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전경

기쁜소식 인천교회에서 기숙생활을 하다 숨진 A양 이외에도 다른 단원들이 몸이 아플 때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한 정황증거가 나와 충격을 줬다.

인천지방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장우영, 재판관 이혜인, 김택현)는 2024년 9월 6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은숙 단장과 신도 김 모, 조 모. 함 모 씨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였다.

이날 공판에서는 그라시아스 합창단 소프라노 파트 단원 조 모 피고인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200문항이 넘는 주신문과 추가신문을 통해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숨진 여고생 신도 A양 이외에도 기쁜소식 인천교회에서 합숙생활을 했던 이들이 몸이 아팠을 때 적절한 치료와 처치를 받지 못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검찰은 오후 늦게 진행된 추가신문 시간에 증인 조 씨와 박은숙 단장의 메시지 대화 목록을 제시했는데 “‘Bㅇㅇ 병원 다녀와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NO’라고 답한 메시지는 뭔가?”라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조 씨는 “Bㅇㅇ은 방송 담당이라 쉽게 빠질 수 없는 사람이다. 연습시간에도 본 공연 리허설을 하는 것처럼 연습하기 때문에 합창단의 방송분야 메인 담당자인 Bㅇㅇ는 연습시간에 빠질 수 없기에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서 오전 신문에는 피해자 A양이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규명에 주력했는데 조 씨는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를 병원에 보내지 않고 숙소에 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조 씨는 “피해자가 하루에도 정신적 상태가 정상과 비정상을 오가며 업 & 다운이 심했기 때문이다”라며 “병원에 데려간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어 검찰이 “합창단 내 의료적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자문을 구했나?”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의 질문에 대한 조 씨의 답변에 대해 재판장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문제가 있었다면 합창단에서 의료적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물었고, 조 씨는 “피해자가 정신병원에 가기를 두려워했고, 피해자의 어머니가 A양을 숙소에 맡긴 특별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피고인들의 변호인단은 피해자 A양의 죽음이 의도하지 않은 죽음이었다고 강변하면서 “올해 1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던 피해자를 선의로 보호하려고 했으나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고, 절대로 피해자를 학대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이 합숙 중인 다른 단원들에게도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옴으로써 그라시아스 합창단 내의 구조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과 전망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다음 공판에서 박은숙 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된 만큼 검찰이 어떤 증거를 박 단장에게 제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