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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속 물고기를 보며
장경애 사모 칼럼
2024년 07월 03일 (수) 15:45:23 장경애 kyung5566@hanmail.net

장경애 사모

   
▲ 장경애 수필가

우리 집에는 아주 작은 수족관이 있다. 수족관이라 하기에 너무 작아 그냥 어항이라고 말함이 더 맞을 듯하다. 그 어항 안에는 자그마한 열대어 몇 마리가 살고 있다.
 

남편의 은퇴를 앞두고 우울감에 힘든 내 모습을 본 한 권사님이 집안에 살아있는 생물이 있으면 삶에 기운이 난다고 하면서, 요즘 말하는 반려동물인 강아지를 기르면 어떻겠냐고 했다. 강아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기를 자신이 없다고 말했더니 자기 집에서 기르고 있는 열대어 몇 마리를 가져다 주었다. 그 권사님 말처럼 정말 집안에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 작은 위안이 되기도 했다. 대체로 낮에는 혼자 있을 때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작은 물고기가 씩씩하게 물속에서 노는 모습에 눈길이 자주 갔다. 그리고 날마다 먹이를 주며 관심을 가지다 보니 쏠쏠한 재미가 났다. 이렇게 나는 작은 어항에 관심을 가지며 시간이 되는대로 어항 속 물고기의 노는 모습에 시간을 보냈다. 생명 있는 물고기들이 움직이며 노는 모습은 나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pixabay.com

게다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물고기가 새끼를 낳는 것이 아닌가? 아기 손톱 깎아놓은 것보다 더 작아서 집중하여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알아볼 수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물고기 숫자는 늘어만 갔다. 그래서 아는 목사님께 몇 마리 드릴 수도 있었다.
 

이렇게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미물이지만 기르는 데 정성이 필요했다. 물고기가 놀 수 있는 최대한의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물이 탁해지면 새 물로 갈아주어야 하고, 먹이도 때에 맞추어 알맞은 양으로 정성껏 주어야 한다. 생명체이니 병이 날 수도 있기에 물고기의 색이 달라지거나, 몸의 모양이 변형된 것은 없는지 때때로 살펴봐야 한다.


또 태어난 신생아 물고기는 신생아 어항으로 옮겨 놓았다가 자란 후에 다른 물고기와 합류시켜야 한다. 그 이유는 신생아 물고기를 다 자란 물고기가 자기들의 먹이인 줄 아는지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태어나자마자 가장 빨리 그 새끼 물고기를 따로 격리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새끼 물고기 잡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새끼 물고기는 잡히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얼마나 잘 빠져 나가는지 한 마리 잡으려면 내 둔한 운동신경으로는 오랜 시간을 소비해야만 한다.


또한 새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임신한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 역시 잡아서 그야말로 물고기 분만실로 격리해야 한다. 그래야 낳은 새끼의 생명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자신들의 삶을 위해 애쓰는 것도 모른 채, 무조건 나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물고기들은 요리조리 잘도 빠져 나간다. 한참을 씨름하다 보면 지쳐서 포기하게 된다. 몸에서는 땀이 흐른다. 그러나 포기는 잠깐이고 잠시 후에 신경이 쓰여 다시 시도한다. 그렇게 하다가 어느 정도 성공하고 나면 안도의 숨을 쉬게 된다.


물고기 생각으로는 내가 자기를 해칠까 하는 염려로 도망하는 것일 것이다. 자신은 물론 새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수고하는 것인데 물고기들은 그것을 모르고 무조건 잡히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해 도망간다. 그리고 수고하는 나를 향해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할까?’라며 자기 나름의 짜증과 함께 항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들을 살게 해 주려는 것도 모르고 도망가는 이 물고기와 우리 인간이 무엇이 다를까? 우리 주님도 우리를 위해 때로는 훈련도 시키시고, 또 더 좋은 것으로 주시기 위해 고난도 주신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당장은 힘들어도 주님이 나에게 주시는 훈련과 훗날을 위한 사랑의 조치인 것을 모르고 불평과 한탄과 심지어는 원망하며 대들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가만 생각해 보니 그렇게 미련하게 보이기만 했던 물고기가 바로 나였다. 물고기 앞에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만물의 영장으로 주님의 형상을 닮은 우리 인간이 한낱 미물인 이 작은 물고기와 다를 바 없음을 물고기를 관리할 때마다 깨닫고 반성하게 된다. 조금만 힘들면 원망하기 잘하는 근성을 버리고 당장엔 힘들고 싫어도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좁은 내 머리로 이해 못 하나 인내와 믿음으로 참고 나가야 함을 느낀다.
 

내가 아무리 물고기에게 잘 해준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사랑으로 돌보시고 섭리하시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독생자 아들 예수님을 우리의 죄 때문에 세상에 보내사 십자가에서 죽게 하신 것만 생각해 봐도 조금은 알 수 있는 일인 것을… 미련하여 깨닫지 못했던 것이 물고기를 통해 깨닫고 나니 미물에게서라도 배우게 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생각나 감사의 눈물이 흐른다.
 

물고기를 관리하면서 덤으로 받은 큰 교훈의 깨달음을 내 삶에 적용하여야 함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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