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심각한 병, ‘오직 성공으로만!’ 한국 사회가 온통 ‘성공 신드롬’으로 술렁이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은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성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혁신을 단행하며 신기술을 개발하려고 시도한다. ‘성공’이란 단어를 키워드로 한 수많은 저서와 강연이 우리 모두의 이러한 욕망을 대변하고 있다. 교회에서도 ‘성공 신드롬’은 불같이 일어나고 있다. 성공은 매력적이며 달콤한 꿀 같다. 하지만 성공 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한때 성공의 정상에 서 있다가 추락한 사람들은 “성공의 함정은 성공 그 자체에 있다”고 경고한다. 성공 지향적인 사회는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한다는 데 그 문제점이 있다.

한국 사회에 부는 ‘부자 신드롬’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부자 신드롬’이 우리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부자 원리 설명에서부터 부동산, 주식, 사업 등으로 부자가 되는 구체적인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에 이르기까지 서점가가 온통 부자 이야기 일색이다. 지난 6월 한 달 간, 교보문고 종합 2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한국의 부자들>에는 한국의 부자들 100명을 만나 설문조사를 벌여 그들의 생생한 경험과 부자들의 공통 요인을 추려냈다.

최근에는 이를 자녀 교육에까지 접목하려는 시도가 넘쳐나고 있다. 어린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경제서는 물론, 아예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돈 버는 수완을 발휘한 어린이의 사례를 다룬 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부자 신드롬’은 ‘성공 신드롬’이나 ‘출세 신드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부자 신드롬’은 이전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띠고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자 신드롬’의 대중적 지평이 전에 비해 엄청나게 넓어졌다. 이전의 출세나 성공이 특정한 계통을 밟아온 일정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해당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의 부의 추구는 보통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이 됐다.

그리고 ‘부자 신드롬’의 주인공들은 전 시대의 출세,성공주의자들과는 달리 직접 부를 추구한다는 데 그 차별성이 있다. 이전 시대 사람들이 우선 권력을 잡거나 높은 지위에 오른 다음 ‘강자의 이젼을 활용해 이를 부와 바꾸는 것과는 달리 최근의 부자들은 ‘돈’ 자체를 목표로 삼고 있다.

개인이나 조직의 성공 지향은 수많은 문제들을 내포한다. 국제투명성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의 부패지수(CPI)는 4.0으로 90개국 중 48위이며, 한국의 뇌물공여지수(BPI)는 19개국 중 18위이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우리의 단면이다.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지나친 ‘내 몫 챙기기’는 직종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노조는 물론 공무원, 영화배우, 이장, 통장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처우 개선과 권리 주장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단국대 김태기(분쟁해결연구센터 소장) 교수는 “요즘 한국사회는 자신의 조직의 성공을 위해 이른바 ‘떼법’과 ‘빽법’ 두 가지 법이 지배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조직은 너도나도 집단행동에 나서고, 힘이 있는 집단은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이 아니라 편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지금 우리 사회가 각자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이것이 사회 전체 발전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죄수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성공학 못지않게 실패학에 관심을 기울여 타산지석으로 삼는 사회가 진정으로 위험과 모험에 도전하는 혁신 지향의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기업전략연구소 윤은기(53) 소장은 “과거에 집착하는 실패(Fail Backward)가 아닌, 미래를 향한 실패(Fail Forward)를 연구하고 수용해 보자”고 제안한다.

한국교회는 성장을 향해 달리는 폭주 기관차

“아무것도 아니면서 교회의 외형만을 과시한다면 한국교회는 자기를 속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청량리중앙교회 임택진 원로목사)
국내외에서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인, 교회, 선교사의 숫자 등 전 세계 이목을 집중할 만큼 외형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1999년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기독교 교단의 수는 161개이며 전화번호에 등록된 교회 수는 5만8천90개다. 존 본(John N. Vaughan)이 쓴 <세계 최대의 이십대 교회>(The Worlds  20 Largest Churches)에 따르면 한국의 다섯 교회가 세계 20대 교회에 포함되어 있다. 임택진 목사는 물량주의와 대형교회 지향성은 한국교회의 전형적인 성공주의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이러한 주장의 단적인 증거는 교회의 사회에 대한 급격한 영향력 감소를 들 수 있다. 황금만능주의, 쾌락주의, 각종 범죄의 증가, 창궐하는 무속신앙, 지도력의 부재 등 교회가 그 책임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각종 폐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신학교 교수는 “한국교회는 오직 성공만을 향해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와 같다”고 지적했다.

평택대 안명준 교수는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가 펴낸 <조직신학 연구>(2003 봄·여름)에 실린 ‘한국 교회의 문제젼이라는 글에서 교회의 외형적인 대형화를 도마 위에 올렸다. 안 교수는 “대체로 한국 교회는 세속적이고 인위적인 방법으로 대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고 전제하고, “맥가브란의 교회성장 이론과 미국의 상업주의, 실용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아 대형화되는 교회는 초대 교회의 순수했던 모습과 올바른 교회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교회 성공의 요건으로 양적 성장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

안 교수는 계속해서 “대형교회는 주변의 작은 교회의 생존을 위협하고 초년 교역자들에게 목회의 희망을 꺾었으며 기독교 공동체의 일치성을 손상시켰다”며 “대형교회 목사들은 겸손하고 섬기는 종의 모습이 아니라 재벌 기업의 회장처럼 행세한다”고 논지를 펼쳤다.

성공 지상주의를 내려놓으라

심리학자들은 성급한 목표지향이나 결과론에 치우친 가치관에서 오는 고통은 ‘벗기 힘든 무덤’이라고 단정한다. ‘성공’이라는 허깨비를 높은 제단에 모셔 놓고 숨 가쁘게 좇아가는 동안, 자신이 자기 삶의 노예가 되어 주체적 삶의 희열을 느끼지 못한다면, 피 흘리며 쟁취하는 외양(外樣)의 성공은 결코 내면의 진정한 위안이 될 수 없다는 것.   

기둥교회 고신일 목사는 “크리스천의 성공은 세상적인 가치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찾아내어 이웃들에게 유익을 끼침으로써 이 세상을 보람 있고 자신이 만족한 삶을 사는 것이며 이대로 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오태균 자연적교회성장연구원장은 “양적 성장, 대형교회 지상주의, 성공 신드롬, 무조건 할 수 있다는 논리에 젖어 있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질적 성장과 건강한 교회, 평신도 사역자개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에 대한 집착증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직 성공을 향해 매진하는 개인이나 한국교회는 숨을 고르며 주위를 돌아봐야 할 일이다. 어떤 외적 가치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게 역사하는 내면의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기쁨이 한국교회에 충만하기를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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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목회 사역은  성실·섬김·거룩·사랑”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

“하나님의 말씀에 성실한 교회는 반드시 성장을 하리라는 사실에 추호의 의심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직 외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를 하나님이 기뻐하실까요?”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는 지구촌교회 산하 목회리더십연구소 리더십 란에 소개된 글을 통하여 성공만을 지향하는 목회자들의 모습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목사는, 목회자가 고유의 소명을 망각하고 교회성장의 도구로 전락한 목회 현장을 바라보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목사가 지적하는 목회자들의 목회 성공 지향성은 두 가지. ‘성공을 숭배’하는 설교와 ‘능력 목회’에 대한 극렬한 열심이 그것이다. 이 요소들은 “꿩 잡는 것이 매”라는 속담처럼 그 출처가 어디인 것과 그 타당성을 문제 삼지 않는 묵계가 목회자들 사이에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사탄의 제단에 무릎을 꿇을 수도 있고 이방종교의 마법사를 능력의 사도로 추앙할 채비도 갖추고 있다고까지 언급한다.

이 목사는, 이런 목회자들의 위기와 탈선 원인을 우리 시대의 영성인 실용주의에서 찾는 켄트와 바바라 휴스(Kent and Barbara Hughes)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리고 그들의 저서 <성공 신드롬으로부터의 해방적 사역>에서 언급된, 실용주의 함정에 빠진 오늘의 목회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목회는 정당한 목회가 아닌 성공적 목회라는 뼈아픈 지적을 타파하기 위한 전략을 함께 나눌 것을 말한다. 참된 성공적 사역은 첫째, 성실한 사역 둘째, 섬김의 사역 셋째, 거룩한 사역 넷째, 사랑하는 사역 등이 그것.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교인의 숫자를 경쟁하고, 헌금을 경쟁하고, 빌딩을 경쟁하지만 얼마만큼 우리는 주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경쟁하고 있을까요? 그래서 과거의 어느 시대보다 부유한 교회이면서 실상은 과거의 어느 시대보다 가난한 교회가 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