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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목사의 처신
김희건 빛 컬럼
2024년 05월 29일 (수) 11:06:05 김희건 목사 webmaster@amennews.com

김희건 목사 / 빛교회 담임, 조직신학, Ph. D.

 

▲ 김희건 목사

 목사님들은 은퇴 후에 처신이 쉽지 않다. 은퇴를 기다리는 목사님도 있지만, 은퇴를 원치 않는 목사님도 있을 것이다. 말씀의 사역은 교인들을 위한 사역이기도 하지만, 말씀을 전하는 삶은 목사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말씀을 전하는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기 때문에 그런 삶을 떠나는 일이 목사님들에게 반갑지 않을 것이다.
 

목사님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은퇴 후의 삶이다. 어느 교회나 은퇴 목사님이 참석할 때 담임목사나 교인들의 마음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기도원을 운영하시는 분의 말씀이 기억난다: "전도사는 금값이고 목사는 동값이에요." 목사님들의 갈 곳이 마땅치 않고, 자기 교회 아닌 곳에서 대접받지 못한다는 말로 들렸다.
 

목회할 때 때론 은퇴 목사님들이 찾아오셨다. 예배 후에 교인들과 친교할 때, 두 부류의 목사님들이 있다. 한 부류는 조용히 식사하시면서 교인들의 질문에 응답하시는 분이 있었고, 어떤 분은 교인들에게 충고하고 가르치려는 분들도 있었다. 교인들을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는 담임 목사의 몫인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 장로교단의 법에 의하면, 은퇴 목사는 자기 교회에서 50마일 떨어진 곳에 거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 전에는 교회 사택에 살던 것을 전제로 한 규정이다. 왜 그런 규정을 두었을까? 오랜 교회 생활을 통해 얻은 지혜라 생각한다. 목사가 은퇴하면 후임 목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물러나야 한다. 친분을 앞세워 출입하는 것을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 그 동기가 어디 있는가? 대접 받기 위함 아닌가? 추하게 늙어서는 안된다. 욕심이 노년을 추하게 만든다.


교회가 힘들어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은퇴 목사가 그 교회에 간섭하기 때문이고, 담임 목사를 제쳐 두고 교인들을 가르치려 하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서는 여전히 자기 세력을 유지하려는 은퇴 목사의 욕심 때문이다. 그런 교회는 대개 갈등과 분열을 경험하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이민 교회는 마치 얼음판 위에 세워진 집처럼 취약하다.


어떤 은퇴 목사는 은퇴 후에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닌다고 한다. 한 교회에 오래 머물지 않는 까닭은 그 교회에 폐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외롭고 지혜로운 처신이라 생각한다. 은퇴 목사가 정말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출석하는 교회 교인들을 가깝게 대하는 것이다. 그 교인들은 담임목사의 교인들이지, 은퇴 목사가 간섭할 대상이 아니다.
 

옛날 신대원에서 들었던 강의 중에, "압살롬의 도둑질"이 있다, 압살롬은 자기 아버지가 통치하는 나라에서 백성들의 마음을 훔쳤다. 아버지 왕을 따라야 할 백성들의 마음을 현혹하여 자기 사람을 삼는 것이다. 나중에 그 사람들을 모아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던가? 그 백성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지식을 갖지 못한 은퇴 목사들은 자기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교인들의 마음을 얻으려 할 것이다. 교회나 교인들에게 무엇을 주면서, 그 마음을 얻고자 할 것이다. 그 동기가 어디 있을까? 주는 것이 거래가 되어서는 안된다. 담임 목사에게 갈 그 마음을 훔치는 것도 도둑질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부교역자들도 새겨 들어야 한다. 담임 목사와 교인들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교인은 담임 목사의 가르침에 맡기고 조용히 예배드리고 나와야 한다. 이런 점, 저런 점으로 은퇴 목사님들의 처신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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