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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을 비판하면 비성경적인가?
2005년 06월 10일 (금) 00:00:00 최삼경 목사 sam5566@amennews.com

Q: 성경에 보면 비판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이단을 규정하고 비판하는 것은 비성경적인 일이 아닙니까?


A:  먼저 위의 말을 긍정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틀림없이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바는 비판은 하나님께 속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태복음에서 말하기를 "비판을 받지 아니 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7:1-2)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바울은 이 점에 있어서 더 분명했습니다. 자기 스스로는 자책할 것을 찾지 못했어도 의롭다고 할 수 없음은 하나님의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너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판단 받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작은 일이라 나도 나를 판단치 아니하노니 내가 자책할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하나 그러나 이를 인하여 의롭다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판단하실 이는 주시니라"(고전 4:3-4).

그렇습니다. 비판이란 중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또한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는 법정에서 죄 없는 자에게 잘못된 판결을 내림으로 당사자에게 큰 손해를 끼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심지어 잘못된 사형이나 종신형을 내려 한 사람의 모든 가능성을 빼앗아 가버린 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어간 자들이 많을 것이며, 이중에는 사후에조차 진실이 밝혀지지 못했던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이단 규정은 이보다 훨씬 더 악한 일입니다. 비록 잘못된 이단 규정이 그의 영혼을 죽이지는 못하겠지만 이 땅에서 영적 가능성을 모두 빼앗아 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동기와 목적으로 그리고 잘못된 기준으로 이단을 정한다면 이단으로 규정된 자보다 이단을 규정한 자가 훨씬 더 악한 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편가르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내 편은 악한 자라도 선하게 판단하고 네 편은 선한 자라도 악하게 판단하려고 합니다. 인간은 얼마든지 악한 자 속에 있는 작은 선이라도 확대하면 그를 선한 자로 만들 수 있고, 반대로 선한 자 속에 있는 작은 악이라도 확대하면 그를 악한 자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비판을 조심해야 하고 또한 어떤 점에서 비판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이단을 비판하지 말라는 말의 본 뜻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비판하지 말라'는 말이 어떤 비판이나 어떤 판단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비판의 기능 자체를 모두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이라도 아무도 아무 것도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자가 있을까요?

물론 톨스토이(L.Tolstoy) 같은 사람은 '비판하지 말라'는 말을 법정의 심판까지도 부정하는 뜻으로 해석하는 극단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오해하거나 고의적으로 성경의 주장을 왜곡시키려는 자들의 주장입니다.

과연 성경이 모든 판단을 금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봅시다. 바울은 판단 자체를 모두 금하지 않았습니다. 고린도 교회가 교회 문제를 가지고 세상법정에 송사한 것을 보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 중에 누가 다른 이로 더불어 일이 있는데 구태여 불의한 자들 앞에서 송사하고 성도 앞에서 하지 아니하느냐 성도가 세상을 판단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세상도 너희에게 판단을 받겠거든 지극히 작은 일 판단하기를 감당치 못하겠느냐?"(고전 6:1-2). 바울은 성도가 심지어 천사까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으며(고전6:3) 신령한 자는 모든 것을 판단한다고 했습니다(고전2:15). 더욱이 아무 것도 판단치 말라고 한 그가(고전4:5) 음행하는 자들을 이미 판단하였다고 하였다는 것이(고전5:3) 무엇을 말해주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말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모든 판단, 모든 비판을 금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해야 할 판단을 피하고 바른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이단문제가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죄수가 없는 감옥이나 법정, 병자 없는 병원, 전쟁 없는 군인들만큼 무익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단이 없다면 이단 연구도, 이단 비판도 무익한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한국교회에는 이단 연구가가 필요 없을 만큼 이단이 적습니까?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세계 교회 역사에 한국교회만큼 이단 문제가 심각했던 교회는 없었을 것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사이비 이단의 피해는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교회는 많은 이단, 심각한 이단 문제에 적은 비판, 적은 연구로 대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가 일 만이요 일천만이라면 그 대처는 십이요 일만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객관적이냐 하는 것입니다.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자료의 객관성과 비판 기준의 객관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료의 객관성이란 확실하고 정확한 증거를 가지고 비판해야 한다는 말이요, 비판 기준의 객관성이란 자기 기준이 아닌 역사적 교회의 입장에서 비판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비판 기준의 객관성입니다. 어차피 인간의 기준은 다원적이고 다변적인 것입니다. 이 편에서 보면 이것이 옳아 보이고, 저 편에서 보면 저 것이 옳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단 비판은 성경말씀에 따라서, 그리고 사도들의 전승에 의해 비판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단자들이나 그들을 옹호해 주는 자들의 말과 글을 보면 자료의 기준이나 비판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문제 삼지 못하고 이단을 규정하는 것이 교회의 일치를 해친다거나, 오히려 이단을 양산한다는 식의 막연한 비판만 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이단을 경계하여 "누구든지 이 교훈을 가지지 않고 너희에게 나아가거든 그를 집에 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말라 그에게 인사하는 자는 그 악한 일에 참예하는 자임이니라"(요한 2서 1:10-11)라고 하였는데 그렇게 하려면 먼저 이단자가 누구인지 판단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쉽게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단자들을 판단하고 비판하라. 단, 진리를 따라, 바른 교리를 따라, 그리고 사랑으로"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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