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타로사 한인장로교회는 1989년 1월에 13명의 이민자들이 창립한 교회이다. 산타로사(Santa Rosa)는 미국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에서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지나 101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57마일을 지나면서 만나는 도시이다. 산타로사는 소노마(Sonoma) 카운티(County-한국 구 단위)에 속한 도시로서 소노마 카운티 인구는 약 45만 명이다.

이 지역에 한인교회들이 구원 사역을 위해 문을 연 것은 30~40년 전 이민자들이 좀더 안정된 도시를 찾아 이주하면서부터다.

대다수가 백인들로 구성된 도시에 한인들이 이주하면서 한인 이민자들은 제일 먼저 교회를 창립하고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Community)로 이민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대 도시들은 한인회라는 지역사회(Community)가 지역을 대변하고 있지만 아직도 산타로사에는 한인회가 없고 교회들이 지역사회(Community)를 섬기고 있다.

▲ 예배 후 함께 포즈를 취했다.

몇 해 전 미국 동부에서 목회할 당시 새해 예산을 세우는 일 때문에 교회 운영위원들이 함께 모인 적이 있다. 다른 예산들은 기존의 관행에 따라 가감하기로 마음이 모아졌다.

그러나 선교비를 책정하는 문제에 이르자 장시간의 토의가 이루어졌다. 토의 중에 다루어진 의견들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었는데, 하나는 선교비가 교회 재정의 10% 이상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선교의 범주에 대한 내용이었다.

선교의 범주는 이민교회의 선교의 장을 해외로 국한하느냐 아니면 이민교회가 속한 지역도 선교지에 포함되느냐는 내용이었다.

서로의 의견 차이 때문에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참 좋은 토의였다고 기억된다. 현재 사역하고 있는 산타로사 한인장로교회의 선교비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산출되었다. 하나는 해외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여섯 분의 선교사들께 매달 정기적으로 지원해 드리는 선교비와 우리가 속해 있는 지역을 선교지로 한 한인 이민자와 타민족 선교에 소용되는 선교비 그리고 단기 선교를 위한 예산이다.

이러한 선교 범주에 필요한 선교비는 교회 재정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매달 지원하고 있는 선교비는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가봉, 중국, 피터스버그, 성경번역선교회의 선교사들을 위해 쓰여진다. 작은 지원이지만 모든 구역의 식구들이 선교사들을 위해 모일 때 기도로 중보하며 드려지고 있다.

산타로사 한인장로교회 전 교인은 선교를 위해 매달 헌금하고 있다. 크게는 100달러에서 작게는 5달러에 이르기까지 주님께서 우리에게 위탁하신 선교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역 사회를 위한 선교비는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집 없는 이(Homeless)들을 위한 구제비, 그리고 이민자들의 구령 사업과 문서 선교에 쓰여진다. 선교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매년 여름철에 단기 선교를 실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단동에 선교팀들이 다녀와서 거기서 받은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교인들에게 간증함으로 선교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주었으며, 올해는 사스 (SARS)로 인해 중국 단동의 선교 여행은 취소되었고, 오는 6월 16일부터 2주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를 다녀 올 예정이다. 산타로사 한인장로교회는 구역에서부터 남녀 선교회에 이르기까지 선교 지향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다.

구역 모임은 지원 선교사에 대한 선교 보고와 함께 선교지를 위한 중보기도, 그리고 선교비를 지원하는 일을 주관하고 있다. 교회가 일괄적으로 선교지에 선교비를 보내 드릴 수 있지만, 이를 지양하고 구역에서 선교비를 수령하고 송금하며, 선교 편지를 구역원들에게 보고함과 동시에 중보기도 사역까지 일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남녀 선교회는 선교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선교 기금을 모아 아프리카에 염소 보내기 운동과 월드미션(World Mission)의 어린이 자매 결연 사역을 감당하고 있으며, 나아가 지역의 집 없는 이(Homeless People)들을 돕는 일에 봉사하고 있다.

산타로사 한인장로교회의 이러한 선교사역의 영성은 기도와 제자 양육 훈련이 기초를 이루고 있다. 매일 새벽 5시 30분에서 7시까지 교회는 기도하는 시간으로 열려 있다. 따로 새벽예배를 드리지 않고 누구든지 그 시간에 개인 기도를 드리도록 예배당 문을 열어 놓고 기도하고 있으며, 금요저녁은 찬양과 기도를 통한 중보 기도회를, 토요일 새벽은 새벽예배를 드리는데, 이 모든 기도 시간에 세계교회와 복음화, 그리고 교회가 지원하고 있는 선교사들과 오대양 육대주의 섬들과 민족들이 다 구원을 받도록 기도하고 있다. ‘가든지 보내든지’라는 선교의 구호 아래 전 교인이 선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느 주일에 ‘이 헌금은 아프리카 가봉의 선교사님께 보내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인 선교헌금 봉투가 헌금통계와 함께 책상에 올라와 있었다. 일상의 힘든 이민자의 삶을 살면서도 주님의 나라가 땅 끝까지 증거되는 그 날을 바라보며, 선교비를 감당하는 성도의 마음을 읽으면서 ‘마라나타’를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