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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 세계평화 위해서면 절대권력 필요한가
2003년 02월 12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설 연휴동안 관객이 가장 많이 본 영화 <영웅>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가장 큰 세력을 키운 진나라의 왕을 암살하려는 4명의 자객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통 무협영화를 표방한 이 영화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장예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중국의 대표적인 배우 이연걸, 장만옥, 장쯔이 등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인해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영웅>에서는 장예모 감독의 특허인 색채감각이 어김없이 발휘돼 이야기가 변화할 때마다 노랑, 빨강, 초록, 흰색이 화려하게 스크린을 장식하고 있고, 자연스럽고도 현란한 와이어 액션장면은 우리네의 그것보다 한 수 위임을 보여주고 있다.

<영웅>은 3년 전 개봉한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스타일을 노골적으로 답습하고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직접적으로 비교된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펼치는 무술이나 중요한 장면을 느린 동작으로 보여주는 화면, 광활한 중국대륙의 자연풍광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는 점, 동일한 음악감독의 배경음악 등 많은 면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영웅>은 탄탄하지 못한 시나리오와 변화 없이 반복되는 지루한 무술장면 등으로 인해 <와호장룡>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여러 전작들을 통해 꾸준히 중국에 대한 높은 애국심을 드러낸 감독의 의지가 이 영화에도 반영돼 <영웅>에서는 진시황의 통일과 그 이후 행적을 영웅시 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영화 전체적인 주제가 ‘더 많은 희생을 막기 위해서 한사람의 절대적인 통치자가 나타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과연 신이 아닌 인간이 절대권력을 차지하게 된다면 인간적인 모든 욕심을 버리고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자국의 영웅을 미화하여 그의 행동을 정당화했으나 이후 역사적인 사실들은 그런 생각이 인간의 오만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더욱이 오늘날 국제정세를 통해보면 특정 한 국가가 가진 이른바 ‘평화를 위해’ 행사하는 절대적인 권력이 과연 세계 평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영웅>의 주제는 다소 위험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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