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의 성 문제를 방영한 MBC <PD수첩> 동영상 갈무리

【<교회와신앙> 박인재】 여신도를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이 또 다른 여신도를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로 인해 기소된 재판에서도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4년 7월 18일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최석진)는 JMS 교주 정명석과 정 씨의 범행을 도운 주치의 A씨, 인사담당자, VIP 관리자 등 4명의 준강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강요) 등의 혐의에 대한 1차 공판 준비 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정 씨가 성경을 재해석한 교리를 통해 스스로를 메시아로 칭하면서 정 씨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을 거역하는 것이며 암에 걸리거나 지옥에 간다는 등으로 신도들을 세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씨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 차례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에게 유사 강간과 강제추행, 간음 등을 10회 이상 저질렀다”며, “A씨 등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과정에서 정 씨와 피해자를 단둘이 남겨놓는 등 범행이 용이하게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가 다른 신도들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자 피고인들은 악평을 하고 다녔다며 형사 고소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로 각서를 쓰게 하고 붉은 사인펜을 손가락에 칠해 지장을 받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검찰의 공소제기에 대해 정 씨 측 변호인은 “검사가 제기한 공소사실 모두를 부인한다”며, “고소인이 주장하는 신체 접촉은 이뤄진 사실이 없고 특별한 증거 없이 고소인의 진술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정 씨 변호인은 “즉, 검사가 고소인의 진술에만 의존해 교리를 왜곡해 공소사실을 적시했다”고 검찰의 공소요지를 반박했다.

특히 정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신빙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스스로 성적자기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한 것이기 때문에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다”라며 “강요한 사실이 없고 각서 작성 행위 자체는 당시 정 씨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돼 명예 회복 차원에서 요구할 당연한 권리"라고 반박했다.

또한 정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의 피고인 측 변호인들 역시 “(공소장에 적시된) 기초 사실이 장황하게 기재돼 있어 재판부에 예단을 갖게 할 수 있으며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가 없었다. 행위가 있었더라도 방조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라면서, “강요 부분 역시 그러한 사실이 없다. 역할 분담도 없었고 모의가 있었다면 즉흥적으로 붉은 사인펜을 칠해 지장을 찍게 하는 것이 아닌 인주 등을 준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중 기초 사실이 장황해 공소장일본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A씨 등의 변호인이 제기한 ‘공소장일본주의’란 형사소송법 318조 1항에 규정된 사항이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을 하나만 법원에 제출해야 하고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 등을 제출하는 식으로 법관이 선입견과 예단을 갖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 중 교리와 항거불능 상태 등 기초 사실 부분에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PPT) 발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검찰은 반대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는 범위 내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기준으로 피고인 측의 PPT 발표를 허락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피고인 측의 PPT 발표를 들은 뒤 신문할 증인을 선정하고 순서와 증인 신문 기일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라면서, 다음 기일을 2024년 9월 5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