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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은 생명·평화의 축제
샤갈 / 부활절
2003년 04월 16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1960년대 초 <대지>라는 소설을 써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벅 여사가 한국을 방문한 일이 있다. 한국의 농촌 풍경을 보고 싶다고 하여 그 당시 조선일보의 이규태 기자를 대동하고 농촌의 모습을 구경하던 중, 멀리서 소달구지에 볏섬을 얹어놓고, 또 그 뒤에 볏섬 몇 단을 지게에 지고, 소를 몰고 가는 농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 모습을 보고 펄벅은 “Wonderful!!”을 연발하였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흥분 시켰을까?

   
▲ EASTER(chagall.1968)

이규태 기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저 평범한 농부의 모습을 보고 펄벅은 무슨 감동을 받은 것일까? 훗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펄벅의 감동은 이러했다.

“생각해 보세요. 서양 같으면 소달구지에 아직 볏섬이 다 실리지 않았으니, 농부는 자기 지게에 얹은 볏섬도 달구지에 실었을 것이고, 자신도 달구지에 앉아서 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에 짐을 덜어 자기의 지게에 얹고 묵묵히 그 뒤를 따라가는 농부의 모습이야말로 소를 짐승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을 위해서 희생당하고 있는 고마운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것이 바로 한국인의 심성이지요.”

이 말을 듣고 이규태씨는 한국인의 의식구조에 대해서 깊이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샤갈의 그림에는 반드시 유대교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되던 아이콘이 등장한다. 촛대, 물두멍, 떡상, 두루마리 성경 등등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제사 때에 희생당한 짐승들은 사람들 속에서, 아니 사람보다 더 비중 있게 등장한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사실, 기독교 전통에 의하면 우리가 살 수 있었던 단 한가지의 이유는 누군가 대신 죽었기 때문이다. 죄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었던 내가 대신 죽은 제물로 말미암아 살아난 것이다.

진정한 부활은 이 희생 제물과 함께 평화하고, 부활할 때 진정한 생명의 부활이 이루어 지는 것이다.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시고 제물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평화하며 손잡을 때에 이루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부활이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허구인가? 이것을 생각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나를 위해 희생당한 그 제물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고 있는가? 그 제물과 평화하고 있는가? 또 그 희생으로 말미암아 내가 살아났다는 사실을 믿고 있는가? 그럴 때에 사망이 왕노릇 하던 우리의 삶 속에는 생명의 약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Easter-부활절>이라고 제목 붙여진 이 작품의 바탕은 회색톤으로 칠해진 사망이 왕노릇 하던 우리들의 삶의 세계이다. 그러나 나를 위해 희생당한 제물로 말미암아(오른쪽에 등장) 우리 모두 생명의 부활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또한 붉은색(희생의 피)과 초록색(생명의 약동)의 회복이 시작되는 생명의 축제인 것이다.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있느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있느냐?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고전 15: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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