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식 목사/ 안산 상록교회, 월간 <교회와신앙> 편집위원

Q. 마태복음 19장 17절의 "...생명에 들어가려면 계명들을 지키라"는 말씀은 율법을 지키는 것이 구원의 조건이 된다는 뜻이  아닌가요?
                                 
A. 이 성경 구절은 안식교인들이 자주 인용하는 것으로서 율법을 지켜야 구원받는다는 율법주의의  교리를 주장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언뜻 안식교인들의 말대로 계명을 지키는 것이 구원의 조건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성경을 좀더 깊이 살펴보면 안식교인들의 이러한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만일 안식교인들의 말대로 계명을 지키는 것이 구원의 조건이라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은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언제나 구원은 율법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고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은 은혜의 선물임을 분명히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엡2 : 8～9).

  그러면 본문의 내용은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먼저 이 젊은 관원의 질문을 잘 유의해 보십시오. "어떤 사람이 주께 와서 가로되 선생님이여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마 19 : 16)

  이 젊은 관원은 '선한 일'을 해서 영생을 얻는 줄로 알고 질문한 것입니다. 즉 행위로 구원을 얻으려고 잘못된 질문을 한 것입니다. 이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어찌하여 선한 일을 내게 묻느냐 선한 이는 오직 한 분이시니라"고 대답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오히려 선한 일로 구원받으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을 다시 풀어본다면 다음과 같은 말일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선한 일(행위)로 구원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 어찌하여 선한 일(행위)로 구원을 얻으려 하느냐. 그러나 꼭 선한 일(행위)로 구원받으려 한다면 계명을 지키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분이 없습니다. 인간은 선한 일(행위)로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청년은 어려서부터 이 계명들을 다 지켰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실제로 이 청년이 계명들을 다 지켰을까요? 주님은 그가 표면적인 율법의 조항들을 지켰는지 모르나 율법의 내적인 요구는 다 지키지 못한 것을 잘 아시고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청년은 재물이 많은 고로 근심하며 돌아갔습니다. 결국 율법의 내면적인 요구를 이루지 못한 것입니다. 선한 일, 즉 선행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이 청년은 율법으로 구원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께서 이 청년에게 "생명에 들어가려거든 계명들을 지키라"고 하신 말씀은 안식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구원의 조건으로서 계명을 지켜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율법 요소를 깨닫고 그가 스스로 율법을 다 지키지 못한 사람임을 알게 하시고자 하신 질문의 과정인 것입니다.

   안식교인들이 말한 것처럼, 예수님의 질문이 구원의 조건으로서 요구하신 말씀이라 한다면 이미 그 청년은 율법을 지킨 자로서 구원받은 사람으로 여겨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보다 구원의 조건으로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라면, 예수님께서 이 청년에게 모든 재물을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하였으니 누구든지 구원받으려면 모든 재물을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어야 한다는 말이 되지 않겠습니까?

    분명히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구원의 조건으로서 계명을 지켜야 한다는 안식교의 주장은 이 말씀에 근거하여 결국 비성경적이고 율법주의적인 해석인 것입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4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