들어 자연스럽게 헌금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사업가들을 일으켜 세운 후 특별 기도도 해주었다. 곧이어 카얀자는 집회에 참석한 교인들을 향해 "100만원 이상 헌금할 분"을 불렀다. 소위 '100만원 신도'를 부른 것이다. 스페셜 안수를 해주겠다는 의미다.

카얀자의 요구가 떨어지자 마자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앞줄에 앉았던 서너 명의 신도가 벌떡 일어나 나갔다. 카얀자는 '믿음', '감동', '순종' 등의 용어를 들먹이며 신도들을 재촉했다. 그러자 한두 명씩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30여 명의 '100만원 신도'가 카얀자 앞에 섰다. 이때 카얀자는 미리 준비한 편지 봉투를 그들에게 직접 한장씩 나누어주었다.

그 봉투에는 '감사 헌금'이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헌금을 하라'는 의미였다. 카얀자는 그 신도들에게 이번 집회가 끝나기 전(그 날부터 3일 안으로)까지 작정한 헌금을 반드시 실행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이후 카얀자는 그 신도들을 정렬시켰다. 신도들에게 서로 손을 잡으라고 요구도 했다. 그의 안수 행위의 첫 번째 단계다. 신도들은 낫 모르는 옆사람과 엉거주춤하게 손을 잡은 다음 카얀자를 주목했다. 카얀자는 이들에게 "심호흡을 3번 하라"고 지시했다. 안수 행위 두 번째 단계다. 다음에 일어날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100만원 신도'들은 손에 봉투를 든 채로 카얀자의 눈을 계속 응시하며 지시대로 따라했다. 3번의 심호흡이 끝나는 순간.

▲ 카얀자의 'go' 소리에 '100만원 신도들'이 넘어지고 있다

"go"

짧고 강한 소리가 났다. 카얀자가 지른 소리다. 이때 서있던 '100만원 신도'들은 뒤로 넘어지기 시작했다. 카얀자 바로 앞에 있던 여신도 두세 명이 먼저 쓰러졌다. 그러자 옆에 있던 신도들도 덩달아 넘어졌다. 서로 붙잡고 있던 손 때문이다. 카얀자는 자신의 한 번 소리 지름에 넘어지지 않은 사람을 향해 두세 번 "go" 등을 외쳤다. 그러자 반 이상의 신도들이 뒤로 넘어지듯 주저앉았다. 이 와중에도 헌금 봉투를 놓치는 사람은 없었다.

▲ 신도의 머리에 안수를 하고 있다

집회장 뒤쪽에 앉았던 신도들은 카얀자의 소리 지름과 쓰러짐 현상을 구경이라도 하듯 상당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그들이 흥분하거나 동요되는 것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카얀자의 행위를 곧바로 '성령의 능력'으로 연결시키려 들지 않는 눈치다. 이윽고 카얀자는 '50만원 신도'와 '10만원 신도'를 각각 불러냈다. 그들에게도 같은 방식의 안수 행위를 할 모양이다. 이때 뒤쪽에 자리를 잡았던 상당수 신도들이 짐을 챙기고 집회장을 빠져나갔다. 교복을 입은 중고생들은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이상 볼 것이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카얀자는 그들에게 신경 쓰지 않는 듯 집회를 계속 진행했다.

이러한 카얀자의 헌금 요구는 다음 날도 계속됐다.

"어제 여기 없었던 사람들, 오지 못했던 사람들 그분들만 손 올려 보세요. 하나님께서 이 시간에 '네가 100만원 이상의 씨앗을 심으라'라고 하는 사람들 또 '10만원에서 그 이상의 물질을 심으라'라고 듣는 사람들, 그리고 이전에 '한 번도 심지 않았던 사람들' '내일이나 주일까지 나는 하나님께 드리겠습니다'라고 작정할 수 있는 사람들. 이 서원 하나님께 하고 그 다음에 하나님 앞에 기도하겠어요. 빨리. 하나님 앞에 100만원 이상의 물질을 봉헌하기를 원하는 분들 빨리 앞으로 나오세요. '내가 심지 않았던 씨앗을 심겠습니다' 하는 사람 빨리 나오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빨리 나오세요. 빨리"

카얀자는 전날 집회 참석을 못해 헌금 작정을 못한 신도들을 위해(?) 별도의 기회를 가졌다. "씨앗(돈)을 심으라"는 카얀자의 요구에 약 20명의 신도가 또다시 앞으로 나갔다. 카얀자는 그들에게 전날과 같은 방식으로 안수라는 행위를 했고 작정한 헌금을 자신의 집회가 끝나는 날까지 낼 것을 또 강조했다. 집회는 다음날 새벽 1시가 넘어서 끝났다.

▲ 한 지체부자유자에게 안수를 하고 있다

6월 18일. 카얀자의 집회는 의정부에 위치한 석천순복음교회(강성기 목사)에서 계속됐다. 그의 설교는 전 집회에서 행한 것과 비슷했다. 그리고 그의 홍보용 설교 테잎 세트의 내용과도 상당 부분 동일했다. 석천순복음교회 집회에서 카얀자는 헌금보다 '안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은 약 4백명.

집회 중 카얀자는 신도들을 향해 "이 자리에 마음으로 심하게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며 그를 고치겠다고 공언했다. 본격적인 안수 행위를 하기 전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신도들은 조용히 그만을 쳐다봤다. 카얀자는 '성폭행 당한 사람'을 불렀다. 그는 가장 예민한 부분에 해당되는 마음의 '상처'를 고쳐보겠다고 한 것이다. 카얀자의 재촉에 1층 중간쯤에 앉았던 한 소녀가 그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물론 이 순간 카얀자는 모든 신도들에게 눈을 감을 것을 요구했으나, 적어도 그 소녀에게 있어서 그것은 형식에 불과했다. 그 교회 목사, 강사, 통역자, 집회 안내를 맡은 4-5명의 신도, 비디오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 등 다수의 눈동자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그의 안수 행위는 머리, 눈, 허리, 배 등에 직접 손을 대고 누루고 찌르고 두드리는 식이다.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가장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을 머리카락 속에 파묻고자 한 듯 고개를 숙인 채 카얀자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카얀자는 그녀의 머리와 등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touch" 등의 말을 반복하며 안수 행위를 했다. 그녀는 뒤에서 미리 대기하던 두명의 도움을 받으며 쓰러졌다. 장내는 조용했다. 카얀자는 잠시후 그녀를 일으켜 세운 다음 제 자리로 돌려보냈다. 그녀는 자신의 깊은 속마음이 공개됐다는 것 외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때 신도들의 마음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카얀자의 능력(?)을 인정이라도 한 듯 집회장의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카얀자는 이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집회에 참석한 약 4백 명의 전 신도에게 직접 안수 행위를 하기로 했다. 신도들을 한 줄로 세운 다음 자신이 서 있는 강대상 앞으로 지나가게 했다. 신도들은 그대로 따라했다. 기자도 그 대열에 동참했다. 카얀자의 능력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서다. 강대상 앞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을 짐작했는지 매트리스와 담요 등이 넓게 깔려 있었다. 

▲ 카얀자가 안수를 해준다며 한 여인의 허리를 잡고 있다.

"touch" "jesus" 등의 간단한 말을 카얀자는 반복하며 카얀자는 지나가는 신도들의 머리에 잠시 손을 얹었다. 1인당 소요 시간은 1-2초 정도. 아픔을 호소하는 신도들에게 카얀자는 안수 행위를 4-5번 반복하며 그들을 넘어뜨리기도 했다. 안수 행위가 계속되는 동안 강대상 앞에는 6-7명의 신도가 쓰러져 있었다. 카얀자의 안수를 받은 신도들은 쓰러져 있는 이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쓰러지는 사람이 많은 듯 싶으면 안내원들은 일부의 신도를 제 자리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카얀자의 안수 행위가 끝나갈 무렵, 젊은 한 부부가 자식인 듯한 한 아이를 데리고 카얀자 앞으로 왔다. 그 아이는 휠체어에 눕다시피 한 자세로 있었다. 언뜻 보아도 그 아이의 상태는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부부는 카얀자에게 아이의 병세를 설명했고 카얀자는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의 병을 고칠 뜻을 보인 것이다. 순간 모든 신도의 눈과 귀는 카얀자와 그 아이에게 집중됐다. 카얀자는 먼저 그 동안 해왔던 방식대로 아이의 머리 위에 안수 행위를 했다. 그리고 그 아이의 눈 앞에 자신의 손가락을 왔다갔다 지나쳐도 보았다. 손가락을 '탁탁' 퉁기며 그 아이의 귓전을 울리기도 했다. 카얀자의 이런저런 행위에도 그 아이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카얀자는 전 신도들에게 기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신도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통성으로 기도를 했다. 그 기도는 약 15분 동안 계속됐다.

카얀자는 그 아이에게서 한발 뒤로 물러나 일어섰다. 그리고 신도들을 향해 "아이는 완전히 고침을 받았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적'이 일어난 것으로 판단한 신도들의 반응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도 박수를 쳤다. 기자는 순간 그 아이에게 달려갔다. 아이의 상태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신도들의 박수 소리와 상관없이 아이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카얀자를 만나기 전과 후가 다르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초점이 없었으며, 그의 팔다리는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고침 받았다는 것에 대한 신도들의 응답의 박수와 실체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아이는 휠체어에 실린 채로 다시 밖으로 나갔다.

'아이가 고침 받았다'는 그날 집회장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카얀자의 한마디마다 터져 나오는 신도들의 '아멘' 소리는 집회장을 흔들었다.

이때쯤 카얀자는 헌금에 관한 말을 꺼냈다. 자신의 나라에는 고아와 에이즈 등의 환자들이 많다며 한국교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또한 그는 우간다에서 짓고 있는 자신의 교회 건축이 거의 끝날 단계에 있다며 건축 헌금을 요구했다. 카얀자의 헌금 요구에 강성기 목사도 거들었다. 카얀자와 이미 모종의 대화가 있었는지, 강목사는 "우리가 1천만 원은 헌금해야 하지 않겠는가"하며 신도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신도들에게 온라인 구좌 번호가 적힌 용지를 나누어주었다. 각자가 작정한 헌금을 입금시키라는 것이다. 온라인 번호는 267-01-xxxx-635(예금주: 석천교회).

집회가 마무리될 무렵, 성폭행 당했다는 조금 전 그 소녀에게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카얀자의 안수로 '치유'받았다던 그녀는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몸을 들썩거리며 머리를 좌우로 심하게 흔드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도들의 이목이 다시 그녀에게 쏠렸다. 카얀자도 그녀를 보았다. 그는 하던 말을 중단하고 그녀를 향해 손을 뻗으며 "go! go!" 등을 외쳤다. 그러나 그녀는 카얀자의 외침과 상관없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계속했다.

카얀자는 그녀를 강대상 앞으로 데려다가 다시 안수 행위를 했다. 그녀에게 한차례 했던 안수 행위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카얀자는 그녀에게 "하나님 감사합니다" "내 원수를 용서합니다" 등의 자신의 말을 따라 하도록 했다. 그녀도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카얀자는 그 소녀를 끌어 앉았다. 그 소녀는 다시 강대상 앞에 쓰러져 누웠다. 집회장은 다시 조용해졌다.

▲ 카얀자가 고침받았다고 선포한 휠체어의 아이. 기자가 집회 후 그 아이를 만났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

집회가 끝났다. 카얀자는 신도들에 앞서 집회장을 빠져나갔다. 신도들도 일시에 집회장을 나갔다. 신도들이 거의 나갈 때쯤 어디선가 "아 - 아 -"하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렸다. 강대상에 누워 있던 그 소녀에게서 또다시 이상한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누운 채로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괴로운 모양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그녀를 치료해 준다고 말이라도 해줄 수 있는 카얀자도 없다. 집회장에 남아 있는 신도들도 그녀를 바라 볼 뿐이다. 그녀의 고통은 그녀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로 남게 됐다.

카얀자의 다음 집회지는 사릉순복음교회(원호균 목사). 기자는 그 집회에도 참석해 보기로 했다. 집회 후 카얀자의 보충 인터뷰를 갖기 위해서다. 카얀자의 인터뷰는 전 집회지인 영동제일교회에서 1차로 가진 바 있다. 사릉순복음교회측은 집회 시작 전 기자를 알아보고 취재를 제재하였다. 누군가에게 기자의 취재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기자는 집회가 파할 때까지 기다렸다. 카얀자를 만나기 위해서다. 집회가 끝난 후 기자는 카얀자가 있다는 방으로 찾아갔다. 카얀자는 마침 식사중이었다. 카얀자는 기자를 알아보고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 방에는 카얀자, 원호균 목사, 사모, 오전도사(통역), 교회측 남자 신도, 황석희 집사(영동제일교회) 등 모두 6명이 자리에 있었다. 황집사는 이 교회 신도가 아니다. 기자는 카얀자의 집회 때마다 그를 자주 보았다. 그날 그 방에 황집사가 동석했다는 것으로 보아 그는 카얀자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같다.

기자는 카얀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때 그 자리에 함께 동석했던 그 교회 집사로 보이는 한 남자가 기자에게 그 장소에서 나갈 것을 요구하며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카얀자는 기자와 대화하려고 했지만, 주변 사람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남자의 언행에 그 교회 목사를 포함한 모두는 모른 체하고 있었다. 인터뷰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기자는 후에 원호균 목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기자에게 "예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전화 통화를 거부했다. 원목사의 지시 때문인지 전화를 받은 한 여신도도 통화를 회피했다.

'안수' '헌금' '신학'의 문제점

카얀자의 문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안수'와 '헌금' 그리고 '신학' 문제다.

카얀자는 한마디로 '세계적인 사역자'로 국내에 알려져 왔다. 그가 한국에 가지고 온 홍보물이나 국내에서 제작된 비디오 등에는 목발을 손에 들고 기쁜 표정을 짓는 등 소위 병이 나았다고 하는 그림이 많이 나온다. 국내에서 그의 안수를 통해 병이 나았다는 소문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취재중 기자가 확인한 환자들에게는 그런 '치료'의 현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 석천순복음교회 집회. 카얀자는 전 교인들을 한 줄로 세우고 한 명씩 안수를 해주고 있다

석천순복음교회 집회 당시 카얀자가 많은 시간을 들여 안수 행위를 했던 '휠체어의 아이'의 상태를 일주일이 지난 후에 확인해 보았다. 그 아이는 집회중에 카얀자가 고침 받았음을 선포됐고 신도들도 그런 줄 알고 박수까지 보냈었다. 그러나 그 교회의 강목사는 "낫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자는 그 아이 외에 목발을 사용했던 한 청년 등 일반적으로 쉽게 치료 확인이 가능한 몇 사람의 상태도 물었다. 그러나 강목사의 대답은 동일했다. '죽은 자도 살린다'라고 알려진 카얀자에 대한 홍보가 무색케 되는 순간이다.

카얀자의 치유 안수에 의문이 가는 점은 그가 귀를 치료한다는 행위에서도 발견된다. 집회중 카얀자는 귀가 안들린다는 사람을 부른다. 한쪽 귀가 안들린다는 사람이 나왔다. 그는 환자에게 안수 행위를 한 다음 아프지 않은 한쪽 귀를 손으로 막으라고 시킨다. 환자는 자신의 손바닥을 아프지 않다는 귀에 대고 귀를 막는다. 그런 후 카얀자는 그에게서 한발씩 뒤로 물러서며 "할렐루야" "아멘" 등을 반복한다.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면 따라하라는 것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카얀자의 목소리를 듣고 말을 따라한다. 그 환자의 귀가 들린다는 장면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견된다. 카얀자가 환자와 멀어지면서 "할렐루야" 등의 소리를 내지만, 그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서 여전히 크게 들린다는 것이다. 그때의 음성은 손바닥으로 귀를 막아도 웬만해서는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얀자의 집회를 유치한 김항안 목사의 경우, 그는 자신의 이상이 있는 한쪽 귀가 카얀자의 안수를 받아도 낫지 않았으며, 귀를 막고도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오는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증언이다.

▲ 카얀자의 아프리카 집회 장면이라는 홍보용 사진

카얀자의 안수 행위 중 여신도와의 '포옹'도 문제의 대상이다. 카얀자는 안수를 받은 신도들과 종종 깊은 포옹을 한다. 문제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석천순복음교회 집회시 '성폭행 소녀'의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동제일교회 집회 마지막 날 카얀자는 미혼의 남녀를 따로 불러 안수 후 포옹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를 문제 삼은 사람은 없다. 당시 안수를 받은 김진숙 양(22, 가명)은 "그때는 이성을 초월한 상태다"며 그럴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 집회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김혜자 목사도 "그것이 이상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36세의 젊은 외국 남자 강사와 여신도와의 포옹은 한국인의 정서에 쉽게 인정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카얀자의 안수는 헌금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안수 행위를 헌금을 위한 포석으로 사용하기까지도 한다. 100만원, 50만원, 10만원 등 헌금 액수에 따라 신도를 구분하여 안수 행위를 하는가 하면 사업가를 위한 특별기도 등 헌금을 유도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그가 헌금을 언급하면서 빼놓지 않는 말이 있다. '교회 건축' '고아 양육' 등이 그것이다.

이는 카얀자가 국내 신도들에게 알려질 때, '1만 명이 동시에 들어 갈 수 있는 예배 공간을 짓고 있다' '1천5백 명의 고아를 양육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함께 전달됐다는 것을 이용하고자 한 것이다. 카얀자는 "교회 건축이 마지막 단계에 있다" "우리 나라에는 고아가 많이 있다"는 등의 말로 신도들의 동정심을 자극했다.

▲ 카얀자 집회를 알리는 각종 신문 광고들

헌금 관계로 카얀자는 국내의 한 선교 단체와 갈등을 일으킨 적도 있다. 지난 94년 한사랑선교회 집회시 나온 헌금이 카얀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갈등의 요인이다. 이 일에 대해 한사랑선교회 김사무엘 목사는 "당시 예배 헌금은 관례대로 우리가 관리했지만, 건축을 위한 작정헌금은 제 3자가 관리했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다"고 했다. 문제가 있다면 작정헌금 관리자와 카얀자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다. 당시 작정헌금 관리자는 '황석희 집사'로 한사랑측은 전한다. 이에 대해 황집사는 "작정 헌금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금번 카얀자 집회의 헌금 관리는 두 곳에서 맡고 있다. 집회 유치의 주최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카얀자의 집회 7군데를 주선한 김항안 목사다. 그는 예장통합측 중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카얀자 집회를 위해 교회당을 빌리고 나온 헌금 일체를 관리하는 방식을 주로 택했다. 장소를 빌려준 교회에 임대료 형식으로 감사헌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목사는 자신이 유치한 집회 중 나온 헌금은 전부 카얀자에게 주었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는 내가 돕는다는 입장에서 100% 다 주었다. 이번에도 어느 교회에서 1천 7백만원 나온 것을 그대로 다 주었다."

▲ 집회 홍보 전단지들.

김목사는 카얀자를 데리고 다니며 쓴 경비 등을 따지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실을 보았다고까지 한다. 카얀자를 위해 시간적, 물질적으로 헌신했다는 말이다. 그는 이번 15일간 집회를 통해 전부 3천만원의 헌금을 카얀자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그 말대로라면 카얀자는 하루에 2백만 원씩 헌금을 받은 셈이다. 김목사는 지난 해 10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카얀자를 부른 것이다.

김목사가 유치하지 않은 집회의 경우, 헌금 관리는 카얀자가 직접 챙기거나 일부는 카얀자의 집회를 관리해 주는 한두 명의 측근이 맡고 있다. 통역을 맡고 있는 오전도사(여)는 카얀자의 석천순복음교회 집회시 강목사와 헌금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아 헌금관리자 중 한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안수와 헌금보다 카얀자의 근본 문제는 그의 '신학'에 있다. 즉, 그의 신학 배경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카얀자의 신학 배경을 아는 이가 한국에 아무도 없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그를 한국에 소개시킨 중개인뿐만 아니라 그를 초빙해 집회를 유치한 개교회 목회자들까지 그가 어느 신학교를 나왔는지, 소속 교단은 어느 곳인지, 목사 안수는 과연 받았는지 등의 기본적인 사안조차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한국교회 성도는 실체를 모르는 한 우간다인에게 안수를 받고 막대한 헌금을 한 꼴이다.

카얀자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단체는 한사랑선교회(김한식 목사)로 알려졌다. 지난 94년 10월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한사랑세계선교신학원에서 카얀자 집회를 연 것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이때 한사랑측은 전국 지부를 돌며 카얀자 집회를 갖기도 했다고 한다. 한사랑측의 책임 있는 한 관계자는 카얀자의 집회 유치 과정에 대해 "우리 교회의 한 장로가 미국에서 그의 집회에 참석해 본 후 김한식 목사에게 소개했고 김목사는 그 장로의 부탁을 받아들여 그의 집회가 열리게 됐다"라고 설명하며, 당시 카얀자의 이력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홍보용 비디오 테잎.

한사랑측은 기자가 카얀자의 검증되지 않은 '신학'을 문제삼자 "일반 성도들 은혜 받고 치료받을 분은 치료 받고 하는 차원이지, 특별히 신학 강의하는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카얀자의 신학 여부는 모르지만 '문제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얀자는 국내에 '영국'에서 신학을 한 '목사'로 알려졌다. 그를 소개하는 비디오나 신문광고 등 어느 곳에서도 카얀자는 '영국 신학' 출신의 목사로 소개됐다. 그러나 카얀자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은 영국에서 신학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교단 소속 및 목사 안수 여부 등은 말하지 않겠다고 확인을 거부했다. 그는 자신을 초청한 국가와 교회에 자신의 이력을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카얀자의 잘못된 홍보의 발원자는 김항안 목사(한국교회정보센타)다. 그가 이번 카얀자가 입국하기 전 신문광고와 홍보 비디오를 통해 카얀자를 '영국 신학 출신의 목사'로 소개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홍보물을 통해 카얀자를 "영국에서 신학 공부를 했으며, 22세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역을 시작, 지난 17년 동안 세계 39개국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사역을 해왔다"라고 소개했다. 그 홍보물은 계속해서 제 2, 제 3의 자료로 만들어지게 됐다.

카얀자의 홍보와 관련, 김항안 목사는 두 가지로 해명했다. "그가 나에게 영국에서 신학을 했다고 말했다"와 "그가 신학을 하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다. 그의 해명은 서로 상반되는 내용이다. 카얀자의 '신학'을 밝히는 데 있어 김목사가 말한 전자의 경우가 사실이라면 카얀자와 김목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결과가 된다. 카얀자가 만나는 사람에 따라 신학을 '했다', '안했다'고 다르게 말하고 있거나, 김목사가 카얀자에 관해 없는 말을 만들어 낸 셈이다.

▲ 카얀자의 설교 테잎들

카얀자가 거짓말 한 사람이라면 그는 한국교회 강단에서 추방당해야 마땅할 것이며, 김목사가 그렇다면 그는 그의 홍보만을 믿었던 한국교회 앞에 사죄를 해야 할 것이다. '신학을 하지 않은 것 같다'는 후자의 경우라도 김목사는 무분별한 중개인으로 지탄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어쨌든 카얀자는 국내에 소개된 것과는 상당히 다른 인물임에 틀림없다.

카얀자는 집회 중개인인 김목사로부터 개인적인 불신을 받고 있다. 흥미있는 대목이다. 김목사는 "그는 숙소를 자기 마음대로 옮기는 등 행동이 불손하다"며 카얀자의 개인적 행동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즉, 숙소를 중급 수준으로 마련해주면 호텔로 가야한다고 요구한다든가, 호텔 일반 객실로 준비해 주면 자기 마음대로 특실로 방을 옮겨버린다는 것이 김목사가 카얀자를 좋지 않게 보는 내용이다. 카얀자가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것도 그를 중개하는 입장에서 애를 먹었던 것 중 하나라고 한다.

김목사의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한 것은 카얀자가 김목사의 허락없이 마음대로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집회를 유치한다는 것이다. 김목사는 자신이 유치한 집회중 "카얀자를 어렵게 데려왔다"고 공언한 바가 있기 때문에 심기가 더욱 불편하다. 어렵게 '모셔온' 사람이 예정보다 한달이나 더 체류하며 집회를 학고 있으니 자신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목사 자신하고만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을 몰라준 것도 또하나의 이유다. 김목사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다음 집회가 있을 경우, 내가 연결시켜준 곳에서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 카얀자가 따를 것이라고 김목사는 말한다.

카얀자 집회와 관련,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집회를 유치한 주최측이 그를 무조건 신뢰한다는 점이다. 영동제일교회 김혜자 목사는 "그가 어디서 신학을 했는지 잘 모르지만, 그 목사님의 설교는 완전히 복음주의적이다"며 "절대로 사사로운 인간의 견해가 들어가지 않는다"까지 극찬을 했다. 의정부석천순복음교회 강성기 목사는 "교인들이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고, 믿음의 활기를 찾았다"며 기회가 되면 카얀자를 다시 초빙할 뜻을 보이기도 했다.

정운상 목사(한강교회)는 "장소만 빌려주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며 장소 사용과 교회의 입장은 다르다는 식으로 말했다. 포항중앙교회(서임중) 한 관계자도 "교단 총회장님 교회에서도 하셨는데 그 정도라면 아무 이상이 없을 것이다"며 카얀자의 신학 여부에 대해 검증을 안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교회 행정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초빙 강사의 실체와 상관없이 교회부흥과 교인을 자극시킬 수만 있다면 OK라는 말과도 같다.

카얀자의 검증되지 않은 '신학'의 문제는 그의 설교에서도 발견된다. 그는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사건을 설교하면서 성경적 근거가 없는 내용을 주장하기도 한다(자료 1 참조). 그의 설교의 주된 내용은 성령강림 전에 사도들 가운데 심한 다툼이 벌어졌으며, 그것 때문에 성령이 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건축중이라는 우간다 교회의 조감도

"다락방에서 기도하며 성령을 기다리고 있으라 했어요.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에 중요하지 않은 일 가지고 (사도들이) 자꾸 논쟁을 하기 시작했어요. 서로 손가락질하기 시작했어요. 서로 지적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맛디아가 유다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카얀자는 사도들 스스로가 화해할 때까지 성령이 기다렸다고 한다. 또한 사도들의 다툼은 9일 동안 계속됐으며, 성령은 10일째 강림했다고 한다. 더우기 그는 사도행전 2장 3절의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저희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임하여 있더니"를 해석하면서, "성령은 사도들의 손바닥에 임하지 않고 '머리'에 임했다"며 그 이유를 "사도들이 믿음보다 생각을 더 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왜 성령의 불이 저들의 머리 위에 임했을까요? 왜 손바닥 위에 성령이 임하지 않았을까요? 모든 문제는 이 머리에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머리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믿는 것보다는 머리를 갖고 자꾸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카얀자의 이같은 설교 내용은 집회시 자주 나온다. 그의 '성령학교' 설교 테잎에서도 발견된다. 실수로 한 설교가 아닌 것이다.

박형택 목사(디딤돌교회, 예장 개혁측 사이비이단상담소 소장)는 이러한 카얀자의 성경해석에 대해 "그가 성경을 곡해하고 있다"고 일축한다. 박목사는 "'오순절 성령강림 전 사도들이 다투었다', '성령이 열흘만에 임했다'는 그의 주장은 성경에 근거가 없는 것이며 '성령이 사도들의 손이 아니고 머리에 임했다'는 것 역시 그가 무슨 성경을 보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카얀자는 우간다 사람

기자는 안수, 헌금, 신학 등의 문제가 노출된 카얀자의 실체에 조금더 접근해 보기 위해 우간다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 4명과 연락을 취했다. 우간다 내에서 카얀자에 대한 평가와 그의 신학 여부 그리고 모금해 간 헌금의 사용 관계 등을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먼저 선교사들은 카얀자의 신학적 사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우간다에서 로버트 카얀자하면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 합당한 신앙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사집회만 하니까 너무 신학의 기초 없이 정적으로 흘러간다. 우간다 내에 깨어 있는 성도들도 그런 걱정을 한다. 우간다 내에서는 일명 버섯교회라고 자기들 마음대로 자생해서 여기저기서 성장하는 토착교회들이 많다. 일정 교단 소속도 없이 자기들끼리 모인다. 정규 교단에서는 그 교회들을 많이 경계하고 있다."

카얀자는 우간다 내에서 지교회 3백여개와 고아원에서 1천5백명의 고아를 양육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해 현지 선교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지교회가 3백개라는 말은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이 못된다. 은혜 받았다는 사람이 돌아가서 자기가 있는 곳에서 그냥 교회라고 세운다. 여기서는 교회를 지을 때 아무렇게나 누구나 쉽게 지을 수 있다. 고아들을 1천여 명 양육한다고 했는데 한 가족이 고아를 양육하는 수가 백여 명되는 대가족도 있는 이곳 현실에서 '고아를 천여 명 양육한다'는 것은 결코 광고할 만한 내용이 아니다. 우간다 개념으로 그같은 광고는 얼토당토 않은 말이다."

교회 건축 등의 이유로 카얀자가 헌금을 요구한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선교사들은 "한국교회가 속고 있다", "돈을 주는 것은 독약을 주는 것이다"는 등 극도로 경계하는 견해를 밝혔다. 우간다 교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교회 건물이 없다는 것이 아니고 신도들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건축 중으로 알려진 카얀자 교회를 최근 방문해 보았다는 한 선교사는 "바닥공사와 기본 골격을 세우고 기둥을 철골로 세워 놓고 일부 시멘트를 발라 놓았을 뿐 공정이 50%도 안되어 있다"며 현지의 건축 상황을 설명했다. 카얀자가 한국교회 집회중 신도들에게 '건축 막바지에 있다'고 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말이다.

"카얀자가 한국에서 얼마를 모금하는지 모르지만, 한국 돈은 이곳에서 10-15배의 가치가 있다. 한국돈 10만원이면 이곳에서 1천2백 평의 땅을 살 수 있다. 한국교회가 그 사람에게 거액을 헌금하는 것은 속임을 당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외국에서 선교비 명목으로 아프리카 목회자에게 돈을 보내 주는데 이 돈이 전적으로 교회 건축이나 유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사적인 여행 경비나, 개인 주택 구입 및 유지비, 자동차 구입 등으로 쓰인다. 서구적인 사고 방식으로 이것은 개인 착복이지만, 이곳의 정서상 이런 것들은 아무 문제가 아니다.

지금 외국 돈이 여기 들어오면 십중팔구 '독약'이 된다. 기근, 전쟁, 교회 건축 등의 메시지를 듣고 무분별하게 헌금만 하면 위험하다. 우간다 교회가 자립을 못하는 이유는 돈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못한다'는 열등의식이 문제다. 카얀자 교회의 건축 진행 정도는 바닥을 다지고 기본 골격을 세우고 철골로 기둥을 세워 놓았고 일부 시멘트를 발라 놓았을 뿐이다. 50%의 공정도 안되어 있다."

카얀자가 우간다 현지인들에게 추앙 받고 있는 인물임에도 선교사들이 그를 경계하는 이유는 '외형적 화려함이 하나님의 축복의 결과'로 인식하는 그들의 올바르지 못한 신앙관 때문이다. 우간다 현실상 큰 교회를 짓는 것보다는 주민들을 실질적으로 돕고 계몽시키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서 귀중한 선교 헌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염려인 것이다. 또한 현지에서 목회자가 교단 소속이 없으면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감사할 어떠한 기구도 없다는 것도 한 이유다.

카얀자의 간증집이 곧 나올 예정이다. 그의 간증집은 곧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준비중인 출판사 관계자는 야심에 차있다. 그리고 그는 금년 11월에 다시 한국에 집회 차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지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교회를 대상으로 섭외중이라고 한다. 그가 다시 한국 땅을 밟기 전 '검증 안된 '신학' 등 그에 대한 정확한 실체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취재중 카얀자측이 보인 반응

취재중 영동제일교회(김혜자) 집사라고 신분을 밝힌 최성호 씨가 기자를 찾아왔다. 자신은 교회에서 선교국장을 맡고 있다며, 본사에 선교헌금을 하겠다며 두툼한 봉투를 내밀었다. '아무 조건 없다'는 것이 그의 헌금 조건이었다. 그는 이전 기자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 같은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한 바가 있다. 그런 그가 막무가내로 기자를 찾아온 것이다.

최씨의 접근은 그의 교회 김혜자 목사가 기자에게 보인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김목사는 취재중인 기자에게 "<교회와신앙> 잡지를 몰랐는데 듣고 보니, 칭찬하는 내용이 없더라. 기사를 '캔슬'(취소)해달라"며 자신의 교회는 '이제 크는 곳'이라며 기사화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항안 목사는 카얀자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카얀자가 유명(?)하게 된 데는 전적으로 자신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문제점이 있다면 신문 광고 등을 통해 해명을 하겠다고까지 말했다. 김목사의 이러한 반응에는 '카얀자는 아무 문제없다'는 자신감이 베어있었다. 만약의 경우를 위한 '입장 정리'의 뜻도 곁들여있었다.

<자료 1> 카얀자의 비성경적인 설교 (통역: 이희숙)
"다락방에서 기도하며 성령을 기다리고 있으라 했어요.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에 중요하지 않은 일 갖고 (사도들이) 자꾸 논쟁을 하기 시작했어요. 서로 손가락질하기 시작했어요. 서로 지적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맛디아가 유다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들을 다락방에 보낸 것은 그것을 하라고 보낸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한마음으로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서로 서로 분쟁하거나 서로 논란을 일으키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투표를 하라는 말씀도 없었어요. 한 곳에 모여서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 기도하라고 했어요. 왜 성령이 첫날부터 아홉째 날까지 임하지 않은 줄 아십니까? 왜냐하면 그들이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았어요. 서로 투표하느니 분쟁하느니 원망하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사도행전 2장 3절의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저희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임하여 있더니'를 읽고)

왜 성령의 불이 저들의 머리 위에 임했을까요? 왜 손바닥 위에 성령이 임하지 않았을까요? 왜냐하면 모든 문제는 이 머리에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머리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믿는 것보다는 머리를 갖고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잠깐 생각해 보자' 모든 것 할 때, 하나님의 뜻을 행할 때 바로 이러한 사람은 종교적인 사람들입니다. 보수적인 사람들입니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손을 들고 찬양하고 방언하는 것도 부인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려고도 하지 않아요. 아주 경건한 모습으로 아멘 그래서 성령의 불이 머리로 들어와 삶을 지배하는 모든 종교적 의식들을 태워 버리는 거예요.

<자료 2> 카얀자의 한국 집회 행적
5/24입국
5/25(일)-5/26(월) 청주동산교회(최병곤 목사)
5/27(화)-5/29(목)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
5/30(금)-5/31(토) 한강교회(정운상 목사)
6/1(일) 안산광림교회(최이우 목사)
6/2(월)-6/3(화) 경주현대호텔 컨벤션센타(목회자 세미나)
6/4(수)-6/5(목) 포항중앙교회(서임중 목사)
6/6(금)-6/8(일) 전주전성교회(정복량 목사)
6/9(월)-6/15(일) 영동제일교회(김혜자 목사)
6/16(월)-6/18(수) 의정부석천순복음교회(강성기 목사)
6/19(목)-6/20(금) 사릉순복음교회(원호균 목사)
6/23(월)-6/27(금) 전주영생교회(강홍모 목사)
6/30(월)-7/4(금) 곡성다니엘수양관(박영문 장로)
7/7(월)-7/10(목) 곡성다니엘수양관(박영문 장로)
7/11(금) 영동제일교회(김혜자 목사)
7/12(토) 출국

(월간 <교회와신앙> 1997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