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소식에 안타까워하시며 기도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m 넘게 눈이 쌓인 하얀 산을 바라보며 이곳 저곳에서 눈처럼 맑고 진실하게 기도하는 분들이 있기에 저희가 이곳에 있을 수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기도의 함성들이 레바논 골짜기 골짜기마다 울릴 그 날을 기대하며 작고 보잘것없이 보이지만 날마다 주님의 마음을 가지고 이곳의 잃어버린 영혼들을 향하여 나아가기를 소원합니다.”

3월 19일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중동선교회 소속의 선교사가 보내온 기도편지 내용이다.
이라크전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현재, 요르단에는 난민 사역을 하기 위해 한국에서 파견돼 중동지역에서 사역을 하던 선교사들이 모이고 있다. 중동선교회(회장 조정해 목사)는 지난 3월 31일 요르단으로 선교사를 파송했다. 중동선교회(http://met.or.kr)는 현재 중동,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등 이슬람지역 30여 개국에 7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지원하고 있다.

▲ 지난해 예멘 ‘비전 다이렉트’중 현지인과 함께한 단기선교사들.

1984년 설립된 중동선교회는 설립초기 현지 교회와 한인교회의 지원과 중동에서 귀국한 근로자들의 기도모임 위주의 사역을 전개했다. 80년대 말부터 이슬람권 선교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해외 파송 단체로 역량을 키웠다.

중동선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역은 이슬람권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이다. 선교사를 통해 복음을 심고 나아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목표이다.

또 기존에 세워진 한인교회를 지원하는 사역과 전문인사역, 의료사역과 문서사역 등 다양한 형태의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또 후원자 관리, 기도편지 발송, 후원자 연결 등 여러 행정적인 면을 지원해서 선교사들이 선교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선 잘 훈련된 선교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선교회에서의 훈련학교 운영은 필수다. 3월과 9월, 년 2회 12주 동안의 훈련을 통해 이슬람의 이해와 전도법, 선교전략 등 이슬람 선교에 필요한 것들을 배운다.

‘비전 다이렉트’란 이름으로 단기선교여행을 매년 여름과 겨울 3주간 이슬람권 선교대상국을 정탐하고 온다. 또 중동어학당을 운영하면서 언어를 통해 그들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효과적인 선교사역을 준비한다.

중동선교회에서는 앞으로 NGO사역을 통한 선교를 계획하고 있다. 키르키즈에는 이미 영어와 구제, 어린이교육을 담당하는 단체가 들어갔으며, 예멘에도 스포츠와 컴퓨터에 관한 단체가 들어갔다.

▲ 선교사파송예배를 드리는 모습.

1995년 이후 꾸준히 이슬람권 선교사의 지원이 늘었으나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이슬람권 선교는 어느 선교지의 선교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복음전파의 자유가 전혀 보장되지 않은 지역에서 비밀리에 선교를 해야 하고, 언어의 적응이 힘들어 처음 파송된 4년 동안은 언어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결실을 거두기가 쉽지 않기에 선교사 자신과 지원하는 한국교회가 쉽게 지쳐버린다.

중동선교회 조은경 간사는 “한국에서 세계 각국에 파송된 전체 선교사 1만여 명 중에 이슬람권에 나가 있는 선교사는 고작 2천여 명”이라며 이슬람 인구 100만명 당 1명 꼴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동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요건이다.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은 산하제한을 하지 않기 때문에, 2025년이 되면 이슬람 인구가 기독교인보다 많아진다는 예측이 있다. 현재 국내에도 5개의 이슬람사원이 세워져서 포교를 시작했고, 학교에서는 제2외국어로 아랍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조 간사는 “막연하게 중동선교사가 어렵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단시일내에 결과가 드러나는 선교만 지원하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며 중동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어느선교사의 편지

주 안에서 문안드립니다.
어제 이곳 OOO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어제 밤에 OOO에 있는 이라크 사람들에게 가서 제가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같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들에게 제가 전한 하나님 말씀은 에베소서 5:17∼21절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에 대해 말씀을 전하였는데 모두들 불안과 초조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울 때 기도하라. 주님을 바라보라. 우리의 영원한 집을 사모하라”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가족들을 남기고 나온 이라크인 70여명이 모여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예배 후에 많은 분들이 그래도 감사함을 나누고 뜨겁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곳에 모인 이라크 사람들은 한국과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었습니다.
이라크에 있는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들은 집 앞에 참호를 파고 전쟁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지금 OOO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는 모두 운행이 중단되었습니다.
조금 전에 이라크 북부 쿠르드에서 OOO신학교 졸업생 OOO형제의 편지가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버리고 국경지역으로 피난하고 있으며 가게와 상점들의 문이 다 닫혔다고 합니다. OOO형제는 자신과 이라크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