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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광고 중단하라
‘인생역전’ 허황된 꿈 조장
2003년 04월 23일 (수) 00:00:00 서대경 기자 kofkings@chol.com

 400억원대 1등 당첨자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에 로또(lotto)열풍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사행심 조장과 허황된 인생역전 심리를 조장하고 있는 로또 광고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로또 광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에는 “이번엔 당신 차례입니다”라는 유명 영화배우의 멘트와 함께 실시간으로 당첨금을 공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밖에도 “이분도 인생역전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 이번엔 세계여행 시켜드릴께요”, “45개 숫자 중 6개만 맞추면”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가 시민들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기성세대들의 이러한 한탕주의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불건전한 사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좋은교사운동 상임총무 정병오 교사(문래중학교)는 “도덕교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땀흘려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가르쳤지만 학생들은 이미 한탕주의에 물들어 버렸다”며 “이제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이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공동대표 강영안)은 4월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생역전’이라는 등의 터무니없는 광고를 중단하고 본래 취지에 맞게 공익광고로 전환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광고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짧고 강렬한 광고문구는 오랫동안 소비자의 뇌리에 박혀 소비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로또 역시 광고덕을 톡톡히(?) 봤다. 수많은 사람들이 확률 0%에 가까운 도박에 장밋빛 미래를 싣고 있다.
 
광고기획자 김영재 씨는 “허위광고나 과장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광고의 진정한 의미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광고란 제품 혹은 그 기업 속에 담겨져 있는 진실을 전달해주는 매개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복권이 그렇듯 로또의 취지도 건전하다. 정부 부처의 공익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하지만 현재 볼 수 있는 로또 광고에서 이런 취지를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광고물을 자세히 읽어봐야 조그만 글씨로 “로또 판매로 조성된 자금은 전액…개발사업자금조성에 쓰여집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난 4월 8일 발매 4개월만에 로또 판매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로또의 발행기관이 정부인만큼 나라가 앞장서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는 셈이다.

기윤실을 비롯한 사회단체에서 제기한 ‘로또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됨에 따라 현재로서는 로또 광풍을 잠재울 직접적인 방법이 없다.

시민들의 건전한 의식과 정부의 관련법 제정, 그리고 과대 광고를 줄이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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