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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생산적 고독으로
2003년 07월 16일 (수)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영적 발돋움(REACHING OUT)>중에서
헨리 나우웬 지음/  이상미 옮김/  두란노 펴냄

어시스트 최은실 / 가나안교회 장경덕 목사 사모

 

우리는 때때로 외로운 느낌과 슬픈 느낌이 드는 것은 서로 마음을 충분히 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진정으로 자신을 열어 놓는 것은 진정으로 자신을 닫아 넣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비밀을 간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제대로 자신의 것을 드러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주 신중하게 자신만의 내적인 비밀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공동체를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 사이의 친밀한 관계에는 서로 마음을 여는 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고 상대방의 독특함을 지켜 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간에 아무런 경계선을 두지 않음으로써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하게 되면 가깝기는 하지만 무미건조한 관계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 내면의 성소를 위험스레 내비치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바입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교제를 갖기 원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봉사이기도 합니다. 침묵 끝에 나오지 않은 말은 그 힘을 잃어버리듯이 마음을 닫을 수 있는 능력이 없을 때 여는 것 또한 그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절박한 외로움으로 우리의 의식 속에 그리 자주 비집고 들어오는 이 본질적인 외로움을 우리는 어떻게 처리해야 합니까? 또 우정이나 사랑도, 결혼이나 공동체도 이 외로움을 없애줄 수 없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어떤 때는 환상이 현실보다 낫습니다.

그러니 외로움 가운데서 부르짖다가 우리가 끌어안은 그 품안에서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이 쉼을 얻고, 이해 받고 용납 받는다는 순간적 경험을 누리게 할 그 누군가를 한 순간이라도 찾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외로움으로부터 도망가고 그것을 잊거나 부인하려고 하는 대신에 우리는 그 외로움을 지켜서 그것을 생산성 있는 고독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영적인 삶을 살려면, 먼저 외로움의 광야로 들어가서 조용 하고 끈기 있는 노력을 통해 그 광야를 고독의 동산으로 바꾸는 용기와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쉼이 없는 마음에서 안식하는 영으로 향하는 움직임이고, 또 밖으로 발돋움하려는 갈망에서 안으로 발돋움하는 탐구로 향하는 움직임이며, 불안한 매달림에서 편안한 유희로 향하는 움직임입니다.

우왕좌왕하지 말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잠잠히 있으십시오. 당신 자신의 분투에 귀를 기울여 주의 깊게 들으십시오. 당신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 당신 마음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진정한 영적 안내자는 무엇을 하고 누구를 찾아갈지를 말해 주는 대신, 우리에게 홀로 있으면서 자신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권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영적 지도자는 우리에게 우리의 메마른 땅에 물을 몇 방울을 떨어뜨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 대신 우리가 불평하는 점들의 심층을 깊게 파 내려가다 보면 그 곳에서 살아있는 샘을 발견하리라는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자기 고독의 중심을 접하면서 우리는 자신이 이미 사랑의 손길로 만져졌음을 감지합니다. 사랑하고 싶은 끝없는 욕망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먼저 우리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점과 우리가 친밀함을 베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가 하나님 자신의 내적인 친밀함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점을 점점 더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전쟁의 위기나 급작스런 가난, 병, 죽음 속에서 ‘인생의 부조리들’에 맞닥뜨리게 될 때 더 이상 중립적인 자리에 남아 있을 수 없게 되고, 외로움과 적개심으로 반응을 보이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당황스러움에서 터져 나오는 반발심을 기도로 바꾸라는 도전을 받습니다. 기도는 우리 존재의 한계너머로 우리를 들어올려서는, 자신의 다함 없는 사랑과 자비에 찬 가슴과 손으로 우리 생명을 붙들고 계시는 그분에게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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