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 장애인 인터넷방송인 희망방송(www.hmn.or.kr)이 개국했다.

희망방송은 장애인에게는 신앙을 통한 정신적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추구하는 이른바 ‘장애인 선교방송’이다. 인터넷방송인 희망방송은 장애인들의 희망찬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프로그램과 음악과 간증을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라디오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영상프로그램 중 ‘뮤직비디오’ 코너는 장애인이 직접 출연하여 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으며, ‘6mm 다큐 세상과 함께’는 장애인의 힘겨운 삶을 보여주고 있는 희망방송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 강송진 본부장(왼쪽)과 강경국 사장.

이런 희망방송의 개국은 모든 직원들의 장애인에 대한 사랑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사장 강경국 집사(온누리교회)와 제작1본부장 강송진 집사(한사랑교회)의 노력이 남달랐다.

강 본부장은 KBS 제 3TV, 케이블방송 ‘좋은 방송’ 등을 거친 자타가 공인하는 장애인 전문 PD다.
 
현재 희망방송의 제작2본부장 이정선 본부장을 만나면서 장애인 방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사랑의 소리’ 방송에 참여했다. 이후로도 ‘사랑의 소리’방송팀은 계속 모임을 가져왔었다.

이러한 공동체를 소중하게 여긴 강경국 사장이 강 본부장과 의기투합해서 희망방송을 만들었다. 강 사장과 강 본부장은 친남매 사이다. 평소에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에 남달리 관심이 많았던 강 사장은 동생 강 본부장이 몸담았던 ‘사랑의 소리’ 방송팀을 만나면서부터 장애인 방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 사장은 자신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겸손해 했다. “희망방송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죠. 관공서에서 장애인을 이용해 먹는 이상한 단체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해 기분이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공해가 심각한 지금,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방송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꾸준히 추진했습니다.”

강송진 본부장은 장애인 인터넷 방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애인은 이동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보물 1호가 집에 있는 컴퓨터라고 말하죠. 사회와의 직접적인 경험이 힘든 그들에게 인터넷방송을 통해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희망방송이 태어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활동에 제약이 있는 그들에게 삶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동시에 하나님 복음을 심어준다는 취지에서 태어난 선교방송인 것이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기독교적 형태를 갖추고 있진 않다.

강 본부장은 “희망방송의 주제는 사랑이기에 선정성과 폭력성을 배제하고 따뜻한 사랑만 줄 계획”이라며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지는 않은 이유는 선교를 위해 일반인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게 포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희망방송국은 5명의 상근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이 타방송국에서 일하거나 다른 직장을 가지고 있어서 프로그램 제작시간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득이하게 토요일이나 주일, 아니면 평일 밤 시간을 이용해서 작업하고 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제작인원이라서 새벽 2∼3시까지 작업하는 것이 예삿일이 됐다. 그러나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동참해서 이제까지 왔다. 이 인원으로 6개월 동안 준비 후 개국하게 된 것은 기적이라고 강 본부장은 말한다.

희망방송은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돕고자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고 있다. 시각장애인 양남규 씨는 희망방송 간판 DJ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강 사장은 앞으로 고용하는 직원은 장애인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은 성실하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우리 방송을 통해 보여주고 싶습니다. 사무실을 이전하려고 여러 건물을 다녀봤지만 문턱, 화장실 등 장애인에 대한 편의가 전혀 돼있지 않아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지를 또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강 사장은 한국교회가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전국 400만 장애인 중 시각장애인은 비교적 신앙생활하기가 쉽지만, 휠체어 장애인이 예배당을 찾아오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들도 예배드리고 싶거든요. 교회가 장애인에 대한 편의시설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장애인들은 성도들이 옮겨주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찾아가고 싶어하죠. 맘껏 교회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희망방송을 통해서 예배실황을 보여주고, 설교도 들려주고 싶습니다.”

현재 장애인을 위한 방송이 약 60%이며 나머지는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을 수 있기를 원하는 희망방송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좋아하는 방송이 되길 원하고 있다.

장애인이 갖가지 일을 체험해보는 ‘장애인 체험 삶의 현장’이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친구 이어주기’ 등의 프로그램들을 계획중이다.
 
또 인터넷방송이 형식이 자유로운데 반해 쉽게 잊혀지는 단점이 있기에 ‘장애인 DJ 선발대회’, ‘장애인 찬양제’ 등의 각종 이벤트 행사를 통해 희망방송을 홍보할 예정이다.
강경국 사장은 자신이 장애인 방송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한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장애를 주신 것은 그 속에서 뭔가 이루시려는 계획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저와 희망방송 식구들은 그 분의 계획하심에 그저 순종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