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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나야 성령이 오신다’
2002년 09월 18일 (수) 00:00:00 장경애 jka9075@empal.com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중에서
헨리 나우웬 지음, 피현희 옮김, 두란노 펴냄

인생의 신비 중 하나는 가끔 우리는 마주 대할 때보다 서로를 기억할 때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서로 만나서 대하면 친밀한 대화를 할 수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히려 그것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부활하기 전 상태에서 우리 육체는 나타나는 만큼 숨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 인생의 많은 실망과 좌절들은 서로 보고 신체 접촉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만큼 항상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우리 인생의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는 서로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하는 일을 계속 되풀이하면서 친밀감이 커지는 것을 점점 느낍니다.

멀리 떨어져 서로 보지 않고 있을 때 기억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방법으로 서로를 바라봅니다. 그럴 때는 서로의 다른 모습 때문에 방해받지 않으면서 서로의 내면 중심을 더 잘 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억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영혼에 닿을 수 있습니다. 각자가 그 사실을 알면 우리는 언제나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은 사실을 왜곡하며 거짓되게 하며 또 선택적인 지각을 하게 한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단지 기억의 한 측면일 뿐입니다. 기억은 또한 분명하게 해 주고 순화해 주며 초점을 맞추게 하며 숨겨진 은사들을 가장 잘 드러나게 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집을 떠난 자녀를 생각할 때, 자녀가 부모를 기억할 때, 남편과 아내가 오래 떨어져 있다가 서로를 생각할 때 대개 가장 좋은 것들이 기억에 떠오르면서 상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우리의 의식 속에 들어옵니다. 우리가 사랑으로 서로를 기억할 때 우리는 서로의 영혼을 불러내 영적인 연합이라는 새로운 친밀감속으로 들어갑니다. 동시에 우리가 다시 함께 하며, 새롭게 보며, 새롭게 발견한 영적인 삶을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일으키는 사랑스러운 기억은 서로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더욱더 구체적으로 표현되며 더욱더 깊이 새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깊은 만남은 언제나 다시금 더욱더 순화된 헤어짐을 가져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창조적인 기억과 연결된 만남과 헤어짐의 계속적인 상호 관계성은 서로를 향한 우리의 사랑을 순화하고, 깊게 하며 지속하는 한 통로입니다.

이런 지탱해 주는 힘에 대한 기억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모습에서 가장 신비롭게 보입니다. 참으로 우리는 기억 속에서 그리스도가 우리를 돌보시고 지탱해 주시는 그런 관계 속으로 들어갑니다. 예수님은 잡히시기 전,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말씀을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진리의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요 16:7, 13).

여기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진정으로 자신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은 기억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히십니다. 즉 예수님을 기억하는 일을 통해서 그들의 목격한 것의 진정한 의미를 경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변화산에서 그분을 뵈었고 죽음과 부활에 대한 그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귀와 눈은 닫혀 있었고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성령, 그분의 성령이 아직 오시지 않았고 그들이 비록 보고 듣고 냄새를 맡았고 만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멀리 있었습니다. 오직 그분이 떠나간 후에야 그분의 진리의 영이 자신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드러냈습니다. 그분이 떠남으로 새롭고 더욱더 친밀한 만남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임재가 고난 가운데서 제자들을 돌보고 지탱해 주었으며 그를 다시 만나고자 하는 소망을 일으켰습니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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