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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붉은 꽃은 없다
2002년 11월 27일 (수)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윤종만 원장 / 소망한의원

보통 ‘나는 열이 많아’ 라든지 ‘이 나이에 벌써 수족냉증에 배가 차고 몸이 시려 큰일 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래서 냉한 사람은 조심해서 생활하지만 열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할 것없이 차게 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 여긴다.

그러나 아직은 차게 해도 견딘다는 말이지 좋은 게 아니다. 맥주를 몇 년 먹다 보면 결국은 설사가 나서 못 먹기도 하며, 전에는 팥빙수를 즐겨 먹다가 이제는 배가 아파 못 먹는다는 사람도 흔하지 않은가.

보통 사람은 열도 없고 몸이 차지도 않다. 사람은 살아 있는 이상 피가 돌아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피가 잘 돌아야 된다. 죽은 사람은 피가 없어서가 아니라 피는 있어도 피를 돌리는 기운이 없는 것이다. 피를 돌리고 혈관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이것이 기운이다.

이 기운을 생명력이라고 하자. 우리 몸이 찬 공기나 찬 음식을 만나면 피의 활동이 덜되고 기능이 위축된다. 이 때 우리 생명력은 차가워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 생명력은 모든 조직에 기운과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본디 임무이므로 조만간 복구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가령 겨울에 차가운 물로 설거지를 하면 그 당시는 손이 시리나 설거지가 끝나면 오히려 손이 후끈 후끈거리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막힌 조직에 가서 염증을 내고 열을 내어 원상 복구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열은 할 수 없이 열을 내는 것이지 처음에 차가운 것이 침입하지 않았든지, 또 침입했어도 체력이 튼튼했으면 열이 날 리가 없다.
그러나 열흘 붉은 꽃이 없고 일에 장사가 없다는 말과 같이 우리의 생명력인 이 기운은 이와 같은 힘든 작업으로 자꾸 반복하다 보면 지치고 시들어져서 나중에는 정상적인 혈액순환도 힘들어지고 각 조직의 활동도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냉한 체질, 열이 많은 체질이 꼭 그렇게 정해져 있다고 할 게 아니라 이랬다 저랬다 한다고 보는 게 좋다.

즉 열이 많게 느껴지는 사람은 이제 기운이 점점 지쳐 가는 신호이고, 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기운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표시이니 원기 부족이 정도 차인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어지간해서는 열도 나지 않고 차가워지지도 않는 것이니 이 모두가 원기 부족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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