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국교회 이단문제 현황과 대처’ 제하의 긴급 좌담회가 열렸다. 본지 창간1주년 기념 세 번째 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좌담회는 7월 11일 빛과소금교회(담임목사 최삼경)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최삼경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이비이단상담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오성환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장), 황호관 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최병규 목사(예장 고신 유사기독교상담소장), 탁지원 전도사(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가 참석했다. <편집자 주>

▲ 왼쪽부터 탁지원 소장, 최병규, 황호관, 오성환, 최삼경 목사

최삼경 목사: 요즘 이단문제가 어느 때보다 심각함을 보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오성환 목사: 이단들이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그에 반해 예전에는 이단을 연구하거나 규정하는 것에 한국교회가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이 약 10여 전부터 교단이나 개인연구가들이 이단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활발하게 연구, 집필, 방송 등으로 활동을 하니, 이단들이 긴장을 하거나 자극을 받아 극렬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단 단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단성을 발견하고 그 단체를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그에 대해 자극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봅니다.

황호관 목사: 저는 외국에서 15년 정도 지내다가 한국에 온지 7년 되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잘 몰랐었는데, 외국에 있다가 와보니 한국에 이단 문제가 심각함을 발견합니다. 원색적인 복음 전파가 있든지, 뚜렷한 신학적인 바탕 위에서 나아가든지 해야 하는데, 우리 교회가 복음의 선포는 적어지고, 또 교회가 교회다움의 맛을 잃어가는 것이 또 하나의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교회 내적인 문제가 오늘의 이단이 발생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는 것이죠. 가장 심각한 것은 교단이 이런저런 이유로 갈라진다는 것입니다. 교단 분파로 신학교가 많아지고, 그로 인해 무자격 목회자가 대량으로 나오면서 그들에 의해서 악영향의 고리가 계속 형성되고 있습니다.

최병규 목사: 현대교회가 기독교에 대한 매력을 상실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많은 교훈이 있었지만, 그 진실된 의미가 잘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겠죠. 상담 중에 이런 예가 있었습니다. 남동생이 이단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의 식구들도 그 사실을 다 알지만, 그동안 기성교회에서 성경교육뿐 아니라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알고도 간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교회다움을 잃어간다는 한 예죠. 이단들이 일어나도, 그 전에는 기독교의 대사회적인 긍정적인 요소들이 활발했었는데, 요즘에는 교회의 부정적인 요소들만이 사회 언론을 통해서 나타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탁지원 소장: 이단의 숫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면 위로 어떤 단체들이 떠오르느냐 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요즘 크게 활동하고 있는 이단 단체 중에 신천지가 있는데 그 단체의 포교 전략 중에 ‘침투조’라는 게 있습니다. 각 교회마다, 2인 1조나 수십 명의 신도들이 교회 내부로 새신자를 가장하여 직접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얼마 후 교회를 이탈할 때는 그동안 인간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을 데리고 나간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죠. 이미 광주, 대전 지역 등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최: 이단들의 전략이 갈수록 지능적이고 적극적이군요.

탁: 그들의 전략집을 구했습니다. 친인척까지 그렇게 전도하는 방법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침투조 때문에 광주에 있는 어떤 큰 교회는 수십 명씩 성도가 빠져나기도 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청년부 중에서 회장 부회장 등 임원을 신천지 소속 신도들이 장악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최: 대도시보다 지방에서 먼저 이단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오: 도시의 큰 교회는 몇 명이 이단으로 빠져나가도 크게 나타나지 않는데 지방의 교회는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지 않겠습니까. 어떤 면에서 보면 이단들의 내부 침투보다 우리 교회 안에 분별력이 없는 목사들과 교인들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뜨레스디아스나 다락방 운동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 교단의 중진들이 그 문제에 깊이 관계되어 있었던 일도 있지 않았습니까.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이단 대처를 논할 수 있겠습니까.

최: 이러한 이단들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해보도록 하지요.

병: 이번 우리 교단(예장 고신측) 공과에 이단에 대한 교육이 들어갑니다. 장년부 공과로 교육위원회와 연결해서 제가 만들고 있습니다.

탁: 그렇습니다. 저도 교육문제라고 봅니다. 그것이 근본적인 대처이기 때문입니다. 실험적으로 초등학생들에게 이단교육을 해보고 가능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즉, 아이들도 교육을 통해서 평생 동안 이단에 넘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문제가 있다면 아이들에게 이단문제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어른들의 생각일 뿐입니다. 그 이후에 중고등부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청년들은 주체가 되어서 이단 대처를 위해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총회, 노회에서 이단문제 공과공부를 통해서 그리고 개교회에서도 어려서부터 자체 교육을 시키기만 한다면 근본적으로 이단을 대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단들이 6개월, 1년, 또는 수시로 자신들의 단체명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적인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병: 먼저 이단교육을 위한 자료집부터 만들어내는 것이 급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단문제 교육을 말할 때면 주로 어른 성도들을 위한 것으로 치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탁: 대부분 그렇다고 봅니다. 저는 가능한 청소년 중심으로 이단 교육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몇 대학교 강의를 하면서 ‘이단 단체 탐방’을 과제로 낸 적이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그것을 통해 우리 교회의 소중함을 깨닫곤 합니다. 요즘 느끼는 것은 어렸을 때, 이단교육을 받으면 후에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이단 단체에 거의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2시간용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만화를 통해서, 인형극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교리보다는 이단 제품들을 설명하면서 이단교리를 설명하는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지요.

오: 할렐루야기도원 문제, 영생교에 대한 문제도 우리 고신 교단에서 제일 먼저 연구 발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단의 세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기총의 이름으로 하면 이름 때문인지 보다 한국교회에 영향을 크게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가능한 큰 교단에서 연구, 발표해주는 것이 각 교단, 교회에서 교육을 하는데 매우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탁: 이번 이단 신도들의 난동으로 집회가 취소된 부산 수영로교회 사건을 통해서 저의 이단 강의 집회 5, 6개가 연달아 취소됐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교회가 상처를 입고, 성도들이 다치는 것이 싫다는 것입니다. 선교의 구호 중에 ‘가라 아니면 보내라’라는 게 있습니다. 이것을 이단대처를 하는 면에서 살펴보면 ‘싸워라. 그게 어려우면 후원해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교회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 교계 언론에 대해서 언급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계의 몇몇 신문이 이단들을 옹호해주는 등 역기능의 요소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

탁: 일전에 광주에 있는 한 교회에서 집회를 할 때 이단성 관련 광고를 실은 모 신문에 대해 강의를 했더니, 집회 주최측 교회에서 강의를 중단시키더군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신문사에서는 광고는 편집진의 의도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광고면을 통해서 통일교 내용이 나와도 괜찮다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또 그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오: 예장 통합측 교단에서 했던 것처럼, 이단 옹호 언론을 지목해주는 것이 교회가 이단문제를 분별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탁: 신천지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계 약 5개 신문사가 신천지를 오히려 변호해주는 데 앞장섰습니다.

최: 교단 신문사는 대체로 교단의 정신으로 발행되지만, 개인이 만드는 신문은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신문의 사명보다는 재정문제가 앞서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가 본을 보이지 않음을 봅니다. 지도자의 윤리적인 문제, 교회 세습 문제 등등. 이단의 방패 역할을 해야할 대형교회가 이단의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오: 대형교회의 좋은 점이 많이 있습니다. 대형교회는 그렇게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이지 않겠습니까. 그런 대형교회가 혹 잘못 나갈 때, 교단에서 교통정리를 해주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렇게 잘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최: 중국에서의 한 예가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정도씩 이단 정보를 책자로 만들어 배급했더니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내용이죠. 이것을 한 대형교회가 감당해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병: 지난 번 한 논문을 읽었습니다. 대형교회 지도자들이 이단대처에 대해서 마음이 별로 없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오: 한국교회에 자정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꼭 대형교회만 필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교회들이 모여서도 얼마든지 이단대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최: 이단대처를 위한 연합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황: 한 세미나에 제가 이러한 발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이비이단들은 눈에 보이든지 아니든지 연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악한 영들이 공동의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왜 우리는 이 문제를 위해 힘을 모으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단 연구의 결집된 힘이 모아졌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연구하는 기관과 사람들이 많은데 하나로 모아지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병: 대표자들의 연합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관들의 연합을 말하는 것인지….

황: 대표자들은 물론이고, 기관의 연합도 필요에 따라 연합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단 연구에는 뜻을 같이해야 하는 기본적인 개연성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 이단 연구가들도 연합을 위해 자신들의 주장과 개인 성향을 조금씩 양보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의 성향이 많이 다를 수 있지만 조금씩 양보해서 함께 가야 할 것입니다. 이단 연구가 한 사람이 넘어지면 이단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막대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 그래서 이제라도 조금 더 구제적으로 연합전선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직이 필요하면 그것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조직까지는 필요없다면 만남을 통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기도한다면 커다란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 한기총이 각 교단의 이단대책위원장과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초청해 논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들 관심이 없는지 생각보다는 잘 모이지를 않더군요. 우리 교회가 너무 개교회주의에 깊이 빠져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황: 이단들은 자기들 살기 위해서 열심히 모이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우리 교회는 일부 이단 연구가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에 너무 의존해서 그 문제를 소홀히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이단들이 이렇게 극성을 부리고 있는 시점에서는 연구가 개인보다는 교단 중심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탁: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말씀보존학회(이송오) 등은 각각 예장 합신과 합동측에서 이단성 관련 연구 발표를 해주었기 때문에 제가 강의할 때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볼 때, 한기총이나 각 교단에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단 규정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단성이 짙은 어느 단체 신도들이 한 신학교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그 학교에서 그 신도들을 제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원인을 알아보니 그 학교 소속 교단이나 그 교단이 속해 있는 한기총에서 그 단체에 대한 어떠한 연구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최: 이번에 모 TV방송국 PD와 이단문제로 대화를 하다가 그가 이단의 심각성을 느끼면서 한국 기독교에 이러한 이단문제를 위한 공식적인 상담 기구가 있느냐고 묻더군요. 적극적으로 상담해서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기구 말입니다. 이단문제 연구가이자 상담가인 진용식 목사가 안식교, 안상홍측 신도들을 상당히 많이 회심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상대로부터 법적인 방법 등으로 집중 공격이 들어와 무척 힘들어 하더군요. 개인 연구, 상담가들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황: 이제는 안 나설 수가 없습니다. 필요가 강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오: 이단문제는 또한 항상 정치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고 봅니다. 교회의 무관심, 정보의 빈곤, 이단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크지만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이단대처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최: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