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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사 대표 김경선 장로 안식교 변증서 출판 '논란'
1996년 06월 01일 (토) 00:00:00 남광현 기자 amen5502@amennews.com

한국교계의 중견 출판사인 '여운사'에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통칭 안식교)측의 변증서를 출판, 교계의 '말거리'가 되고 있다. 이는 여운사의 대표인 김경선 장로(무학교회)가 한국교회의 찬송가 해설가로서 지명도가 높은 인사라는 점과, 최근 안식교측의 적극적인 행보와 이번 출판이 상당 수준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끄는 하나의 '사건'인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해 김경선 장로가 소속해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총회에서 안식교의 이단성을 구체적으로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정면으로 반(反)하는 출판 행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김 장로가 상당한 파문을 겪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더구나 김 장로는 4년 전에도 안식교 선지자 화잇 부인의 "대쟁투"라는 책을 "기독교를 조각한 불칼들"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바 있어, 이번 출판행동에 적지않은 '가중치'까지 붙어 논란의 가능성은 사실상 현실화될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문제의 책은 신국판 530쪽 분량으로 "오직 성경만이 판단 기준이다"는 제목을 달아 지난해 12월 10일 발행되어 현재 한참 유통중에 있다. 저자는 신계훈 삼육대 총장이다. 그런데 이 책은 91년도에 초판이 발행된 신계훈 씨의 변증서 "어두움이 빛을 이기지 못하더라"와 제목만 달리하고 있을 뿐 내용은 그대로인 것으로 매우 특이한 출판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심지어 저자가 "어두움이 빛을 이기지 못하더라"를 내면서 91년 5월 1일 미국 앤드루스 대학 교정에서 썼다고 게재한 책의 '머리말'조차 집필 시기만 95년 8월 31일로 바뀌고, 어색하게도, 집필 장소와 내용은 그대로인 채 출판사를 달리하여 발행된 매우 '의도적인' 책인 것이다.

 김경선 장로는 이번 책을 펴내면서 이례적으로 14쪽이나 되는 간증형 출판서문까지 함께 실었다. 그는 이 글에서 출판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는 결코 안식일교회를 두둔하여 그들의 편에 서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좀더 바르게 알자는 것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굳어진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실체를 좀더 깊이 파악하여 진실을 파헤쳐 보자는 것이다. ……

 안식일교회를 무조건 이단이라고 하기에 앞서서, 이제 우리는 그들을 성서적으로 재평가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기독교텔레비전 사업에 참여하게 된 그들을 좀더 바르게 알아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도서출판 여운사에서는 이 책「오직 성경만이 판단 기준이다」를 펴내게 되었다. 목회자들, 신학생들, 성경을 진지하게 연구하는 모든 평신도들은 이 책을 꼭 한번 읽고, 안식일교회에 대하여 우리가 오해를 하고 있었다면 "화합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성서 진리의 차원에서" 그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로 용납할 것이요, 그렇지 않고 성서적으로 분명히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면 다시 한번 선을 분명히 그어서 우리의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안식교 측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안식교에 대한 재평가를 해보자는 것이 출판 목적이라는 김 장로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안식교 측에서 자신들이 이단이 아니라고 변증하기 위해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 내용까지 자신들의 필요에 맞춰 편집하고, 이에 대하여 신계훈 씨가 반론하는 방식으로 엮어진 내용이다. 그런 관계로 비록 안식교측 입장에서는 매우 객관적인 변증서라고 주장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안식교측 논리에 의해 편집된 변증서를 가지고 객관성을 전제로 한 재평가를 출판 목적이라고 하는 김경선 장로의 설명은 다분히 한편으로 기울어진 주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보다 솔직한 의도를 들여다 보기 위해서는 다음의 내용을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5월 8일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4년 전에 화잇의 책을 펴낸 후 …… 기독교TV 문제가 터지자, 안식일교회 측에서 '장로님 보시기에는 안식일교회가 어디 이단이라고 보십니까'라고 해서 '내가 보기에는 이단 아니라고 봅니다'라고 하니 '그렇다고 한다면 말씀 좀 해 주십시요'라고 해서 …… (주변에서) '그것(화잇 부인의 책)으로 족하지 않으니 뭔가 2탄이 나와야 된다'고 해서 내가 안식일교회 측에 '안식일교회가 이단이 아니다고 하는 책이 있느냐'고 하니 그쪽에서「어두움이 빛을 이기지 못하더라」는 책을 주었다. 읽어 보니 사실상 우리가 너무 지나친 행동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다면 내가 이 책을 가지고 방어를 해 주겠소'라고 하고서 출판하게 된 것이다』 

 분명히 안식교가 이단이 아니라는 확신 아래 '안식교를 방어해 주겠다'는 목적으로 이번 출판을 감행했다는 김경선 장로의 해명이다. 즉, 안식교 측을 적극적으로 변호해 보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닌 사실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김 장로는 자신이 소속한 교단에서 지난해 안식교의 이단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신문에 난 것을 보고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너무나도 수박겉핥기식으로 해서 그사람들을 그렇게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출판행동에 대해 총회 차원에서 문제 삼게 될 경우에 대한 질문에는 "총회가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시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총회 인간들의 모임으로는 나는 좌지우지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교계의 몇몇 언론에 대해 '이단 옹호 언론'이라고 규정하면서 소속 교회들에게 해당 언론에 광고를 주거나 기고행위를 하지 못하도록까지 결의한 예장 통합측의 논리대로 한다면, 김경선 장로의 이와 같은 의도와 입장에 따른 출판행동은 통합측의 대응 수순에 귀추가 주목되도록 하기에 충분한 사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통 교회 쪽을 향한 안식교의 적극성은 근자에 와서 매우 두드러 진다. 기독교TV에 주주로 참여하는데 성공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들이 이단이 아니라고 변증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요즘이다. 얼마전 소위 개신교문제연구소(소장 이흥선 목사)라는 데에서 '안식교문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자 적극적으로 나선 끝에 제법 효과를 본 바도 요즘 안식교 측의 적극적인 상황인식과 대응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이흥선 목사는 공개토론회에 앞서 자신의 주간지 '기독저널' 지면에서 안식교 이단성을 재검증한다며 대대적으로 안식교문제를 취급했었다. 이때에도 안식교 측은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김경선 장로가 이번에 출판한 안식교 신계훈 씨의 책은 이흥선 목사의 안식교 이단성 재검증 작업에도 톡톡히 활용되었다. 이흥선 목사는 '기독저널' 96년 2월 12일자부터 시작하여 4월 15일자까지 10회에 걸쳐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내용을 신계훈 씨의 책에서 발췌했다.

 이 목사는 안식교 이단성를 재검증한다면서 안식일 문제, 영혼 문제, 율법과 복음 문제 등을 중심으로 해서 항목별로 정통교회 측의 기존의 비판을 짤막하게 앞에 편집하여 놓고, 이에 대한 신계훈 씨의 반론을 장문으로 곧이어 편집하여 안식교 측의 변증이 효과적으로 성립되도록 하는 방법을 기본 형식으로 하였는데, 이는 사실상 신계훈 씨의 책을 축약하여 전재(轉載)한 것에 다름이 아니다. 신계훈 씨의 책이 바로 그렇게 구성되어 있고 내용도 똑같기 때문이다.

물론 축약 짜깁기에 있어 불가피한 최소한의 부분적 수정은 한 것이고, 총 10회로 진행된 지면중에서 첫회 지면인 서론과, 매회 서두 약간, 마지막회 지면중 질의?응답과 결론 및 서론과 중복되는 부분만이 신계훈 씨의 책에 없는 내용일 뿐이다. 심지어 정통교회 측의 비판에 대한 안식교 측의 변증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 비판 부분의 내용(탁명환, 박영관, 칼빈, 훼케마, 일반교회의 비판 23개 항목)조차 신계훈 씨의 필요에 의해 편집된 책에서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점이 사실상 이흥선 목사의 솔직한 속내를 읽을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진행된 후에 내려진 이 목사의 결론은 안식교 기본교리가 '의외로 성경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안식교 문제 지상 재검증 작업이 끝난 후, 공개토론 내용을 요약하여 3개 지면으로 중계한 이흥선 목사의 '기독저널' 4월 22일자는 정통교회 측(지면에는 주일교회 측이라고 표현되었음) 주장을 총 181줄에 담았고, 안식교 측의 주장은 이보다 4배 가량 많은 총 757줄 분량으로 편집하여 보도했다. 최소한의 양적 평형조차 외면된, 그런 작업이었다.

 사실 이 목사는 애초에 안식교를 이단이라고 공표했었다. 지난해 안식교가 기독교CATV에 각 교단들과 함께 주주로 참여하게 되자 '교리적으로 명백한 이단인 안식교'와 어떻게 연합사업을 할 수 있느냐고 관련 교단들을 매섭게 질타하는 내용을 자신의 '기독저널'에 주요 기사로 취급하고, 95년 9월 20일에는 관련 총회장들에게 "한국교회 앞에 사죄하고 그에 상응한 회개의 모습을 보일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이 목사가, 한국교회가 신중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이단을 규정한다고 교단 등을 한참 신랄하게 비판하던 당시였다.

 즉 '이단규정 신중론'을 그렇게도 강조하면서도 안식교를 이단으로 공표했으니 만큼 안식교에 대한 이 목사의 이단규정은 그야말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끝에 내려진 것이여야 했을 터이다. 그런데 이 목사는 불과 반 년만에 자신의 결론을 뒤집고서 안식교가 '의외로 성경적'이라고 다시 발표한 것이다. 참으로 허망없이 무너진 이 목사의 신중론이요, 재검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이라면, 상황에 따라 언제 또다시 안식교에 대한 결론을 뒤바꿀 이 목사의 '재재검증'이 시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어찌됐든, 안식교 측은 요즘들어 몇몇 사례에서 잘 나타나듯이 매우 적극적이다. 내친김에 본지에도 지상논쟁을 해보자고 제안하고, '현대종교'에도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안식교 측의 정통 교회를 향한 변증 의지는 이렇듯 상당한 수준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로 볼 때 김경선 장로가 안식교측 변증서를 출판하게 된 것은 안식교 측의 상황인식과 상당 수준 연계성을 띠며 정통 교회쪽을 향한 채널 역할을 충실히 해 내고 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는 이흥선 목사가 지상(紙上) 재검증이나 공개토론의 형식을 빌려 사실상 안식교 측의 교리적 입장에 손을 들어준 사례와 시기적으로 중첩되면서 그 효과를 배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손발로는 이러한 일을 하고 있더라도 몸은 정통 교회 안에 두고 있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그 효과성과 사안의 심각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안식교를 이단이라고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월간 <교회와신앙> 199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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