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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경제공부 시키세요
진정한 부자가 되는 비결
2003년 01월 08일 (수) 00:00:00 윤길주 ykj77@joongang.co.kr

 

 

윤길주 기자 / 월간 중앙
부모는 당연히 돈을 벌어와야 하고, 이를 자신들에게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아주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공부라고 해서 별다른 것은 아닙니다. 부모들의 경험을 토대로 돈을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는 참으로 다사다난했습니다. 월드컵 열기에 모든 국민이 감동했습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효순, 미선양을 추모하는 촛불 시위는 우리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국민의 욕구가 분출됐습니다.

국가적인 행사가 잘 마무리됐지만 각 가정이나 개인들에게는 힘든 한 해가 아니었는가 생각해 봅니다. 특히 경제적 여건이 좋지않아 고생한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대다수 주식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집 값이 끝간데 없이 올라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고리(高利)의 신용카드를 썼다가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혀 ‘경제 전과자’가 된 사람들도 많았죠.

지난해 최고의 유행어는 ‘부자되세요’였다고 합니다. 어느 신용카드회사 광고 카피였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나 봅니다. 올해는 새 해 첫인사를 하는 사람 중 ‘행복하세요’라는 덕담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부(富)는 행복에 있어서 필요 조건은 될지언정 충분 조건은 아니죠.

이런 점에서 ‘행복하세요’라는 말은 돈, 사랑, 명예, 성취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무튼 올해는 모두는 아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새해를 여는 마당에 필자는 여러분들에게 자녀들의 경제 공부에 신경을 써주길 권유해 봅니다. 사실 경제라고 하면 어른들조차도 어렵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자들 의견을 보면 신문에 경제면을 늘려달라는 의견은 많은데 경제면은 그냥 쓱 훑고 지나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딱딱하고 어렵다는 게 그 이유죠. 필자도 이에 대해서는 생각을 같이합니다. 경제 용어라는 게 다소는 생소하고 어려운데 이를 쉽게 풀어서 활자화하기는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경제부 기자들은 늘 어떻게 하면 쉽게 쓸까 고민을 많이 한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 읽어도 금방 알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경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먹고, 입고, 사는 게 모두 경제 행위입니다. 수요, 공급, 이율, 가계수지 등 모든 경제 용어는 따지고 보면 여러분들의 삶에 들어 있는 것들입니다. 다만 어떻게 짜임새 있게 사고, 쓰고, 절약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죠.

그래서 새해 초부터 여러분들은 가계를 어떻게 꾸릴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올해 자신의 수입을 예상해서 씀씀이와 저축액을 정한 다음 다이어리에 꼭 기록을 해보세요.

이것을 온 가족이 함께 돌려서 읽고, 다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해 꼭 지키겠다는 다짐을 한 번씩 해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온 가족이 현재 우리 가정이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알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올해 말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내실 있는 가계가 됐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1990년대 이후 어린이나 청소년이 소비의 주체로 등장했습니다. 각 기업들은 이들을 겨냥한 판촉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많은 초등학생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며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시장에 나가보면 부모 없이 자신들끼리 고가의 옷이나 각종 장신구를 사는 학생도 많습니다.

이들이 쓰는 돈은 대부분 부모들이 준 용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초등학생이 쓰는 휴대폰 구입 비용이나 사용료는 부모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얘기죠.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쓰는 돈이 어떻게 해서 생겼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부모는 당연히 돈을 벌어와야 하고, 이를 자신들에게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아주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공부라고 해서 별다른 것은 아닙니다. 부모들의 경험을 토대로 돈을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돈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돈의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돈의 절대적 가치는 만인에게 평등합니다. 나에게는 100원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200원이 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러나 상대적 가치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릅니다. 10억원을 가진 사람과 1천만원짜리 단칸 셋방에 사는 사람에게 100만원은 그 재산만큼이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이 같은 돈의 상대적 가치, 즉 집안의 경제적 현실을 똑바로 인식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용돈 기입장을 만들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대체로 주부들은 가계부를 작성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이것을 쓰라는 말을 안합니다. 아이들은 친구가 무슨 물건을 사는 것을 보면 충동적으로 사고 싶어합니다.

때문에 한 달 용돈을 몽땅 털어서 비싼 물건을 한 번에 사기도 하죠. 그리고는 다시 용돈을 달라고 부모를 조릅니다. 용돈 기입장을 만들고, 이를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면 이런 일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돈을 버는 방법을 하나 하나 일깨워주는 것도 중요한 공부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집안 청소나, 세차, 심부름을 할 경우 액수를 정해 댓가를 지불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면 대부분 집에서 인터넷을 합니다. 인터넷에는 아주 다양한 사이버 쇼핑몰이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이런 쇼핑몰에 들어가 가격을 알아보고 직접 물건을 사도록 해보세요. 실제 오프라인 시장에서 구입하는 비용과 차액이 남으면 그것을 아이에게 성과급으로 줘보세요. 물건 가격이 왜 비싸고, 싼지 공부도 되고 돈의 소중함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좀 더 적극적인 부모라면 예금 통장을 관리하거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가르쳐 보세요. 최근들어 은행들이 어린이용 예금을 많이 개설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한 달에 5천원 정도씩이라도 매달 예금을 하다보면 아이가 저축하는 재미를 느낄 것입니다. 통장은 꼭 아이에게 맡겨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게 좋겠죠. 한마디 덧붙인다면 절대 부모가 대신 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부모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회의감을 가질 것입니다. 모든 일을 돈과 연결시키는 게 부적절하다는 생각이겠죠.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고, 쓰는 행위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려서부터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커서도 절제된 생활을 못하고, 직장에서도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이나 서구 유럽에서는 어린이의 경제 공부에 다른 어떤 것보다 철저합니다. 독립된 주체로 살아가는 훈련을 경제 공부를 통해서 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제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아이 때부터 돈을 합리적으로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새해에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경제 공부를 열심히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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