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강화도 마니산 정상의 참성단에서는 ‘어천절’ 행사가 거대하게 열렸다. ‘어천절’이란 단군이 이 땅을 다스리다 하늘로 올라간 날이라며 대종교를 비롯한 여러 민족종교 단체에서 지키고 있는 절기이다. ‘어천절’ 행사를 위해 수많은 대종교인들이 마니산을 올랐다. 그들은 마니산 참성단에 오르기 위해서 마리산기도원을 거쳐서 올라갔다. 왜냐하면 마리산기도원 은 마니산에 오르는 중턱, 가장 좋은 터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인 마리산기도원은 마니산기도원이란 명칭을 쓰지 않는다. 마니산의 원래 명칭이 마리산이기 때문이다. ‘마리’란 ‘백두’와 ‘한라’와 마찬가지로 으뜸, 머리라는 뜻으로 원래 마리산이라 불렸지만, 불교의 영향으로 인해 마니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YMCA 고문으로 있는 전택부 씨와 한상운 권사가 원래 명칭으로 변경을 요청했으며 현재 심사중이라고 한다. 따라서 마리산기도원은 원래 명칭을 아직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마리산기도원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당시 민둥산이던 이곳에 천막을 짓고 기도회를 열었으며, 기도회 마지막 순서로 무속신앙의 성지인 참성단에서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현재 건물이 세워진 것은 30여년 전이라고 한다. 마니산이 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입장료 징수, 차량 출입 통제 등으로 인해 기도원 활동이 위축됐다고 한다.

현재 마리산기도원을 섬기고 있는 구요한 목사는 “이곳은 한국교회 영적 전투의 최전방”이라고 말한다. 4년 전 이곳으로 부임을 받고 왔을 때는 기도원 앞마당에서도 굿판이 벌어졌다고 한다. 현재도 참성단을 비롯한 산 구석구석에서 굿이 행해지고 있다.

이처럼 마리산기도원은 대종교를 비롯해서, 무속인 연합회인 경신회 등 각종 무속신앙과 영적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현재 마리산기도원에서는 매주 금요일과 화요일에 부흥 집회가 있으며, 김포와 인천, 서울에서 온 성도들이 합심하여 기도하고 있다.

이런 마리산기도원은 무속신앙인에게는 ‘눈엣가시’다. 자신들의 성지에, 그것도 가장 좋은 자리에 기도원이 서 있으니 당연히 미워할 만 하다. 2년 전에는 기도원 철거를 위한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고, 부동산 컨설팅이라고 와서 노골적으로 기도원을 팔라고 하기도 한다.
 
마니산을 성지로 여기는 대종교의 경우 현재 마니산에 단군성전을 지을 예정으로 계획을 추진중에 있으며, 단군성전이 들어올 가장 좋은 장소로 기도원 터를 노리고 있다고 구 목사는 말한다.

“마니산은 1년에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는 곳이죠. 더군다나 한국교회 초기 역사가 있는 이곳을 무속신앙에게 넘겨줄 수 없습니다.”

현재 마리산기도원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도원 건물의 재건이다. 낡은 건물을 보수하고, 숙소와 식당 등을 갖추어 좀 더 많은 성도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숙소가 마련되면 각종 수련회 장소로 이용할 수 있어 민간신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영성훈련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따라서 지역교회와 한국교회의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전방이 무너지면 전투에서 지듯이 한국교회가 무속신앙과의 영적 전쟁을 위해서는 마니산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구요한 목사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기필코 복음을 사수하려는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