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 , 신천지
전체기사 | 상담제보 | 후원신청 | 배너달기
> 뉴스 > 문화 | 이영종 기자의 북한읽기
       
‘제2 자본주의 실험’ 성공할까
북한 신의주특구 앞날 어떻게
2002년 10월 02일 (수)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북한당국이 지난 9월 12일 취한 신의주시 특별행정구 지정 조치와 관련한 후폭풍이 한반도를 몰아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9일 외신을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신반의하던 우리 정부와 북한 전문가들은 특별행정구의 개방 폭과 기본법(총 6장 101조)을 통해 드러난 특구의 청사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앞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도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네델란드 국적의 화교인 양빈(楊斌)을 특구의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본격적인 개혁개방을 앞두고 신의주를 자본주의 실험실로 만들기 위한 결심을 굳힌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신의주 특구에는 별도의 입법·사법·행정권이 부여된다. 이와 함께 북한의 내각 위원회 성(省) 중앙기관은 특구에 관여하지 않으며 특구와 관련된 외교사업은 국가가 한다고 밝혀 외교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한을 신의주행정특구가 독립적으로 행사하게 했다. 게다가 특구는 국가가 위임한 범위내에서 독자명의로 대외사업을 하게 되며, 따로 특별행정구의 여권을 발급할 수도 있다. 특구를 상징하는 휘장과 깃발도 쓴다.

무엇보다 기본법은 특별행정구의 토지임대기간을 2052년 12월 31일까지로 정하고, 토지의 개발 이용 관리 권한을 부여했으며 지역 내의 기업은 북한의 노동력을 채용토록 명문화했다.

기본법의 곳곳에 “행정구를 국제적인 금융, 무역, 상업, 공업, 첨단과학, 오락, 관광지구로 꾸린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토대가 담겨있다.

신의주를 사실상의 독립공화국으로 삼으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경제적 실리를 취하려 입법·행정·사법 삼권이 별도로 부여된 특별행정구를 지정한 것은 국제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홍콩 마카우를 거론할 수 있지만 식민지배 등에 따른 조차(租借)성격이란 점에서 이번처럼 주권국가가 주동적으로 선포했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외교 국방 등 극히 예외적 부문을 제외하고 사실상 독립적 지위를 누리는 특구를 만든 것은 반세기 동안 북한의 행태로 볼 때 파격적이다. 물론 목표는 투자유치와 외화획득에 맞춰져 있다. 기본법이 특구내 기업에 대해 “공화국의 노력을 채용하도록 한다”고 규정한 데서도 풍부한 노동력을 통해 외화획득에 나서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은 압록강을 마주한 중국 단둥(丹東)과의 연계발전이나 중국 인프라 화교자본이란 디딤돌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를 유인할 과감한 시장논리의 구현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중국 선전 등지의 장점만을 짜깁기한 모델이 신의주에서 뿌리내리려면 법적 제도적 후속조치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북한은 1991년 만든 나진 선봉 경제무역지대의 실패 이후 개혁 개방의 신호탄을 재차 쏘아올린 것이다.

그러나 짚어야 할 대목도 적지않다. 우선 다소 저돌적으로 비쳐지는 양빈 장관의 특구구상이 실제 이행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했을 때 북한당국과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칫 북한측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다 중국은 군사기지인 단둥에 인접한 신의주 개발을 불쾌해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단둥시와 랴오닝(遼寧)성 당국은 적극적이지만 중국 중앙정부는 부정적이란 관측이다. 중국 정부가 북한에 ‘독립 공화국’을 만들려는 양빈 장관의 행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지도 변수다.

인프라의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중국 단둥과 마주한 최대 변경무역 지구로 경의선(京義線)의 북측 구간인 평의선(평양-의주)이 지나가는 등 철도 도로가 뻗어있다. 그러나 국제적인 특구로서 면모를 갖추려면 중장기적인 인프라 보강과 함께 중국지역의 설비를 이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의주 지역의 전력은 현재도 전압이 불안정해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둥을 통해 중국 동북전력망의 전력을 보강받고, 연간 화물수송량이 300만톤에 달하는 단둥기차역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국제경쟁력을 갖춘 임금체계의 마련과 함께 투자보장과 관련한 법 제도적 장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임금수준과 노동생산성이 여전히 투자에 부적합한 수준인 데다 신의주가 국경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의 직접적인 투자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다.

이런 내적 정비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과 국제 금융기구와의 거래를 불가능하게 하는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조치의 해제가 필수적이다. 미국 정부는 두 차례의 제재완화로 자국 기업이 북한과 거래할 수 있게 했지만 일반관세 적용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실정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신의주 특구를 ‘노비자’로 개방하겠다는 양빈 장관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개인이나 단체가 당장 신의주에 들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아직 북한당국이 입국과 관련한 준비가 안 된 것으로 파악된 데다, 중국 정부도 단둥과 신의주 사이 국경 통과절차를 어떻게 바꿀지 밝히지 않은 때문이다. 남북교류협력법상 북한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통일부로부터 방북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외국에 거주하는 국민도 해외공관에 방북 사실을 알리게 돼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북측은 남한사람의 경우 투자조사단 등 경제 기업인 위주의 단체방문객을 먼저 받아 들인 뒤 개별적인 방북은 차차 허용하는 순서를 취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양빈 장관의 서울 방문 이후 신의주 방문 절차와 관련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섣부른 신의주에 대한 접근이나 돈키호테식으로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차분히 북한측과 특구측의 조치를 지켜보며 신중한 판단을 내리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결국 신의주 특별행정구의 무지개 빛 구상에도 불구하고 황량한 한반도 서북단의 잿빛 도시가 국제적인 개방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시행착오와 걸림돌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와신앙의 다른기사 보기  
<교회와신앙> 후원 회원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은행 607301-01-412365 (예금주 교회와신앙)
ⓒ 교회와신앙(http://www.ame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최근 많이 본 기사
이광수-이광선 형제 목사가 <콩고
“정명석의 범행에 대한 구체적 사
자유통일당, 22대 총선에도 '3
신천지인의 스토킹 행위에 대한 법
JMS 교주 정명석, 여신도 추행
개역은 음녀(배교 체제)의 집이라
장미꽃에 얽힌 멋진 추억
   <교회와신앙>소개걸어온길만드는 사람들광고안내후원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호 : 교회와신앙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아01814  /  등록일자 2011년 10월 28일 / 발행일 2011년 10월 28일
이용약관 / 발행인 : 최삼경 /  편집인 : 최삼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봉식
(12125)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도제원로 32-2  /  Tel 02-747-1117 Fax 02-747-7590
E-mail : webmaster@amennews.com
Copyright 2005 교회와신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ame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