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로는 공주시로 되어있지만 왕촌교회를 가기 위해서는 차 한 대 정도 지나갈 수 있는 논길을 지나야 한다. 왕촌천 옆으로 소알산기도원 표지를 따라 가다보면 그야말로 산 속에 있는 그리스도공동체 하나가 나오는데 바로 왕촌교회이다.
이 교회는 왕촌부락 이름을 따서 지었지만 일반 교회와 다르다. 양로원과 기도원의 식구들로 구성된 80여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를 이룬 교회이기 때문이다. 왕촌교회는 본래 기도원으로 출발했다. 기도원 원장인 이규정 장로가 소알산기도원을 세우고 그 이듬해에 양로원을 세웠다. 양로원 식구들과 기도원 식구들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왕촌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이곳은 교회이지만 노동과 쉼이 있는 그리스도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기도원과 함께 양로원이 있고 농장이 있다. 농장에서는 사슴 20마리와 소 70마리를 기르고 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다.
왕촌교회 식구들 중에는 사슴을 돌보는 부부가 있다. 최승규 집사와 허동수 권사이다. 직업군인이었던 최집사는 퇴직하고 이곳에서 노인들과 사슴들을 돌보면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곳의 공동체 사람들이 노동을 통해 이들을 돌본다. 농장은 왕촌교회가 자급할 수 있는 젖줄이자 소득원이다.

▲ 올해 처음으로 왕촌교회에서 열린 농촌지역 어린이 연합집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나 또 이곳에서 공동체를 이룬 사람들 모두가 육체적인 회복은 물론 영적인 회복을 갖기도 합니다. 더구나 왕촌교회는 단순한 노인복지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이들이 합당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영성훈련의 공동체입니다.”

작년에 왕촌교회에 부임한 윤종성 목사는 왕촌교회가 전원교회로는 물론 기도원으로서, 또 노인복지 등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그리스도 공동체로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 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원하면 노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또한 이 곳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서 공동체 일원으로 남아 있어도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방문하여 영적인 회복은 물론 육체적인 회복까지 한다.
그렇다고 노동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와서 기도하고 묵상하고 예배에 참석하는 것도 방문자의 자유이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을 상담하는 일은 주로 이규정 원장이 담당하고 있다.

양로원이 있기 때문에 지역교회와 성도들로부터 후원을 받는다. 하지만 후원받은 것을 안에서 그대로 소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농장에서 생산되는 것들을 협력교회나 일반인에게 판매하여 생긴 소득으로 외부의 어려운 교회 협력과 선교에 지원비로 쓰이는 것이다.
그리스도 공동체의 사역을 안에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지체로서 연결하고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농장의 소득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구성된 장학회의 경우 년 1억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위탁 노인들도 있고 무의탁 노인들도 있다. 그렇다고 노인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도 와서 노동을 하고 교회가 스스로 활력을 얻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왕촌교회이다.

윤종성 담임목사는 지역 교회와 유대 관계를 맺고 지역교회를 돕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논산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한 연합캠프를 개최했다고 말한다. 비록 산속에 있는 교회이지만 전세대가 통합된 1세기의 새로운 목회로서 왕촌교회가 존재하기를 바라는 것이 이곳 공동체 사람들의 바람이다.

윤종성 담임목사 “왕촌교회의 특성을 살린 영성훈련 공동체로 사역할 생각입니다. 올해 어린이들 중심의 영성훈련을 시작한 것처럼 이제 청소년은 물론 장년들의 영성훈련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윤종성 목사는 기도원의 대부분이 부흥집회 역할 정도에 만족하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한다. 많은 기도원들의 실정이 그렇지만 왕촌교회는 테마가 있는 제자훈련이나 경건훈련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비록 교회이지만 농장과 양로원, 그리고 기도원이 어우러져 있어 다양한 경건훈련을 하기에 알맞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왕촌교회는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3만평의 부지에 천혜의 전원교회 모델을 가진 셈이다. “전원교회와 기도원의 필요성, 그리고 노인복지로서의 충족성을 가진 교회가 왕촌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그 이상의 의미, 즉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충분한 사랑과 능력 있는 삶을 제공해 주는 공동체로 존재하기를 원합니다.” 윤목사는 그런 점에서 왕촌교회는 부족한 것들이 많다고 한다. 시설을 더 확충해야 하고 자원하는 이들과 여러 가지 재능을 나눌 협력 교회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양로원 중심의 노인복지만을 생각했다면 왕촌교회는 활력을 잃어버린 교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윤목사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공동체가 교회이듯이 왕촌교회에 속한 공동체이든 방문하는 사람들이든 모두가 회복과 함께 세상에서 다시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한다. “비록 후미진 곳이지만 이곳에 있는 그리스도의 공동체에서는 성전에서 물이 흘러 만물을 소생시키듯이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회복과 함께 새로운 삶을 찾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