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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박상기 목사의 점입가경(漸入佳境)
“총회장의 부도덕과 도탄에 빠진 교단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고언(苦言)!!”
2024년 06월 24일 (월) 10:07:30 박상기 목사 webmaster@amennews.com

박상기 목사/ 시인. 수필가. 전 광나루문인회 회장. 전 한국목양문학 회장. 빛내리교회 담임목사

   
▲ 박상기 목사

지금 우리 동네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교회가 아수라장이 되어 있다. 목사가 자기 친구의 딸인 청년 교인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 때문이다. 그 목사는 그 일이 발각되어 언론에 공개되자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사임을 약속했지만 갑자기 태도를 바꿔 강단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공언하고 나섰단다.
 

더 가관인 것은 피해 여성을 이단으로 몰아 2차 가해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목사가 전에 시무했던 교회 교인들이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구명운동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같은 목사로서 자괴감이 들었다. 그는 설교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죄과를 해명하며 여전히 강단을 지키고 있다. 그로 인해 지역의 모체 교회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은혜롭게 성장하던 교회는 사분오열로 찢기고 양들은 상처를 입고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문득 필자가 초임 전도사 시절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시무했던 교회를 사임하고 떠난 지 얼마 안 되어서 담임 목사의 외도 소식을 들었다. 모 여 집사와 스캔들이 발각되어 갑자기 교회에서 쫓겨 났단다. 충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가 경험한 그분은 어떤 면으로나 그런 짓을 할 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정하고 깔끔했으며 설교도 문어체식으로 군더더기가 없이 은혜로웠고 교육목회를 지향하며 성경적이고 신앙적인 확신으로 교인들을 양육하던 분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기 관리도 매우 엄격했기에 그런 일을 했을 것이라고 전혀 믿겨지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결국 그 일로 교회는 큰 시험에 빠졌고, 관련되었던 몇몇 당회원들과 교인들이 회복이 어려울 만큼 커다란 상처와 아픔을 겪었다. 그 일이 있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길에서 우연히 그 목사님과 마주쳤을 때, 내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 여겼는지 내 손을 꼭 잡고 “박목사, 나 목회 실패했어!”라고 고백했다. 여전히 그 일로 인한 죄의식으로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음이 역력했다. 그 후 그 목사님은 멀리 경기도 변두리에 교회를 개척했으나 접고, 지방 중소도시에 있는 중형교회에 부임하여 목회를 마쳤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꽤 오래 전 소위 스타 목사의 성범죄 사건으로 사회가 발칵 뒤집혔던 일이 지금도 회자 되고 있다. 그리고 비슷한 일이 일어날 때마다 관련 검색어로 소환되는 것을 보면 목회자의 성적타락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속성이 있는 게 분명하다. 그 뿐인가? 두고두고 온라인 공간에서 누구라도 쉽게 열람할 수 있을 만큼 그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 대대손손 오명이 되는 것은 분명 하나님의 징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사랑의 하나님은 회개하고 돌이켰을 때 다시 기회를 주시고 여전히 사용하심을 본다. 앞에서 언급했던 그분도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하고 교회를 사임했으며 교계와 사회적 비난이 있었지만, 다시 새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계속하고 있다. 아마도 주님 앞에서 뼈저리게 회개했을 것이고 참회의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을 것이다. 작금의 교단 상황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어제는 혼자 뒷동산을 오르며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는 작금의 우리 교단에 대한 깊은 생각에 잠겼었다. 안타까웠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더 이상 구차하게 변명하는 것이 추하게 느껴질 뿐, 진퇴양난에 빠져버린 총회장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자연인 신분일지라도 도덕적인 책임을 면할 길이 없는 상황에서 목사요, 그것도 최대 교단의 수장이라는 공인 신분으로 교단과 기독교 전체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하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누구보다 가장 확실한 증인이 자신일진데 증거를 대라며 윽박지르고 특정 지인들에게 읍소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만이 더 이상 문제를 키우지 않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자신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마치 관음증(觀音症)처럼 남의 처지를 엿보고 찢기고 상처받는 것에 은근한 쾌감을 느낀다. 모든 온라인 매체는 이 같은 심리를 이용해서 반사이익을 챙기느라 혈안이 되어 있다. 소위 핫한 뉴스거리가 생기면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판을 벌려놓는다. 따라서 총회장 스캔들과 같은 문제는 신속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당사자는 차기 총회까지 끌고 가보려는 계산이 깔린 입장문을 냈다.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의 부정을 음해라는 프레임을 씌워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배후에 총회장 당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특정 목사나 그 교회의 뒷배를 믿고 버티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기에 더욱 안타깝다. 하지만 하나님이 밝히시고 해결하시겠다고 나서셨다면 어떻게 막을 수가 있고, 버틸 수가 있겠는가? 왜 하나님까지 속이려 하는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말도 안 되는 해명과 변명을 늘어놓을수록 눈덩이처럼 추한 소리들이 확산될 것이다. 또한 자신 뿐 아니라 교단의 이미지는 걸레처럼 찢기고 더럽혀질 것이다. 이미 각종 언론과 영상을 통해 현장 영상과 관련 논평들이 확산 되고 있으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정서적 판단을 하고 있다. 가리고 덮을수록 구린내가 진동하고 결국 추한 실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지경이 이미 지나버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독 통합 측 교단만 꿀 먹은 벙어리처럼 몸을 사리고 있을 뿐이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발을 벗고 나섰던 선지동산 교수들이나 후배들조차 침묵하고 있는 것에 타교단과 세상이 야릇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제108총회 주제는 '치유하게 하소서'지만 오히려 총회장인 김의식 목사의 성추문으로 교단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 

더 이상 팩트를 체크하는 일은 별 의미가 없어졌고 행동만이 남았다. 교단에서 대책위를 꾸려서 징계를 하든지, 깨끗하게 하나님과 교단 앞에서 인정하고 회개한 후 총회장 직위를 내려놓아야 한다. 선택의 폭이 결코 넓지 않다. 적당하게 어정쩡한 입장문 몇 줄로 그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꼼수에, 교계와 교단에 속한 목회자들이 더욱 공분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입장문 정도로 수그러들 상황이 아님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총회장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배후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 측근에서 법을 앞세우고, 여론을 호도하여 문제를 키우고 있는 양심이 화인 맞은 사람들에 대한 징계도 필요하다. 하루빨리 하나님과 사람 앞에 용서를 구하고 깨끗하게 자리에서 물러나고, 교단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여 국면을 수습해야만 한다.
 

교단의 원로들, 특히 증경 총회장들께서 더욱 단호하게 나서주시기를 바란다.

총회장으로서의 업무 중지 권고 정도로 그칠 것이 아니라 사임할 수 있도록 위엄 있게 압박해야 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총회 역사상 이런 지저분한 수치는 없었다. 그간 훌륭하신 선배들이 남겨 놓은 전통을 이렇게 하루아침에 짓밟히고 무너뜨릴 수는 없다. 만약 총회장 입장문대로 총회장으로서 임무를 마치게 된다면 증경 총회장들께서 그분을 증경 총회장의 거룩한 반열에 설 수 있도록 묵인할 것인가? 생각해 보시라. 총회 개최 때마다 증경 총회장들께서 총회장 가운을 걸친 채 위엄 있게 입장할 때, 흠결로 얼룩져있는 그분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더 이상 그런 위엄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증경 총회장들께서 교단이 위태로울 때마다 내 놓은 해법 또한 그 무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증경 총회장들께서 위엄 있고 엄격하게 나서주시기를 바란다.
 

총회 사무총장은 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사무총장은 총회장의 지시와 임원회의 결의에 따라 총회본부의 제반 사무와 국내외 교회연합사업 등 제반 업무를 관장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 감독하며 총회 임원회, 각 부, 위원회의 언권회원이 된다.”고 총회 규칙에 적시하고 있는 것처럼, 총회장과 함께 총회 제반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교단의 거룩한 권위와 위엄이 수반되는 업무다. 따라서 측근에서 교단장에 대한 신변과 처신까지도 살펴서 총회 행정이 원활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장애물을 지혜롭게 처리해야 할 책임이 사무총장에게 있다. 사무총장은 행정 업무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교단 내의 교회의 형편과 목회자들의 정서 등 소위 민정을 살피고 특정 이슈에 대한 정황을 총회장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여 처리되도록 해야 하는 자리다.


그러므로 69개 노회, 9,476개 교회와 목회자들의 대변자가 되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담대하게 총회장에게 직언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특정 사안들이 왜곡, 비화하거나 확산되어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고 전향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조율하고 조정하도록 총회가 허락한 직임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무총장이 총회장이나 임원들의 눈치나 보고 호구지책으로 자리에만 연연하려 한다면 앉았던 자리가 정녕 명예롭지 못할 것이며, 교단에도 결코 유익되지 못한 사무총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성경과 복음과 총회 헌법을 수호하고 세상을 이끌어가며 단비를 기다리는 마른 땅에 서 있는 뭇 백성들에게 땅을 적시는 소낙비"(시72:6) 같은 총회가 되어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선포하며 나아가고자 한다”고 취임 시 밝혔던 의지를 잊으셨는가? 현 상황을 직시하고 민첩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선출직 부총회장을 비롯 임원들은 사태를 직시하고 좌고우면 하지 말아야 한다.

임원들은 총회장의 신변에 대한 여론을 직접 모니터할 것이고, 이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을 텐데, 보호 울타리만을 치고 있는 것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게 감싸고 덮는다고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같은 안일한 대응이 오히려 의혹을 더 키울 뿐 아니라 조소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그것이 진정 총회장을 보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진정 교단을 위하는 일이라고 여기는가?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호도하거나 법을 앞세워 회원들을 겁박하지 말기를 바란다. 교단의 임원이 되었다는 것은 개인적인 명예로 삼을 만한 일도 될 테지만 108회 총회 임원이었다는 것이 오히려 수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임원 중 한 사람이라도 총회장 잘 보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하나님 앞과 교회 앞에서 신앙양심을 따라 사퇴할 수는 없는가? 임원 중 누구라도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공의 실현의 결기를 보여줄 수 있다면 총회의 양심으로 기억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총회장의 문제는 총회의 문제요, 임원들의 문제요, 교단에 속한 모든 교회와 목회자의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의로운 결단을 촉구한다.
 

일부 왜곡 편향된 언론에게 고한다.

언론의 생명은 ‘정론’이다. 즉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실을 공정하게 보도하여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또한 사회를 감시하고 나아가 변화를 이끌어주는 역할도 언론의 기능이며 사명이다. 판단이나 평가는 대중의 몫이다. 언론마다 성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다만 있는 그대로 정보를 전달해 주어야 하며, 상황에 대한 해석이나 특정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편향적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 특히 기독교라는 옷이 입혀진 언론은 보도와 방송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보이는 동시에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기독 언론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대한 비판이 지배적이다. 특정 교회나 목회자에게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며 이해관계에 얽혀 편향된 보도로 욕을 먹고 있다.

특히 몇몇 온라인 뉴스매체에서는 이제껏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왜곡 편향적인 장문의 기사들로 여론을 호도하고 기만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의 생각과 관점을 언론이라는 옷을 입혀서 객관적 사실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살포해서 여론을 형성하는데, 이는 중대한 범죄다.
 

이번 총회장 사태에 대해서도 총회장이 몇몇 호의적인 언론을 호텔에 모아놓고 해명했다는데, 그들 매체의 보도로 여론은 더욱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는 것을 모르시는가? 또한 표면적으로는 기독교를 걱정하는 것 같지만 단지 조회수를 노리고 이미 드러난 정보들을 편집하여 희화하는 일은 누워서 침 뱉기로 삼가야 할 것이다. ‘인간의 판단은 불완전하다(롬2:1)’는 것에서 출발하여, 완전한 판단은 ‘하나님의 말씀이 될 수밖에 없다(잠16:10~11)’는 기독 언론관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길을 걸으며 이어폰을 꼽고 총회장의 과거 간증과 집회 설교를 들어보았다. 참 감동이 되었고, 어떤 대목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내내 마음속에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밀려왔다. “왜 그랬을까?” “어쩌다 그랬을까?” 고생고생하며 쌓아 놓았던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에 아쉬운 탄식을 금할 수가 없었다. 절로 기도가 나왔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실 때 돌을 들고 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나님 앞에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죄인이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미혹을 받아 넘어질 수 있기에 깨끗하게 인정하고 회개할 때 더 이상 돌을 던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생애 주님 앞에서 서게 될 모습을 바라보며 자숙하기를 바란다. 이 문제는 법적인 문제를 넘어 하나님 앞에서 영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고 회개만이 교단을 살리고 자신도 살 길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야말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었으면 좋겠다. 이 말을 그대로 풀면 ‘점점 아름다운 지경으로 들어가다’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래 점점 좋아지는 상황이나 기대감을 느끼고 즐거워할 만한 순간을 표현하는데 사용하는 성어(成語)다. 이렇게 좋은 뜻을 가지고도 무언가가 막장이 되어가는 것을 조롱할 때나 비꼴 때 오히려 많이 사용된다. 어쩌면 작금 총회장과 총회에 대해 수 없이 양산되고 있는 논평, 비평, 입장문, 선언문, 언론, 영상 등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점입가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교단 뿐 아니라 한국 교회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공의로우심을 다시금 경험하는 기회가 되고, 목회자와 교회가 경각심을 갖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야말로 말 그대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 되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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