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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낸다고 똑같은 손 되나
자크 루이 다비드/ 마라의 죽음
2003년 07월 23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미켈란젤로(Michelangelo, 1475∼1564)의 위대한 조각 <피에타>는 수난이 많은 작품이다. 미켈란젤로는 이 작품을 만들 때부터 누가 훔쳐가거나 파손 시킬까봐 작품이 발표되기 전날밤까지 이 작품을 지키고 있다가, 문득 자신의 싸인을 하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예수를 안고있는 마리아의 어깨띠에다 부랴부랴 ‘미켈란젤로’라고 싸인해 놓았다.

   
   ▲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1498~1499년
그 후 여러 해 동안 <피에타>에게는 크고 작은 수난이 끊이지 않다가 어느 정신병 환자가 망치를 휘둘러 마리아의 코 부분을 깨뜨려 보수된 후부터, 이제는 가까이서 이 작품을 볼 수가 없다. 방탄유리로 막아서 멀리서만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후에 엉뚱한 면에서 도난(?)당하게 된다.
16세기의 교회는 개혁되었지만 여전히 교회가 사회의 구원을 향한 그 힘이 미미한 때에, 사람들은 하나님보다는 현실적인 영웅을 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나폴레옹이고 로마 영웅들의 현현이었다. 하나님보다 영웅들의 능력을 구한 것이다. 이런 사상에 앞장서서 홍보활동을 하고 귀족중심의 환상적인 미술에 반기를 들었던 사람들이 신 고전주의 화가들이었다(북한의 선전물들은 다 이 양식을 본따서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신고전주의’ 태동은 18세기 말 프랑스에서 혁명에 즈음하여 자크 루이 다비드(Jacgues Louis David, 1748∼1825)에 의해서 태동되었다. 그는 혁명을 암시하고 혁명을 고취시키는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그 가운데 극적인 그림 하나가   <마라의 죽음>(1793)이다. 다비드의 혁명 동지였던 마라(Jean-Paul Marat)는 피부병 때문에 목욕탕에서 안정을 취하다가 샤를 로트-코르테 라는 여인에게 살해를 당했다.

   
   ▲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1793년
그는 큰 슬픔으로 이 사건을 미화하여 마라를 영웅으로 만드는 한 장의 그림을 남겼다. 마라의 손에는 코르테의 피묻은 청원서가 아직 들려있고 목욕탕 바닥에는 상아의 손잡이가 달린 피묻은 칼이 놓여있다. 그리고 깃 펜이 쥐어진 채 난자 당하면서 힘없이 늘어뜨린 손, 제일 극적인 이 장면에서 그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서 예수가 늘어뜨린 그 구원의 손을 빌려왔다.

간단히 말하면 예수와 버금가는 순교자 마라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게 지켜내려고 애썼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이렇게 다비드에 의해서 도난(?) 당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수의 ‘구원의 손’을 훔쳐서 마라에게 붙여놓았다 할지라도 마라는 우리의 생명을 구원할 수가 없었다. 오직 구원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 분의 손길을 통하여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예수 대신 영웅들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십자가에 돌아가신 그 예수님 아니고는, 그 희생의 몸이 아니고는 진정 구원은 없는 것이다. 다비드는 ‘마라에게 바친다’는 그의 싸인과 함께 나무상자처럼 보이는 비석을 그의 그림전면에 세워놓았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자신을 하나님께 위탁한다’고 자기 싸인을 마리아의 어깨 위에 새겨놓았다.

순식간에 가는 인생이다. 어디에 우리들의 삶을 위탁할 것인가?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갈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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