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의 '자칭 하나님' 안상홍(사진=하나님의교회 홈페이지 캡처)

김인화 / 하나님의교회(안상홍증인회) 탈퇴자
 

저는 1999년 7월에 안상홍증인회에 들어가서 2000년 2월에 그 단체에서 나와 진용식 목사님을 통해 구원의 확신을 얻은 김미화입니다. 안상홍증인회에 들어가기 전 저는 6살, 3살 된 남매를 둔 전업주부로서 지극히 평범하고 남편과의 관계도 원만한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러한 제가 안상홍증인회에 들어가게 된 동기는 이렇습니다.
 

1999년 7월 7일 오후, 초인종 소리에 인터폰을 받아보니 낯선 아줌마 2명이 옆 동에 사는 아기엄마라고 하면서 설문조사 한 장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기 싫어서 그 설문조사에 응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어찌나 부탁을 하는지 날씨도 덥고 해서 빨리 보낼 생각으로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설문조사 내용은 Y2K 대재앙과 지구 종말 등 조금은 무서운 것들이었습니다. 설문조사 후 그들은 한참을 더 이야기했습니다. “십자가는 우상이고 세상 끝날 십자가에 제일 먼저 저주가 내린다. 크리스마스는 로마의 태양신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 얼마 안 있으면 지구는 불로써 뒤집힌다. 성경에 북한과 3차 핵전쟁이 예언되어 있다. 이것으로써 종말이 온다. 안식일을 지키는 이 교리에 다니는 사람 아닌 세상 모든 사람들은 구원이 없고 지옥 불 못에 들어간다.”는 등의 말이었습니다.
 

안식일이라는 것을 한 번도 지키지 않은 저나 우리 아이들은 짐승의 표인 666을 달고 있기 때문에 빨리 침례로써 666(지옥의 표)을 지워야 한다는 섬뜩한 말도 했습니다. 사실 자기들은 이 666표를 지우러 다닌다고 했습니다.
 

당시 저는 물론 무신론자였지만 성경은 세상이 인정하는 책이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는 막연한 생각 속에 있었습니다. 안상홍 신도들은 성경은 세상 그 어떠한 명석한 사람도 풀 수 없고 오직 자신들의 교회에서만 풀 수 있다며 성경 구절들을 여기저기 짝을 찾아 보여주는데 성경에 아무런 지식이 없던 저는 그쪽 교리에 점점 빨려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너무도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아이들과 그 교회에 가서 침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저희 집에 안상홍 신도 두 명이 짝을 지어와, 한 명은 성경을 가르치고 다른 한 명은 제가 공부하는 동안 아이들을 봐주고 그렇게 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또 천국은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다면서 공부가 모두 끝나 홀로 굳건히 서기 전까지 비밀로 하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성경 구절 여기저기 짝을 맞춰 아버지 하나님(안상홍)과 어머니 하나님(장길자)이 하나님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꿰맞추는데 그 당시에 저로서는 완벽한 진리로밖에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안상홍증인회에서는 오직 144,000명만이 살아서 구원받는 하늘의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144,000명은 어린양(장길자)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끝까지 따르는 자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안식일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전도를 하지 않으면 (열매 없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운다) 구원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전도를 해서 알곡 열매(전도인)를 맺어야 구원이 있다고 했습니다. 보통 한 달 정도면 공부가 모두 끝나게 되는데 저는 공부가 끝나자마자 전도를 나갔습니다.
 

행함(전도)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 했는데, 모르면 몰랐어도 전도를 나가지 않으면 그 불안감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도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그 교회에서 운영하는 선교원에 보내게 되었고, 그동안 구독했던 학습지 등을 모두 끊었습니다. 교회 분위기상 종말이 불과 몇 달 뒤일 것 같았고 따라서 세상 지식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오로지 알곡 열매 맺어 남편과 아이들을 꼭 안상홍증인회에서 말하는 천국에 데려가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선교원에 조금 부족한 점이 있어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믿음이 연약한 탓으로만 돌렸습니다. 한 번은 아이들이 아픈 관계로 병원에 들렸다 오전 10시에 있는 전도 모임에 지각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신도들은 “하나님 일보다 아이들을 먼저 챙긴다”며 아이들을 우상시하는 일이 되므로 죄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전도를 하면 오전 9시 30분에 집을 나서 오후 6시 30분에 집에 오게 되는데, 그 사실을 남편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집을 너무 자주 비우고 교회에 푹 빠진 듯한 느낌을 받은 남편은 걱정된 나머지 주변 목사님과 기독교 기관에 연락을 해서 안상홍증인회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고, 인터넷을 통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남편은 저의 안상홍식 신앙을 결사 반대했습니다.
 

안상홍 증인회에서 가르치는 내용 중에 이 세상 주관자는 사탄 마귀이고 사람의 몸은 귀신의 집으로서 사람을 다스리는 건 귀신의 영이기 때문에, 부모를 부모로 형제를 형제로 남편을 남편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늘나라에 올라가면 자기의 가까운 주변 인물들이 나의 원수였음을 알게 되므로 세상의 인척관계나 친분관계에 연연해하고 괴로워하는 신도들의 마음에서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끊도록 유도합니다.
 

이 교리에 세뇌된 저로서는 교회에 못 나가게 하는 남편이 마귀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거기에 맞서 더욱더 강하게 대응했습니다.
 

11월(99년)에 접어들면서 남편은 직장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며 저를 설득했지만, 남편의 설득과 애원과 그 어떠한 것도 저에게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눈이 가려진 저는 그 당시에 남편이 보여줬던 자료들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마귀들의 속임수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안상홍증인회 지부 신도들 대부분이 20~30대 부녀들로서 전도인이 70명쯤 됩니다. 보통 4부류로 나뉘는데 일부는 남편들이 아예 포기한 상태고, 일부는 이혼해서 혼자 살고, 일부는 남편이 교회에 다니는 것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그중 부부가 같이 다니는 경우는 5쌍에도 못 미칩니다. 사람들은 핍박받고 있음을 알고 있는 저에게 남편을 완전히 포기하게 만든 부녀들의 예와 그렇지 못한 경우 하나님을 끝까지 따르기 위해 이혼까지 불사하는 예들을 들려줌으로써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의 각오를 다지게 하고 마음에 위로가 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혼하고 혼자 사는 부녀들 같은 경우, 아이들은 엄마 믿음 따라간다며 마지막 때 어머니(장길자)가 구원해 주신다고 약속했다며 대단한 믿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내에서 은연중 이러한 사람들이 영웅시되고 이 땅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하늘 소망만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하늘나라의 상급이 크다고 합니다. 그 영향으로 저도 시댁이고 친정이고 제 안중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오로지 끝까지 부딪쳐 이기는 길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들이 한결같이 이 교회에 나가는 것을 알게 되면 반대하게 되는데, 그 이유 또한 악의 영들은 하나님 나라를 싫어한다 했기 때문에, 저는 정말 안상홍증인회가 진리라고 확신했습니다.
 

지난해인 1999년 11월에 접어들면서 Y2K에 대한 자료들을 모으고 전도에 활용했습니다. Y2K는 이미 하나님께서 창세 전에 예정하신 대재앙이고 6000년의 구속 사업으로써 2000년도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열심히 Y2K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Y2K를 준비하라는 어머니(장길자)의 말씀이 차례로 내려왔습니다.
 

1단계: 정전, 단수, 가스공급 정지

2단계: 폭동, 혼란

3단계: 북한과 3차 핵전쟁(피난)
 

그리고 개인적으로 3-4개월 가량의 식량과 그 외 비상 준비물에 대한 내역서가 각자에게 전달되었습니다. 2000년에는 모든 전산시스템이 마비되므로 은행에 있는 적금이나 보험 등을 12월 30일 전으로 모두 찾아 현금으로 지참하라 했습니다. 비상식품은 개별적으로 준비했지만, 그 외 피난 시에 필요한 용품 등은 교회에서 단체로 주문했습니다. 배낭까지 챙겨놓도록 해 언제라도 떠날 만반의 준비를 해 놓으라 했습니다.
 

모두가 2000년 1월 1일이 되기만을 설렘과 기대감으로 기다렸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봉사(헌금)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물질 가는 데 마음도 따라간다며 하늘에 복 쌓으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봉사(헌금)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 1월 1일은 아무 일도 없이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교회에서는 하늘 가족(144,000명)을 아직 다 못 찾았고, 그래서 우리에게 회개의 시간을 주시는 거라 했습니다. 그리고 Y2K는 절대 끝난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Y2K에 대한 불안감을 모두 잊고 편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 때에 Y2K는 분명히 온다고 다시 정신 무장을 시켰습니다.
 

2000년 1월 1일 불발로 남편은 제가 정신을 차리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직장도 그만두고 저를 집에 감금하기까지 했습니다. 남편은 날마다 안상홍교회의 잘못된 사상을 지적해 주었지만, 저에게는 그 말이 저의 영혼을 멸하려는 악마의 간계로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남편 몰래 교회 전도사와 통화를 했는데 남편은 이미 고살자(마귀)로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혼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직장도 그만두고 저를 지키고 있었으므로 저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편에게 부탁해 친정으로 보내달라 했습니다. 남편은 친정에 가 있으면 마음이 좀 안정될까 해서 보냈겠지만 저의 속셈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있는 동안 교회 전도사와 계속 연락을 했는데 하루는 저보고 서울에 빨리 올라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지금 대구까지 다니면서 자신이 안상홍증인회 피해자라고 외치고 다니니까 빨리 와서 남편을 움직이지 못하게 감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는 절대 안 나간다고 하면서 잘 대해 주라는 말도 했습니다. 잠잠해질 때까지.
 

서울에 정말 올라오기 싫었지만, 저로 인해 하나님께 누가 되면 안 되겠다 싶어 서울로 올라왔는데 그러한 저를 남편은 곱게 받아들여 주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조종을 받고 있음을 간파한 남편은 저를 집에 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에 들어가 있으라 했습니다. 남편의 활동을 막으라며 구체적인 방법까지도 알려 주었습니다. 저는 순간 하나님을 끝까지 따르고 싶었지만, 그런 방법까지 동원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남편이 저를 완전히 외면했으므로 오빠 집에 가 있었는데 금년 2월 초 ‘안피모’(안상홍피해자 모임) 사무실이 안상홍증인회 측 사람들과의 실랑이로 인해 완전히 부서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편 측에서 거짓으로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일단은 그 사무실이 마비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들려오는 소식은 저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안피모 관계자들이 물리적으로 큰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교회측 대응 방법에 조금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고결하고 지존하신 하나님께서 이렇게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는지, 저의 모든 기대와 믿음이 일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마음을 허락하신 것이 바로 은혜였습니다.
 

그 이후 남편과 여러 대화를 했습니다. 저의 마음은 반반이었습니다. 특히 교리적으로 아직 진리를 깨닫지 못한 저에게 남편은 이단문제를 연구하시는 진용식 목사님을 만나 뵐 것을 권했습니다. 저는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고 상담에 임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심신이 너무나 지쳐 있었기 때문에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애를 썼지만 너무나 혼동스러웠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 안식일 유월절 등에 대해 조금 듣고 훗날로 다시 약속을 정하고 그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그때 남편은 무척이나 실망했었나 봅니다. 집에 돌아와 안상홍의 오류를 밝힌 그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그때야 제대로 그 메시지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깨닫는 순간 너무나 궁금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구원’ 그것 하나 때문에 온 집안을 뒤흔들어 놓고 난리를 쳤는데,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일 뒤, 구원론에 대한 설교가 있다 하기에 남편과 함께 들었습니다. 그리고 율법의 그 어떤 행위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게 된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렇게 저를 억눌렀던 마음의 짐이 사르르 녹아지는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조금 먼 길을 돌아오긴 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여주신 은혜에 감사드리고 또한 구원의 확신을 얻게 하여 주신 목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애태우며 끝까지 지켜봐 준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