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목사(월간 <교회와신앙> 미주 특파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일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19일 워싱턴DC에서 있은 '연합'갱신을 위한 오찬기도회'는 통일교의 '깜짝' 행사였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미 침례교통신(BP)에 따르면, 교계 및 정계지도자와 민간인 등 1,400여 명이 모인 당일행사는 예상밖에 문선명 씨가 주최 대표로 돼 있었고, 순서에는 그의 연설과 저서소개까지도 포함돼 있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이런 사실을 사전에 몰랐고 초청장에도 기재되지 않았었다.

남침례교 실행위원회 의장 모리스 채프먼 목사는 "문씨가 주최측임에 놀랐고 복도에는 통일교 선전책자도 구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당일 연설을 한 제임즈 메릿 남침례교총회장도 "초교파행사인 줄 알았지만 문교도들(Moonies)이 주관할 줄은 몰랐다"면서 덕 위드(조지 부시 전대통령 당시 백악관 수석보좌관)에게 초청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메릿 목사는 "앞으로 행사참석에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교훈을 받았다"고 말했고 채프먼은 "세계에는 양의 탈을 쓴 이리떼가 늘고 있음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명심할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메릿은 당일에야 행사의도를 알고 빌리 그래험과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로 내용을 바꿨다.

 당일 모임에는 보수파 제리 폴웰 목사(리버티대학교 총장), 토니 에반스, 트리니티방송사의 폴 크라우치사장, 단 알규 전국복음주의협회(NAE) 전회장 등도 배석했다.

 한편 '컨솔티엄'의 심층조사에 따르면, 부시 전대통령은 레이건 행정부 당시부터 문씨와 약 20년간 친분을 유지하면서 돈줄로도 연결돼 있어, 향후 새 부시행정부 집권기 동안 문씨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폴웰 목사의 리버티대학교도 과거 통일교재단으로부터 거액의 간접 재정지원을 받은 바 있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