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간간히 뿌리던 날 경기도 안성에 있는 일죽으로 승용차를 몰았다. 한국크리스천장묘문화원(www.koreajangmyo.co.kr)이 준비하고 있는 유토피아추모관을 보기 위해서였다. 일죽IC를 빠져나가 10분 정도 지나자 공사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2만평이 넘어 보이는 대지 위에 추모관이 완공되어가고 있었다.

▲ 올 가을에 완공을 목표로 건축중인 유토피아 추모관

“외국에 출장 갔다가 귀국하는 길에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국토는 온통 묘지였습니다. 전에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는데 그 당시에는 유난히 머리 속에 강하게 각인되더군요.”
장사인 장로(삼광교회)는 그 일로 인해 장묘와 관련한 사업을 생각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강산이 묘지로 변하는 것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화장과 관련한 기독교장례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의 장례문화는 대부분 봉분을 하는 매장 중심이다. 분묘가 국토의 1%를 차지하고 있고 해마다 늘어나는 묘지 때문에 정부에서는 화장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의 경우 의외로 화장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장 장로는 장묘쪽 일을 하다보니 의외로 불교가 화장문화에 앞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전국에 납골당이 117개가 있습니다. 그 중에 114개를 불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곳은 두 곳 정도됩니다. 이렇다보니 기독교인들이 화장을 하더라도 유골을 안치하는 곳이 부족해 절에서 운영하는 납골당의 기독교관을 이용하게 됩니다. 결국 기독교인들이 명절 때가 되면 절에 가는 일이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

장 장로는 기독교인들이 화장문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근대사에서 기독교가 유교의 많은 문화들을 기독교세계관으로 전환하는 일을 했지만 장례문화만은 유교를 따라 갔다고 말한다. 특히 화장은 불교에서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꺼려해 결국 불교가 납골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목회자는 화장은 부활할 때 시신을 태워버려 부활할 수 없게 된다는 논리로 반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렇게 능력이 없는 분인가 묻고 싶습니다. 또 부활한 몸은 새로운 부활체라는 점에서 지금의 몸과 전혀 다릅니다.”
유토피아 추모관은 그런 점에서 그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사역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는 않다고 한다. 추모관에 대해 기독교인들 보다는 일반인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최근에는 일본 고려사에서 불교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3층 전층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 추모관 옆에 있는 부지를 사겠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거기다 절을 짓겠다는 것이다. 장 장로는 사양했다. 추모관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불교계에 팔아 넘기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죽에 있는 유토피아 추모관은 총 1만7천평에 3만기의 납골을 유치할 수 있다. 장 장로는 이 추모관을 기독교인들이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 장로의 이런 생각에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그 동안 교계가 화장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한 요인이지만 납골당을 짓겠다던 기독교납골당 업자들 중 상당수가 분양만 받고 부도를 냈기 때문이다.

“원래 추석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가을이 지날 무렵에서야 완공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추모관이 기독교 장례문화에 좋은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장례문화는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선진화된 기독교화장문화를 접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장 장로의 말대로 유토피아추모관은 여러 가지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 첨단 납골당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고인의 유언을 영상으로 담아 추모관을 방문할 때마다 볼 수 있게 준비하고 있었다. 후손이 예수를 믿지 않을 경우 고인이 된 부모나 조상이 예수를 믿으라고 당부하는 유언을 남기는 것이 복음을 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