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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대회 꼭 해야되나
무관심·여성계 반발속 열기 시들
2003년 05월 21일 (수) 00:00:00 서대경 기자 kofkings@chol.com

   공중파선 중계도 안해
“여성상품화” 비난 잇따라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 씨의 수많은 유행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다. 이 씨의 이 한마디는 우리 사회 속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美)의 기준은 여전히 겉으로 보이는 ‘외모’다. 예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사회 곳곳이 심각한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다이어트 시장이 2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10대 여학생 3명 가운데 2명이 정상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식이요법 등 체중조절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는 왠지 씁쓸함마저 느끼게 한다.

여성의 ‘외모 가캄를 극대화한 행사가 바로 해마다 5월이면 열리는 미스코리아대회다. 이 대회는 50여 년 동안 대한민국 미인의 산실로 군림해왔다. 대회를 통해 수많은 스타들이 배출됐으며 지금도 미스코리아에 뽑힌 사람들 중 상당수가 연예계로 진출하는 등 스타의 지름길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이 행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특히 대회가 끝나면 당선자들에 대한 자격 논란과 함께 심사위원 매수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썩 개운치 않은 모습이 종종 뒤따랐다.

올해 역시 5월 21일 제47회 미스코리아대회가 열리지만 예전과 같은 열기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주최측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합숙기간동안 망월동 5·18 묘역을 참배하거나 바자회를 여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줄어든 관심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이 미스코리아대회 중계를 포기한 것만 보더라도 국민적 관심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과거 미스코리아대회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으나 몇 해 전부터 시청률이 곤두박질 치더니 급기야 방송사들은 중계를 포기했다. 결국 올해 미스코리아대회는 케이블TV와 인터넷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다.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던 미스코리아대회가 홀대를 받게 된 데는 여성 단체들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이들은 미스코리아대회가 “여성의 미(美)를 획일화시키고 선정적이며 성(性)을 상품화 한 행사”라며 지상파 중계 금지 및 대회 폐지를 요구해왔다. 또 모 여성잡지사는 지난 1999년부터 외모가 아닌 여성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안티 미스코리아대회’를 개최해 젊은 여성들과 네티즌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지난 5월 10일 남대문 메사팝콘홀에서 ‘여성이 만드는 세상, Oh! Peace Korea’란 주제로 12팀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각 지역별 미스코리아대회 예선전에 대해서도 여성단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충남지역 여성단체들은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미인선발대회는 여성의 미를 획일화하고 표준화하는 등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반여성적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함께하는 시민행동’(시민행동, 대표 이필상)은 미스코리아대회를 지원한 14개 지방자치단체들에게 예산을 낭비했다는 이유로 ‘밑빠진 독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대구대 필휴먼생명연구소 구미정 박사는 “미스코리아대회는 여성의 우아함을 강조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을 사물화 시킨 대표적인 사례”라며 “여성을 이분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미스코리아대회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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