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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오지·교도소·사창가에도 복음의 꽃은 피어난다
2003년 02월 26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전도사님, 여기 와서 고기 한 점 드시고 소주 한 잔 하세요.”
마을 어귀에서 삼겹살 파티를 벌인 마을 주민 대여섯 명이 오르막길을 올라오는 이충석 전도사(39·낙도선교회)를 보고 젓가락을 건넨다. 이 전도사는 다가가 삼겹살 몇 점을 집어먹고 소주는 마지못해 한 잔 받아놓고선 그냥 내려둔다. 1998년부터 함께 농사지으며 지냈으니 비록 서울 사람이지만 이곳 이웃과 다름없이 서로가 격이 없이 지낸다.

이 전도사는 주민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올해에는 작년 수해로 망친 고추농사 한번 잘 해 봅시다”며 올 한 해 농사일을 상의하기 시작한다. 아직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주민들이지만 그가 꺼낸 농사계획에 “전도사님이 하자시는 대로 따르죠 뭐”라고 한다. 이 전도사는 이곳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에서는 전도사라기보다는 농촌지도자 같은 느낌이다.

이충석 전도사는 강원도 산골 오지를 돌아다니며 전도를 하는 오지선교사다. 현재 주중에 이틀정도, 그리고 토요일과 주일은 이곳 동강에 와서 생활하고 있다. 운치리에는 교회가 없다. 하지만 이 전도사의 몇 년에 걸친 꾸준한 전도로 현재 8가정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이 전도사가 각각의 집에 직접 찾아가 예배를 드리는 식이다. 집안에서 드릴 수 있을 때는 양호한 편이고, 농번기 때는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장소를 불문하고 간단하게나마 말씀을 읽고 기도를 드린다.

이 전도사의 꿈은 이곳에 오지선교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오지선교에 뜻이 있는 신학생들의 현장학습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이곳에 다른 선교사들이 거주하게 되면 이 전도사는 동강유역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평생 오지선교를 하며 살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아직 주님을 모르는 영혼이 너무 많거든요. 우리나라 강원도 오지 복음화율은 3%에 불과합니다.”

신부호 목사(48·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 협동목사)는 매달 한번씩 청송교도소와 수도방위사령부 구치소에 다녀온다. 그곳에서 60∼70명의 재소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다.

2002년 한해의 마지막날, 신 목사에게는 은혜의 사건이 일어났다. 1997년부터 관계부처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구명활동을 해온 사형수 김진태 씨가 특별 감형으로 무기수가 된 것이다. 더욱 감사한 것은 신 목사의 전도로 복음을 받아드린 김 씨가 현재까지 600여 명의 재소자를 전도한 기적 같은 사역을 감당해 온 하나님의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비록 김 씨는 아버지를 살해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해 온 최장기 사형수였다.

신 목사는 그런 김 씨의 구명운동을 위해서 박삼중 승려와 함께 일을 추진했다. 동역을 하기 위해 박 승려를 처음 만나던 날 “나와 함께 일하면 목사님에게는 비난이 있을텐데 자신 있어요?” 하는 그의 질문에 신 목사는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진리를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떤 것도 할 수 있죠”라고 대답했다.

김진태 씨가 무기수로 감형 받은 며칠 후, 사형수를 상징하는 빨간색 번호표가 무기수의 노란색으로 바뀐 것을 보고선 신 목사와 김 씨는 서로 아무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 목사는 목멘 소리로 말했다.
“진태야, 내가 앞으로 선교를 할 때 넌 증인이 돼 주라. 죽었다 살아난 한 영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표본이 돼줘야 한다.”

이제 신 목사는 또 다른 사형수 원언식 씨의 감형을 위해 노력한다. 그의 영혼은 이미 주님을 영접하여 살았지만 그의 육신의 생명 또한 귀하기 때문이다. 김진태 씨의 경우처럼 주님께서 또 어떻게 쓰실지 모를 영혼이니 말이다.
한국교회에는 이충석 전도사나 신부호 목사처럼 산골오지, 낙도, 교도소, 사창가, 군부대 등 결코 쉽지 않는 지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선교사가 적지 않다. 오로지 천하보다 귀한 하나의 영혼을 위해 자신의 삶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이들의 희생은 대규모 인원을 인도한 도시지역 전도와 똑같이 소중한 사역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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