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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삶은 격렬한 씨름판
폴 고갱/ 설교 뒤의 환영
2003년 05월 14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 폴 고갱 <설교 뒤의 환영> 1888년.

씨름의 묘미는 내동댕이치는 데 있다. 샅바를 붙잡고 씨름하지만, 결국 이기는 자는  샅바에서 상대방을 멀리 뿌리치든지, 넘어뜨려야 한다. 그러나  신앙의 씨름은 다르다. 내동댕이치지 말고 끝까지 붙잡아야 한다. 사실 우리는 매일매일 씨름판에 나간다. 씨름판은 결판을 내는 곳이다. 씨름판에서 쓰는 결판이라는 말은 신앙에서 쓰는  결단이라는 말과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결단하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믿음의 결판을 내야한다.  이기든지 지든지. 그러므로 씨름판은 언제든지 내 안에 있다.

<설교 뒤의 환영> 또는 <야곱과 천사와의 싸움>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그림은  성도의 내면 세계를 묘사한 것이다. 우선, 대각선으로 자른 화면에서 오른쪽에 있는 천사와  야곱의 씨름하는 모습과 빨간색 모래판의 강렬한 이미지는 이 싸움이 얼마나 격렬한 싸움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격렬한 싸움판과는 대조적으로 그것을 구경하는 성도들은 하나같이 그 씨름판을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도하는 모습으로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로 그 씨름판은 성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싸움인 것이다.  우리는 창세기 32장 24절에 “야곱은 홀로남아 어떤 사람과 밤새도록 씨름했다”는 기사를 볼 때 이 씨름이 야곱의 씨름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그림을 그린 ‘고갱’은 이 씨름은 바로 우리들 속에서 일어나는 매일 매일의 씨름인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대체로 우리는 마귀와 씨름하는 것이 아니고 천사와 씨름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림 오른편 상단에 천사와 싸우는 야곱을(아니 나를) 검정색  옷을 입혀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 사실 우리는 이미 마귀의 종이 되어 있는 몸이 아닌가?

그래서 이 곳에서 헤어 나오려면 우리의 실존이 바로 우리  곁에 오신 하나님(천사)과 싸움하게 하시는 것 아닌가? 그러므로 이 싸움은 내동댕이쳐야 하는 싸움이 아니라 붙잡아야 하는 싸움인 것이다. 싸움에서 나를 지게 하려는 싸움이 아니라 이기게 하시는 싸움인 것이다.

인생의 씨름판인 이 세상에서 코치이신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뼈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붙들고 놓지 말아라!” 야곱도 이 소리를 들었고 오늘 내 마음속에도 이 소리가 들린다. “믿음의 샅바를 꼭 붙잡아야 해!”

“그 사람이 가로되 날이 새려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가로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창 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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