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역 중 지상과제는 물론 복음전도이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회봉사이다. 요즘처럼 온 나라가 수해로 고통받고 있을 때 교회가 할 일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교회마다 각 언론사에 수재의연금을 기탁하고 있으며 청년대학부를 중심으로 자원봉사단을 조직해 현지에 급파하고 있다.

매년 수해 때마다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올해도 최악의 피해를 입은 강릉지역에 구호단을 보내 물을 퍼내고 청소를 하며 수재민의 아픔을 덜어주고 있다.
월드비전과 이랜드복지재단은 지난달 수해를 당한 경남 김해지역에 수억원 상당의 의류를 보냈다. 서울 명성교회는 예배시간에 드려진 헌금으로 수재민을 돕기 위한 생필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각 교단들도 소속 교회를 중심으로 피해상황을 파악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 종교사회연구단체가 2001년부터 그 이전 6년 동안의 수재의연금 종교별 기부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가 67.3%로 단연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상시 구호 봉사 활동뿐 아니라 평상시 노숙자 돕기나 자선사역에 교회가 앞장서고 있다. 매일 지역노인들에게 급식활동을 하는 곳도 있고 평일 정오예배에 나오는 노숙자들에게 식사는 물론 얼마간의 용돈을 주는 교회도 있다.

수년 동안 서울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에서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해오고 있는 ‘사랑채’도 대표는 물론 봉사자들 대부분이 교인이다. 교회가 지역 노인들에게 쏟는 정성은 남다르다. 왕성교회는 구청 등의 협조를 얻어 생계가 어려운 노인 수백 명을 초청해 잔치를 베풀어준다. 이때는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여흥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선물도 준다. 분당 만나교회는 노인학교를 운영해 지역 노인들이 활기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추수감사절에 각 부서별로 마련한 과일과 농산물을 모아 불우시설에 전달하기도 하고 명절에는 떡이나 쌀을 영세민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이미 오랜 관행이 됐다. 어린이 복지시설이나 양로원 등에서 겨울 한 철 먹어야 하는 김장 담그는 일에 비용은 물론 일손을 제공하는 교회도 많다.

요즘은 의사나 간호사, 미용사 등의 전문직 교인들을 중심으로 봉사단을 조직해 지역주민이나 벽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몸이 아파도 병원이 없어 진료 한 번 못받고 이발도 변변히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줄 때 교회와 지역주민들 사이의 벽은 금세 허물어진다.

교회 예산 가운데 사회봉사·구제비로 사용되는 비율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서, 그리고 비기독교인들에 비해서 교회와 교인들이 남을 도와주며 살려고 하는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할 때, 사회는 교회를 ‘빛과 소금’으로 인정할 것이고 복음은 생명력 있게 번져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